주성대→충북보건과학대학교로 …수시모집부터 새이름
교명변경보다 잦은 학과명 변경 … 창과폐과‘정신없네’

이름이 바뀌면 사람 운명도 바뀔까. 개명한 사람을 어렵지 않고 찾아볼 수 있는 요즘이지만 한번 정한 이름을 바꾸는 일이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개인의 결심도 결심이지만 무엇보다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이들 이름을 바꾸는 이들이 내세우는 주 이유는 발음이 좋지 않거나 ‘성명철학상’의 이유로 개명하고자 하는 경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안좋았던 일들을 털고 새로 출발하기 위해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연예인들의 경우 예명을 바꾸는 사례도 적지 않고 운동선수들, 특히 최근에는 야구선수들의 개명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름을 바꾸는 사례들은 비단 사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학교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대학 이름을 바꾸면 ‘운명’도 바뀔까.

▲ 주성대학교가 충북보건과학대로 교명변경을 추진한다. 지난 해부터 도내 대학들의 교명변경이 계속되고 있다.

소재지 지명을 빼라

최근 주성대학교는 충북보건과학대학교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주성대는 지난 달 초 교무위원회를 열어 ‘충북보건과학대학교’로 변경하는 교명을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주성대는 의견수렴을 거쳐 수시1차모집이 시작되는 9월 초까지 교명 변경을 완료해 신입생을 모집은 새로운 교명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1992년 3월 주성전문대학라는 이름으로 개교한 주성대학은 지난 1998년 주성대학으로 이름 한차례 바꾸었고 그동안 교체 없이 교명을 사용해왔다. 정확히 따지면 지난 해 2월부터 2?년제 전문대학도 4년제 대학처럼 ‘대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12월 ‘주성대학교’로 변경하기도 했다.

종전 고등교육법시행령 제8조 2항에는 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통신대학 및 방송통신대학은 각각 그 명칭을 ‘대학교’ 또는 ‘대학’으로 사용토록하고 있었다. 다만 전문대학 및 기술대학은 각각 그 명칭을 대학교가 아닌 ‘대학’ 명칭을 이용하도록 명시하도록 했던 것에 변화가 일어난 것.

한동안 2?년제 대학들이 ‘전문’자를 떼는 것이 유행이었으나 이제는 ‘대학교’로 변경하는 것이 추세인 것이다. 도내 충청대학과 대원대학, 강동대학도 지난해 ‘교’자를 붙여 교명을 변경했다.

‘대학’에서 ‘대학교’로 이름을 바꾼 것을 제외하더라고 지난해는 도내 대학 4곳의 교명이 변경됐다. 건국대 충주캠퍼스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로 교명을 변경했고 충주대는 한국철도대학과 통합하면서 한국교통대학교로 탈바꿈했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교도 꽃동네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꽃대는 기존 교명이 12자에 달해 혼란이 있는 점을 해결하기 위한 이유가 컸다. 위 세 개 대학은 교명에 대학이 위치한 소재지가 포함돼 있으나 이를 뺀 곳이다. 이와는 별개로 최근 ‘교비횡령’으로 물의를 일으킨 극동정보대학은 강동대학으로 학교이름을 바꾼바 있다.

이들 4개 대학은 대학교명에서 소재지를 알 수 없는 공통점이 있다. ‘주성’과 ‘서원’역시 청주의 옛 지명이름이지만 이를 알고 있는, 특히 외부 지역에서 오는 신입생이 이를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잦은 학과명 변경 ‘혼선’

학과 이름 변경하는 것보다 대학교명을 바꾸는 경우가 더 잦다. 단순히 학과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리지고 생겨나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학교평가에 취업률이 중요해지며 그 때의 ‘대세’나 취업률에 따라 학과 과명이 춤을 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4년제나 2년제 대학들도 다르지 않다.
충북도립대의 사회복지정보과는 사회복지과로, 컴퓨터미디어정보과는 컴퓨터정보과로, 바이오일렉트로닉스과를 의료전자과로 학과명이 바뀌었고 충청대의 경우 컴퓨터그래픽디자인과를 시각디자인과로 변경된 바 있다. 또한 충청대는 관광학부를 항공호텔관광학부로 이름을 바꿨다.

폐과된 학과는 더 많다. 주성대는 최근 몇 년 사이 건축과, 사진디자인과, 시각디자인과, 관광항공서비스과, 패션주얼리과 등이 폐과됐고 충청대 역시 중국어통역과, 다이어트건강관리과, 웰빙식품산업과가 사라졌다. 이에 반해 취업률이 높은 간호보건학과들은 연달아 신설되고 있다. 청주대와 영동대, 충청대, 주성대에 간호학과가 개설됐다.

청주대의 경우 치위생학과와 방사선학과, 의료경영학과가 최근 연이어 생겼다. 이들 학과들을 묶은 보건학의료대학이 생기며 법학부가 단과대학의 지위를 잃기도 했다. 청주대는 특히 지난 2009년 문화철학, 무용, 한국음악, 나노과학학과가 폐지했고 지난해에는 독어독문학, 불어불문학, 러시아어문학, 정보통신공학, 공연예술 전공을 한꺼번에 폐과한 바 있다. 2006년에는 철학과가 문화철학으로, 사학과가 역사문화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했었다. 이외에도 응급구조학과가 충청대와 주성대에 임상병리학과가 세명대에 개설됐고 또한 주성대에는 의기공과와 치위생과가 생겼다.

한 대학 관계자는 최근 대학 교명 변경 추세에 대해 “일반 사립대의 경우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위치한 대학일수록 대학 이름에 지역명을 붙이기 꺼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학 소재지가 신입생 모집에 영향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동대학교의 경우 소재지는 음성군 감곡면이지만 사서함 주소로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을 대학주소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청대와 주성대학이 지난 청원청주통합 당시 통합을 적극 찬성한 것 역시 신입생 모집에 ‘청원’보다는 ‘청주’가 유리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도내 대학 중 지역명을 사용하고 있는 대학은 국립대와 도립대인 충북대, 청주교대와 충북도립대학을 제외하면 청주대와 영동대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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