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올해도 풀꿈강좌는 계속된다. 지난 4월 25일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강연으로 시작된 금년도 풀꿈강좌는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김남희 도보여행가, 최규석 만화가, 안도현 시인, 고미숙 고전평론가,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등으로 이어지며 총 8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관단체는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며 충청리뷰와 청주시 생태교육연구소 터 등 10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다.

지난 16일에는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의 강좌가 ‘왜 녹색 정치인가’라는 주제 아래 청주시립상당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강좌 시작 전 주최 측은 참고자료로 지난 4월19일 경향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김종철의 수하한화(樹下閑話) 녹색정치의 가능성, 언제쯤 열릴까’를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강좌가 시작한 뒤 김종철발행인은 “주제와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좌의 시작은 지난 총선의 이야기부터였다.

정당법은 이상한 법

0.47%.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이 얻은 지지율이다. “실망했다. 하지만 예상대로였다”는 게 김 발행인의 말. 채 1%도 얻지 못한 정치세력은 선거평가보다도 당장 눈앞에 닥친 더 시급한 문제가 있었다. 정당의 해산이 그것이었다. 현행 정당법 상 녹색당은 유권자로부터 2%의 지지를 얻지 못해 해산하게 된 것. 김 발행인은 먼저 이 같은 정당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 발행인은 “생애 최초로 정당에 가입해 선거를 경험해 보니 선거법과 정당법이 엉망이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발행인은 “지난 선거에서 녹색당이 2%를 득표하지 못해 앞으로 4년동안 ‘녹색당’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됐다”며 현행 정당법에 대해 ‘이상한 법’이라 칭했다. 김발행인은 “녹색당은 이름에 모든 것이 걸려있다. 공산당이 공산당인 것처럼 녹색당의 이름은 녹색당이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당설립 요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김 발행인은 “5000명 이상의 당원과 5개 광역시도에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오는 것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녹색당이 정당법 상 지원대상의 정당이 아니어서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했다”며 “모든 유권자들에게 선거공보물을 돌릴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박혜령 후보를 지원한 일에 대해서는 “보람 있었던 일”로 기억하며 “앞으로 운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김발행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 전에는 각자의 위치에서 ‘쓸데없는 것’에 관심가지지 말고 하는 일을 열심 하자는 것이 평소 생각이었다는 것. 김 발행인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원자력사고가 발생한다면’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김발행인은 “현재 일본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50여기가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며 “깜깜해야하지만 전기공급이 중단되지 않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김발행인은 “서울처럼 전기 낭비하는 사회는 원자력발전소 수백개를 지어도 감당하지 못 한다”며 “우리나라의 밤이 너무 밝다”고 말했다. 그는 “밤하늘은 깜깜해야 하는데 서울의 밤은 거대한 전광판 같다”며 “하늘을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엄청난 전기낭비이며 천벌을 받을 짓을 골라가면서 하고 있다”고 소리를 높였다.

김 발행인은 계속해서 지난 총선에서의 일을 복기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경북 영덕-울진 선거구에 출마했었던 박혜령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아 선거의 일선에서 뛰었던 일을 소개했다. 김 발행인은 박 후보의 출마에 대해 ‘용기 있는 행동’으로 칭했다. 김 발행인은 “시골 사람입장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거대한 공장이 들어오는 것과 같은 기대를 준다”며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면서도 “관청에서 하는 일이다보니 반대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 한다”고 말했다. 김발행인은 박후보가 ‘오기로 나왔다’고 전하며 “선거를 통해 반핵운동을 벌였다.

주민들에게 후보를 알리는 방법은 일일이 만나는 방법뿐이었다”고 선거를 돌아봤다. 또한 김 발행인은 박후보가 TV토론회에 나와 주민들에게 나눠준 방독면을 들고 출연한 일화를 전하며 “그것이 불량품이었다. 유사시에 작동을 하지 못 한다”며 “원전 부품 납품비리 사건들을 보면 고개가 절레절레 한다”고 말했다.김 발행인은 원자력발전소가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전하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그는 “얼마 전 녹색평론에서 후쿠시마 원전4호기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특집으로 썼다”며 깨알 같은 녹색평론의 소개도 곁들였다.

김발행인은 후쿠시마 원전의 상황에 대해 “우리보다 미국사람이 더 걱정하고 있다”며 “수습불가능상태로 계속 방사능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발행인은 “수산물의 방사능수치가 허용치보다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말은 조작된 용어”라고 규정하며 “허용기준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그는 또 ‘어용학자’와 ‘어용언론’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의 메시지를 던졌다.

성장의 한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김발행인은 ‘성장의 한계’를 이야기했다. 성장의 한계는 1972년 ‘로마클럽’의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이 경제성장이 환경오염겴悶彭恣?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이다. 김발행인은 “복지국가가 화두가 되며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전제한 뒤 자신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경제성장이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게 그의 말.

책이 나온 것은 경제성장이 진행 중이던 1970년지만 결국 책이 예견대로 갈 공산이 크다고 김발행인은 내다봤다. 이는 ‘기후 문제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것.
인구와 농업생산량이 줄면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며 “연금은 인구가 받쳐줘야 하는 것인데 출산율이 저하되고 있다. 2030년 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 내려갈 것이다.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면 대책이 없다. 이 경우 연금제도가 성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식량자급율을 이야기하며 올 6월 개원하게 될 국회에 농민을 대변할 국회의원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여겼다. ‘지속가능한 생활수단’은 농업밖에 없다는 게 김발행인의 주장이다. 또 “이를 고민하는 사람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종철발행인은.
1947년 경남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 영문학과 교수에 재직하였다. 김종철이라는 이름 뒤 붙는 교수라는 호칭 외에도 그는 ‘발행인’으로도 불려진다. 바로 1991년 10월, 창간한 격월간지 ‘녹색평론’의 발행인 겸 편집인이기 때문이다. 또한 김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녹색당 전임강사를 맡아 녹색당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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