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대, 통 폐합 문제로 학생과 마찰
타 사립대 “인기학과 신설, 감원 불가피”

각 대학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골자는 정원조정이다. 경쟁력 있는 학과는 증원을, 비인기학과는 감원을 하고 야간대는 대폭 축소하거나 과감히 폐지키로 했다. 또 학부나 학과를 통폐합, 학부나 학과를 분리 전환하거나 명칭을 변경하게 된다. 인기 학부 내 학과 신설 계획도 내놓는 등 지방대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도내 국립대를 제외하고 서원대, 청주대, 충청대, 주성대, 충북과학대, 극동정보대, 극동대 모두 정원조정 계획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원대의 경우 통·폐합을 추진한다고 알려지자 해당학과 학생들이 반발하는 등 서명 운동까지 벌이고 있어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대학 관계자 A씨는 “모두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현 실정에서 내부 구조조정 바람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재정난에 허덕이는 학교 입장에서는 계속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해마다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부정적인 뜻을 비친 모 교수는 “자칫 대학 몸집 줄이기에 급급해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또 학생들의 거센 반발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도민 B씨는 “대학이 잇속만 챙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기도 했다.

서원대 통 폐합 문제로 학생 학교 맞서 
서원대는 2004 신입생 모집에서 6.02:1의 경쟁률로 예년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그러나 야간학부와 무용학과의 미달로 폐과를 고려하고 경영학부와 국제경영학부 같은 비인기학과의 통합에 관해 논의해왔다. 오히려 타 대학에 비해 이공계열의 인원 모집이 수월했다는 것.
전국적인 현상으로 지방 사립대가 어려움을 겪자 재정난 해결을 위해 서원대는 지난 7일 전체 교수회의에서 경영학부 3개학과, 국제경영학부 3개 학부를 통합키로 하고 무용학과와 경영관리학과는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해 3년 후 폐과 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학과 학생들은 임시총회를 갖고 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였다.

교수회의에서 이 같은 사항이 합의되자 해당학과 학생들은 반대의사를 표하고 있다. 한 학과 교수가 귀띔해줘서 알게 됐다는 해당학과 학생 C(26)씨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추진하려는 것이 괘씸하다”며 “통합 추진은 학생을 상대로 한 장사 속으로 해석된다”고 비난했다. 100% 서명을 받아 낸 과가 있을 정도로 관련 학과 학생들의 반발은 심화되고 있다. 학생 D씨는 “학과별 특성이 퇴색되고 전공 선택 시 혼란이 올 것”이라며 “학생과 논의해야 할 사항을 학교에서 결정한 후 통보한 방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영학부와 국제경영학부 학생들은 지난 12일 임시총회에서 타 학과 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피력했다. 해당학과는 학교의 사정을 고려해 앞으로 과 특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조건부 승낙을 주장할 계획이다.

아직 교육부에 보고한 상태지만 관련학과 일부 교수도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학교 입장에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원대 관계자는 “지방대 특히 사립대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시기를 탈출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통·폐합 문제는 거론돼 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서원대는 이 같은 바람이 계속 불 것이며 통합하는 6개 학과 중 문을 닫는 과가 생기는 등 구조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너도나도 ‘줄여, 줄여’
그 외에도 청주대는 3135명의 정원을 감원하지 않고 정보통신 계열의 야간학부 모집 인원을 대폭 축소하고 인기학과를 신설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극동대 역시 정보통신 관련 학과를 줄이고 스포츠 레저학과(40명)를 신설해 과별 조정만 할 방침이다.

충청대는 야간 인원을 80명 줄이기로 했다. 6개 학과는 입학 정원을 늘리고 10개 학과는 상대적으로 감원키로 했다. 또 학과나 학부 명칭도 변경할 계획이고 물리치료과를 신설할 것임을 잠정적으로 발표했다. 250여명을 감원할 것임을 밝힌 주성대도 과감하게 학부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 인기학과인 보건계 신설에 대해 적극 논의하고 있다. 극동정보대도 미달과를 중심으로 입학 정원을 줄일 계획이다. 도립대인 충북과학대는 소수의 입학정원을 줄이고 인기학과를 신설하기보다는 공교육기능을 수행하면서 대학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립대를 중심으로 불어올 구조조정에 대해 각 대학 관계자는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 인기학과 개설 및 미달학과는 감원하는 것을 큰 축으로 삼아 경쟁력 있는 대학 만들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학교의 입장만 내세우기보다는 회유책을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시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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