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수도 입안했던 참여정부 향한 치사는 ‘이하생략’
취임·출범식, 박 전 위원장 最상석…“朴을 위한 행사”

▲ 유한식 세종시장은 기념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대한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출범식에서는 박 전 위원장과 상석에 동석했으며, 출범식에서는 박 전 위원장, 김황식 총리, 유 시장,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순으로 앉았다.
7월1일 출범한 세종특별자치시 유한식(통일선진당) 초대시장이 당일 취임사와 기념사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추켜세우면서 현장에 참석한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지역구 세종시)와 참여정부의 공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등 고도의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행사는 1부 취임식에 이어 외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2부 출범식으로 이어졌다. 눈길은 끈 것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행보다. 박 전 위원장은 1,2부 행사에 모두 참석하는 동안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를 놓고 주변에서는 “박 전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등 충청권에 공을 들인 만큼 열매까지 확실하게 수확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유 시장도 감읍(感泣)의 기념사로 화답했다. 유 시장은 ‘국정에 바쁘신 가운데’로 시작한 기념사를 “귀한 시간을 내어 주신 김황식 총리님, 이해찬 통합민주당 대표님, 이인제 선진통일당 대표님…”으로 이어갔다. 여기까지는 내빈의 이름과 직함 앞에 수사(修辭)가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과 심대평 전 대표에 대해서는 “세종시 출범의 어려운 고비에서 결정적인 힘을 실어주신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님과 아울러 오늘 새롭게 세종시가 출범하기까지 고생해주신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에게 세종시민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와 더불어 반가운 인사를 드린다”며 남다른 감사함을 나타냈다.

본보가 이날 유 시장의 기념사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당초 문안에는 심대평 전 대표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유 시장이 기념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낭독한 것에 비춰볼 때 심 전 대표 관련 내용은 유 시장이 낭독 전에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이두영 충북경실련 사무처장은 “취임식 때는 시장 바로 옆자리에 박 전 위원장이 앉았고, 출범식 때는 시장과 국무총리 옆에 박 전 위원장이 앉았다. 기념사의 내용 등 어느 모로 보나 박 전 위원장을 위한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또 “행정수도를 입안했던 참여정부의 국무총리이자 지역구 의원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소개만 하고 지나갔다. 특히 정부가 세종시 백지화를 시도한 사실을 빼먹고는, 4대강 사업을 찬양하는 김황식 총리의 축사에서는 실소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유한식 시장 6년 간 7번 당적이동 ‘풍운아’
충북대 출신, 2년 임기 연기군수 재선 이어 특별시장

17번째 광역시도인 세종특별자치시의 유한식 시장은 정치적 풍운아다. 조치원이 고향인 유 시장은 충북대 축산학과(69학번) 출신으로 농촌진흥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연기군 농업기술센터소장을 지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 국민중심당 후보로 도의원 선거에 출마해서 낙선한 뒤 2007년 12월 연기군수 재선거 직전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결과는 또 낙선. 2008년에는 자유선진당 당적으로 10월 연기군수 재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2009년 8월 심대평 의원과 함께 자유선진당을 탈당했다. 2010년 심 의원이 국민중심연합을 창당하려하자 선진당에 복당해 다시 군수에 당선됐다. 그의 연기군수 경력은 재선거 당선과 이번 세종특별시장 출마로 모두 2년짜리다.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41.7%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당선 뒤 자유선진당이 선진통일당으로 이름을 바꿈에 따라 그는 6년 동안 7번이나 당적을 바꾼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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