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부진 극복 위해 가격 경쟁 치열
타 업체 눈치 보면서 ‘또 인하’

불황이 장기화 돼 매출부진으로 이어지자 유통업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중 할인행사를 벌이는 등 각가지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인구에 비해 대규모 점포가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또 중소 규모의 점포도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 대형 할인점 못지 않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 파괴’를 내걸고 가장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손님 끌어 모으기, 불황 타개를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생필품이나 식품을 위주로 하는 대형 할인 유통업계는 98년 청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매출이 감소하기는 하나 도산 한 사례는 없다. 그러나 의류나 악세사리를 취급하는 유통 업계는 신규 대규모 점포에 밀려 특별한 해결책 없이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내 한 유통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침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돼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 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져도 식품이나 생필품은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형 점포가 늘어 여기저기서 가격 파괴를 외치기 때문에 ‘가격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이보다 더 저렴할 수 없다”

‘가격 파괴’, ‘타 매장보다 비싸면 차액의 2배를 환불해 드립니다’, ‘국내 최저갗 등 생필품을 주로 취급하는 대규모 할인 점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문구다. 생필품이나 먹거리를 주로 취급하는 할인 점포는 대부분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므로 경쟁 업체마다 저렴한 가격임을 내세우고 있다. 각 점포마다 특정 타깃(target)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 단위) 가격을 제외한 차별화를 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또 인근 슈퍼마켓이나 소규모 할인 점포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소비의 고급화 추세로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며 쇼핑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지향하고 있다.

98년 6월 충북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문을 연 E마트도 이제는 까르푸, 하나로 마트, 롯데 마트 외에 각 동마다 중소 규모의 할인 점포의 출연으로 1/4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5%정도 감소했다. 특히 외각에 위치해 있어 지난 3월 매출은 폭설로 인해 20%정도 역신장했다. 아직까지는 충북권 최대 규모, 최대 매출을 자랑하고 있지만 오는 6월 가경 3지구에 들어설 삼성 테스코나 그 외의 점포들을 고려할 때 현 상황을 ‘지켜 나가기’가 관건이라는 것. 오픈 당시 한 달에 1회 정도 하던 할인 행사를 3회로 늘려 ‘고객 유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는 타 점포도 마찬가지다.

보통 10∼15일간 할인행사가 끝나면 2∼3일 내에 또 다른 행사가 시작된다. 까르푸의 경우도 60억을 투자한 6주년 대형 행사 외에도 한 달에 2∼3회 정도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 마트나 LG 마트, 하나로 마트도 이에 뒤질세라 명칭을 달리한 할인행사를 평균 2회 이상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곧 생필품 유통업체가 365일 연중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사가 잦기 때문에 매출 상승효과가 덜 한 것도 사실이고 타 경쟁업체 ‘눈치 보기’식으로 지지부진하게 행사를 감행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각 업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격 차별화’다. 이제는 여기저기서 가격 할인을 외치기 때문에 차별화라는 말이 무색해졌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는 것. 까르푸 관계자는 “경쟁 업체가 많다보니 최저 가격을 내세우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계절에 맞게 가격 인하를 하고 적절한 시기에 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일리지 카드 발급, 회원제 등도 고객을 만족시키는 조건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농협 하나로 클럽 관계자는 “타 점포와 차별화 되는 도내 농산물 판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축제 형태로 행사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추진하고 있지만 고객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저렴하게 판매해야 한다. 다른 업체가 할인을 한다고 하면 귀가 솔깃해지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청주권 대형 할인점포가 문을 닫은 사례는 아직 없다. 지난 98년 E 마트가 문을 연 후 속속 등장한 대형 할인점이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고전을 하는 곳도 있지만 도산을 맞은 곳은 없다. E 마트의 경우는 주말 이용객이 주 매출액의 40%를 차지하므로 주말 가족단위 고객 유치를 위해 주말 이벤트를 주로 마련하고 있다. 까르푸는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교통 정체 해소에 힘을 기울이고 타 업체의 가격 조사를 자주 실시하고 있다. 롯데 마트는 인근 주민의 이용객 유치를 우선으로 하고 지난 2월 오픈 한 드림 플러스와 매장을 터서 탁 트인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의류 업계도 ‘끙끙’
도내 아울렛이나 백화점, 쇼핑몰은 공급 과잉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벌써 용암동 A아울렛과 가경동 보세 B쇼핑몰은 텅빈 점포가 그 심각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한 유통 전문가는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수록 입고 쓰는 것에 인색해 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청주의 경우 20대를 겨냥한 상권이 너무 많다. 즉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모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또 경기가 어려워지자 저가나 중저가 제품을 찾아 아울렛 매장이 속속 오픈을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시내 중심에 위치한 보세 쇼핑몰 apm은 한때의 위기를 맞았지만 임대료를 대폭 내리고 1층 매장에 핸드폰, 잡화 매장을 등장시켰다. 쥬네스는 ‘쥬네스 시네마’로 인해 유동 인구가 늘어 의류 매장이 더욱 활성화된 일례다. 청주백화점은 지역 기업 이미지를 부각시켜 30대 이상을 주고객으로 삼아 20대 영캐쥬얼과 차별을 두고 있다. 드림 플러스는 예상외로 매출이 부진하자 영화 출연진을 섭외하고 뮤직 파워를 행사장에서 진행하는 등 연이은 행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3개의 유통 업체가 오픈 해 공급이 수요를 더욱 앞지르고 내수 경기 부진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열리지 않아 경쟁 업체간 눈치 보기나 가격 경쟁, 고객 유치를 위한 각가지 방법이 동원될 것으로 보여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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