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 소득증대·소비촉진” vs “영세상인 생계위협” 충돌

충주시에 대형축산물판매점이 건립됐거나 신규 사업장이 잇따라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내 영세 식당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일부 사업장의 경우 정부보조금을 받아 판매점과 더불어 식당을 같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영세상인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 충주시한우협회가 충주시 교현동에 개장한 친환경축산물 전문판매장 및 식당. 충주지역에 대형축산물판매점이 잇따라 건립되고 있어 생계위협을 우려한 영세 식당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영농법인 충주시한우협회는 지난달 총 사업비 10억 9800만 원(도비 1억 4000만 원, 시비 5억 6000만 원, 자부담 3억 9800만 원)을 들여 충주시 교현동 일원에 친환경축산물 전문판매장 및 식당을 개장했다.
이 판매장은 지상 3층 1197㎡ 규모로 건축돼 1층과 2층은 판매장과 식당으로 이용되고, 3층은 전국한우협회 충주지부 사무실과 회의실로 사용된다.

회는 판매장이 생산자에서 소비자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대폭 줄여 생산자에게는 경영안정을,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이번 신규 개장으로 협회에서 운영하는 판매장·식당은 기존 연수동 영업소를 포함해 시내지역에만 2곳으로 늘었다.

여기에 충주축산업협동조합도 70억 원(정부보조금 없음)을 들여 한우판매장과 식당을 안림동 일원에 개설할 계획을 세우고 건물 신축 공사에 들어갔으며, 오는 10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축협은 판매점만 운영할 예정이며, 식당은 임대를 줄 방침이다.

또 충주시농협 역시 칠금동 탄금대 일원에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한우프라자’를 열 계획을 세우고 현재 설계 중이다. 아울러 서충주농협이 충주기업도시 내에 부지를 확보하고 판매장 설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앙성농협이 운영하는 ‘참한우’는 이미 수년 전 판매장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은 농협이 판매장을, 개인들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소규모로 식당을 운영하는 영세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보조금을 받은 한우매장이 들어섰고, 앞으로도 대형판매장이 더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객 유출루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생계를 위협받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고 토의한 뒤 시장과의 면담을 갖는 등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영세식당 주인 신모 씨는 “자부담을 들여 만드는 것에 어떻게 저지할 방법은 없지만 우후죽순으로 대형판매장과 식당이 들어서면 영세상인들은 모두 다 도산할 것”이라며 “보조금까지 받아 식당을 차리면 이는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조금 지원 형평성 안 맞아”

또 다른 식당 주인은 “우리도 몇몇 식당이 모여 협회를 만들고 보조금을 청구하면 들어줄 것이냐”고 반문한 뒤 “축산농가를 살리고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축산물을 공급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영세상인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와 한우협회, 농·축협은 지역 내 축산농가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한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한우농가를 돕자는 취지와 소비촉진, 유통마진을 줄이기 위해 대형판매장을 지원하게 됐다”며 “영세상인들의 어려움도 함께 풀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진천군은 지난 2009년 9월 대형축산물전문판매점 건립이 잇따르면서 해당 사업자와 한국음식업중앙회 진천군지부 회원들이 마찰을 빚었다.

당시 진천축협은 군 지원금 7억 원 등 총 40억 원 가량의 사업비를 들여 진천읍 벽암리에 ‘한우축산물 전문프라자’를 개설했다.

또 진천 양돈협회는 국·도비 등 향토사업지원금(지역특화품목육성자금) 6억 원 등 14억 원을 들여 같은 해 8월 진천군 신정리에 축산물전문판매점인 ‘육미마을’을 열었다.

이와 함께 영동군은 같은 해 8월 군내 음식업주들이 대형 한우매장 건립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옥천군도 군비 8억 원 등을 지원받아 옥천읍 삼양리에 ‘향후한우 판매타운’을 건립하면서 이 지역 음식업주들이 군에 이를 막아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내홍을 겪었다.

결국 해당 지역들은 지역 내에서 생산된 축산물만을 취급하기로 하면서 분란을 종식했다. 따라서 충주시도 양측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충주지역에는 1428호의 축산농가들이 한우 2만 5480두를 사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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