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도내 8개 선거구 석권
홍재형 오제세 노영민 이시종 서재관 변재일 김종률 이용희 강혜숙
외부영입 고위공직자 100% 당선 “되레 정치력 후퇴” 비판도

충북에선 탄풍(彈風)이 노풍(老風)을 철저하게 유린했다. 열린우리당은 도내 8개 선거구를 모두 석권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3석을 차지해 다수당을 지켜 왔던 한나라당은 말 그대로 참패했다. 자민련은 확실한 당선권으로 인정되던 2선의 정우택의원마저 잃게 됨으로써 충북에서도 존립의 기로에 서게 됐다. 민노당은 3명의 후보들이 7∼10대의 고른 지지도를 받은데다 정당득표율에서 13%대를 기록, 충북에서도 제 3당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 및 정당득표에서 저조함을 면치 못해 역시 당세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됐다. 지역구가 7개였던 16대 총선에선 한나라당 3석, 민주당 2석, 자민련 2석으로 이른바 황금분할을 이뤘었다.

열린우리당의 싹쓸이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선거전 중반이후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던 선거구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모두 패해 탄핵에 대한 국민반발이 충북에서 이번 총선의 대세를 가른 것으로 분석됐다. 대통령탄핵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내 열린우리당후보들은 예외없이 4, 5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는 등 탄핵의 역풍이 컸었다. 자민련의 차세대 주자로 지목되며 ‘대권’도전까지 염두에 두던 정우택의원마저 열린우리당 신인에 떨어진 것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곳 우리당 김종률 당선자는 선거를 불과 한달여 남기고 출마했었다.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강혜숙 교수도 무난히 금배지를 달았다.

한나라당 현역의원 세명의 낙선은 당이 마지막까지 매달렸던 노풍과 거여견제론의 효과를 무색케 했다. 비록 선거 초반 15%대에 머물던 한나라당후보들의 지지율을 큰폭으로 올리는데 기여했지만 대세를 가르지는 못했다. 한나라당은 현역의원이 출마한 청주 흥덕갑과 제천 단양, 그리고 보은옥천영동을 당선권으로 꼽았었다. 특히 경북과 경계한 제천단양선거구의 경우 영남의 한나라당 바람이 미칠 것으로 기대했으나, 17대 총선을 위해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긴 송광호후보마저 개표 내내 우리당 서재관후보와 시이소를 벌이다 막판 9부 능선을 넘기지 못하고 좌절했다. 한나라당의 참패는 민노당 약진과 맞물려 지역정가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전략적으로 영입해 후보로 내세운 고위공직 출신들을 모두 당선됨으로써 선거전 내내 당을 괴롭혔던 낙하산시비를 일거에 잠재우게 됐다. 막판 폭로전에 시달린 오제세후보(흥덕 갑)와 이시종후보(충주)도 무사히 여의도에 안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총선전략이 성공적이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한켠에선 고위공직 출신들의 무더기 당선을 탄핵풍에 편승한 ‘무임승차’로 폄하하면서 되레 충북 정치력을 갉아 먹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한 정치 전문가는 “고위 공직자 출신이 모조리 당선된 것은 솔직히 놀랍다. 이들중 일부는 자질과 능력에서 뒤진다는 것이 선거전을 통해 이미 확인됐다. 그런데도 이렇게 싹쓸이를 했으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충북의 미래를 위한다면 사실 한 두곳에선 능력있는 인사가 선택받았어야 옳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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