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선수 관리비용, 작년 24억… 올 30억원 넘을 듯
“장기적 대책 없는 종합우승 의미 있나” 일부 비판도

오는 10월 ‘제85회 전국체전’의 개최준비에 한창인 충북도는 국비 76억원과 도비 87억원 시·군비 92억원 등을 확보해 청주유도회관 등 6개경기장 건립(275억원)과 24개 경기장 정비 등을 추진하는 한편 체전운영비에 190억원, 경기운영비 44억 2천만원, 기념사업비 27억 6천3백만원 등 786억여원의 예산을 편성, 사업을 진행중이다.

또 도체육회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우수선수육성과 체육진흥사업 등으로 63억 9천여 만원을 편성해 놓고 있지만 이는 전년도 소요예산 67억원에 비해 적은 액수로 추경예산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우수선수육성비’의 실체
‘신나게 힘차게 빛나게!’의 구호로 일주일간 (10월8일∼14일)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충북도는 종합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메달 65개 은매달 60개 등 총 215개 매달을 따내 종합우승(7만점목표)을 이뤄 내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의 단계별 강화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도체육회는 선수들의 동계강화훈련(1월∼3월)을 마친데 이어 4월부터는 경기력 분석 및 보강훈련을 중점으로 하계강화훈련에 돌입한 상태.

임원과 선수들은 강인한 정신력과 굳은 의지로 똘똘 뭉쳐 이번 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둠으로써 충북의 위상과 도민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인다는 목표다.

도는 이를 위해 총 161종별 경기 중 157종별(98%)에 선수 1250명과 임원 350명 등 총 1600명을 이번 대회에 참가시키기로 하고 우수선수 조기 선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작년부터 우수선수 영입에 본격 돌입한 도체육회는 우수실업선수 111명과 재경실업팀·대학 43명 등 현재까지 150명이 넘는 선수를 타 시도에서 대거 스카우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체육회 관리선수 278명중 50%가 넘는 수치라는 것.
작년에 계약을 한 선수는 2년 계약을, 또 올해 계약을 한 선수는 대부분 1년 계약을 맺어 개인별로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선까지 매월 지급하는 등 선수들을 집중 관리해 지난해에만 24억원이 넘는 돈이 투자됐다.

이는 평년 9억정도의 선수관리비(우수선수육성비)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로 올해는 30억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될 예정이다.

“성적에만 집착 하는게 아니냐”
이번 전국체전이 충북에서 열리게 됨으로써 경기장 건립과 개 보수 등이 이루어져 지역 선수들의 장기적인 경기력 향상은 물론 각종 대회 유치 등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선수 영입에 대해서도 그 동안 체전 성적이 부진했던 충북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지역 홍보를 극대화해 충북의 위상과 도민의 긍지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체전만을 위한 선수영입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충북도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올 전국체전에 충북대표로 참여하는 타 시도 영입 선수들 대부분이 예산부족 등으로 인해 체전이 끝난 후 본 소속팀이나 또 다른 팀으로 옮길 공산이 크기 때문.

시민 이모씨(34)는 “전국체전에서 10위권 진입도 어려웠던 충북이 종합1위를 올 목표로 정한것 자체가 의아했다”며 “단순히 타 시도보다 거액을 들여 우수한 선수를 데려와 종합우승을 한다면 큰 의미가 없다. 개최지라는 점도 물론 감안해야 하겠지만 한번의 행사만을 위해 그렇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체육계 관계자도 “전국체전 개최지를 중심으로 선수영입에 신경을 쓰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장기적인 경기력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도내 꿈나무의 육성과 열악한 체육시설 등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열악한 지역의 체육 육성을 위해서라도 장기적 안목의 투자가 더 절실하다는 것.

이에 대해 관계기관은 “2003년부터 타 시도 영입 선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의 체육여건이 아직 약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강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고, 타 시도 또한 우수선수 영입은 일반화 돼있다”며 “평년에는 예산이 적어 스카우트가 어려웠지만 올해 지역에서 개최되는 대회만이라도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한 성공 체전으로 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최지 성적은 대부분 상위권?”
과거의 예를 보면 개최지의 체전 성적이 대체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4회 개최지인 전북은 3위를 차지했으며, 82회때 개최지인 충남은 1위를 차지하는 등 개최지의 성적은 대부분 상위권이었었다. 이 또한 우수선수 영입과 일정부분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모든 시도가 그런것만은 아니다. 83회 대회를 개최한 제주도의 경우 16개시도 중 최하위(16위)에 그쳤지만 당시 유치결정 지연 등으로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회를 준비했음에도 도민들의 따뜻한 인심과 자원봉사자들의 아낌없는 협력 등으로 체전을 역대 대회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공적으로 치러 냈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성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전국체전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할 수는 없다”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성적도 성공요인이기는 하지만 절대적 기준은 될 수 없다. 깔끔한 대회운영과 마무리 그리고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 등이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