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 통보" 천막농성
서원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 50여 명은 23일부터 이 대학 행정동 앞에서 폐과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원대학교는 최근 학과구조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연극영화과, 음악학과, 미술학과, 화예디자인학과, 컴퓨터교육과, 독어독문학과 등 6개 학과의 폐과를 결정하고 2013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음악교육과는 다른 학과와 달리 1년 유예기간을 두고 2014학년도부터 신입생 선발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차학과, 영문학과, 국문학과, 환경학과, 디자인학과, 경제학과 등 6개 학과는 학과명 변경과 정원 조정을 통해 학과 개선을 추진하고, 사범대학은 학과별로 5명 내외 정원 감축을 통해 총 60여 명 정원을 줄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대학 측의 일방적 폐과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1학년의 경우 입학한 지 두 달 만에 학과가 없어지게 됐다.
연극영화과 학생 김모씨는 "학과가 폐지된다는 사실을 21일 알았다"며 "지난해에도 학과 폐지를 추진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해 유보하는 조건으로 정원 감축(10명)과 전임교원 3명을 확보해 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폐과를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연극영화과는 지난 18일 학과 폐지를 결정하고, 3일 뒤인 21일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지적한 뒤 "폐과가 결정된 다른 학과는 22일 그 사실을 전달했는 가 하면 비밀로 한 학과도 있는 등 학생의 의견 수렴 없이 학과 폐지를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학 측의 폐과 결정에 대한 부당함을 호소하는 글을 페이스북과 인터넷 아고라에 게재했다.
이에 대해 이 대학 엄태석 교무학생처장은 "대학발전추진본부에서 지난 11월부터 학과구조개선을 목적으로 학과별로 3년간 충원율, 취업률, 재학률 등 자체평가지표와 외부 컨설팅을 실시한 결과 6개 학과 폐지를 결정했다"며 "폐과 해당 학과 학생들은 잔류를 원하면 졸업 때까지 지원하고, 전과를 희망하면 우선 지원토록 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엄 처장은 이어 "신입생들에게 폐과에 대한 정보를 안내할 수 없었던 것은 2012학년도 입시요강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학과구조 개선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서원대학교는 6개학과를 폐지하고 이공계열 4개 학과를 신설할 방침이다. 신설학과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