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통신 위한 HFC망(광동축 혼합망) 갖고 있어 유리”
과거 한때 공시청 정도로 취급받았지만 이젠 ‘옛말’

양대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이 지난해와 올해에 자가망 확충 및 디지틀방송 시대에 맞춰 방송장비 혁신을 위해 투자하는 규모만 해도 200억원이 넘는다. 일반인들에게는 이들이 이만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을 어디에서 확보하고 있는지 일차적 관심을 가질만한 어마어마한 규모인 것이다. 또 이런 호기심은 자연스레 “위성방송 개시를 중심축으로 방송환경, 특히 기술환경이 쌍방향 통신을 가능케 하는 디지틀 방송으로 내달리는 등 어지러울 정도로 급변하는 상황에서 케이블 방송업계가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케이블 방송사하면 과거 공시청 업체나 공중파 방송사들의 프로그램을 단순 녹화했다가 낮시간대에 재방송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과거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이런 호기심은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방송사 측의 설명은 예상 밖으로 단순 명쾌했다. 오히려 디지틀방송환경이 표준화되고 일반화될 경우 지하와 지상에 유선망을 거미줄처럼 깔아놓고 있는 케이블 방송사의 진면목(장점)이 더 살아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기존 공중파 방송사보다 경쟁력이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미래 환경 적응력 오히려 뛰어나다”
CCS 박인덕 경영지원팀장은 “케이블 방송사들은 자가전송망으로 HFC망(광동축 혼합망)을 갖추고 있다. 백본망을 형성하는 광망과 세대별 가입자선인 동축망이 혼합돼 있기 때문에 HFC망이라고 하는데, HFC망은 기존의 인터넷 통신선에서 가능한 550메가헬츠대가 아닌 750∼870 메가헬츠대를 커버한다. 550메가헬츠대 통신선은 단방향 통신만을 구현하는 데 반해 HFC망은 쌍방향 통신을 가능케 한다. 바로 차세대 첨단 통신을 가능케 하는 광동축 혼합망인 HFC망을 독점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곳이 케이블 방송사인 것이다. 그래서 케이블방송의 미래는 오히려 밝다”고 말했다.
HCN의 김광일 보도편집부장은 “우리 회사를 비롯, 케이블 방송업계에서는 이미 디지틀방송 시대에 대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 상태”라며 “향후 흐름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시대로 나아갈 것이 틀림없는데 그런 점에서 오히려 기존 공중파 방송사들의 경우 방송 본업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환경을 맞이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방송사는 HFC망이라는 뛰어난 방송·통신 인프라를 무기로 방송송수신뿐 아니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인터넷 전화 서비스 등 각종 쌍방향 통신 부가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위성방송의 총아는 오히려 ‘케이블’?
케이블방송 업계는 “조만간 위성방송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될 예정이지만 위성방송이 내걸고 있는 유토피아의 세계, 즉 쌍방향 통신이 완벽하게 이뤄지려면 HFC 케이블망을 통하지 않을 수 없는 기술적 특징을 갖고 있다”며 “위성방송이 제 기능을 하려면 각 지역마다 ‘센서’가 구축돼야 하는 데 HFC망이 그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 3∼4년 이내에 케이블방송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인식은 완전히 바뀔 것이다. 다만 케이블 방송사들이 첨단 방송환경에 대한 적응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곤 하지만 부가서비스 상품 개발은 물론 자체 뉴스 및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철저한 로컬화(지역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컨텐츠 경쟁에서는 앞설 수 없다.”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은 “예를 들면 영상반상회나 시·군정 소식 채널을 자치단체와 협의, 배정받아 운영하는 방안도 로컬화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지난 3월 방송법 개정과 더불어 대기업 소유지분 제한과 외국인 소유지분 한도가 대폭 풀린 것도 호의적인 환경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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