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8석 싹쓸이…한나라·자민련 몰락
'탄핵심판론'이 '거여견제론' 눌러
미증유의 모노톤 정치지형 탄생

충북은 열린 우리당을 선택했다. 그것도 유례없는 압도적 지지를 통해서다.

도내 8개 선거구 모두 특정정당이 휩쓰는, 최근 수십년간 총선에서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미증유의 정치지형이 만들어 진 것이다.

15일 저녁 6시 투표종료 시점과 함께 일제히 발표된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와 그 이후 신속하게 진행된 개표 결과 충북은 거대여당의 선택을 통해 국정안정과 정치개혁의 염원을 표심에 실은 것으로 보여진다. 여기에는 '거여 견제론'보다 '탄핵 심판론'에 경도된 충북도민의 민심이 있다.

도내 전역 노란색 깃발 꽂아

이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열린 우리당은 충북 8개 선거구 중에서 청주 상당, 흥덕 갑·을, 청원 등 7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지른 것으로 처음엔 나타났다. 증평·괴산·진천·음성은 현역의원인 자민련 정우택 후보와 열린 우리당 김종률 후보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이 지역에도 열린 우리당의 노란색 깃발이 꽂혀졌다. 열린 우리당의 '황색 열풍'이다.

15일 오후 11시 현재 도내 8개 선거구 투표함에 대한 전자개표는 사실상 완전히 마무리됐다. 개표결과 충북의 정치 1번지 청주 상당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 홍재형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고, 흥덕 갑에선 청주 부시장 출신의 열린당 오제세 후보가 재선을 꿈꾸던 한나라당 윤경식 후보를, 흥덕 을에선 노영민 후보(열린당)가 충북도 정무부지사 출신의 남상우 후보(한나라)를 각각 제치고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게됐다.

홍재형·오제세·노영민·변재일·이시종·서재관·김종률·이용희 당선
청원에선 정통부 차관 출신인 열린당 변재일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했고, 보은·영동·옥천에선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대상자로 꼽힌 '부도옹' 이용희 후보(열린당)가 역시 재선을 노리던 한나라당 심규철 후보를 따돌리고 실로 오랜만에 금배지를 가슴에 다시 다는 영광과 저력을 보였다.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운동조차 이 지역에 불어닥친 열린 우리당 '열풍'에 무력했다.

충주에선 당적 변경 등으로 부담을 안고 선거전에 뛰어든 열린 우리당 이시종 후보가 한나라당 한창희 후보를 큰 차이로 제치고 쾌승했다. '3선 충주시장' 출신인 이시종 후보의 개인적인 역량과 열린 우리당 열풍의 결과로 분석된다.

투표 종료후 방송사들이 예측보도한 출구조사 결과 도내 8개 선거구 중 최대의 관전 포인트 지역으로 증평·괴산·진천·음성 선거구가 떠오르며 지대한 관심을 모았으나 결과는 자민련 정우택 후보의 패배로 결말났다. 열린당 김종률 후보는 현역 의원을 누르는 기쁨을 맛봤다.

신행정수도 이전 기대감도 작용한 듯

이로써 충북 유일의 자민련 지역구는 함몰했다. 뿐만 아니라 제천·단양에서도 한나라당의 현역 의원인 송광호 후보가 개표 종료 시점 직전까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초박빙의 승부 끝에 열린당 서재관 후보에게 패배했다. 이로써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최소한 충북 정치무대에서는 당분간 사라지게 됐다.

4·15 17대 총선을 통해 충북은 열린 우리당의 상징색깔인 노란색 일색의 '모노 톤
(mono-tone)' 정치지형을 갖게 됐다. 단일 색조의 정치지도가 만들어 진 것이다. 이런 결과는 최근 몇십년간 이뤄져 온 총선거에서 특정정당에게 싹쓸이 몰표를 몰아준 적이 없는 충북으로선 미증유의 정치적 실험을 한 셈이 된다.
 
이처럼 충북이 열린 우리당에 '올 인'을 한 배경에는 앞서 지적했듯 소위 '거여 견제론'보다는 '탄핵 심판론'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완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충북인들은 지역발전을 촉진할 절대적 호기인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이 공약을 대통령 선거 때부터 독점적으로 개발해 추진해 온 노무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의 정치적 근거인 열린 우리당에서 담보하려는 분명한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몇 표 얻을까도 '관점'

이런 해석은 대전 역시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열린 우리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결과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지게 선전한 것으로 나타난 민주노동당이 정당 투표에서 얼마나 많은 표를 충북에서 획득하게 될 지도 흥미로운 관점으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비록 지역구는 아니지만 비례대표로서 열린 우리당의 강혜숙 청주대 교수가 충북 정치사상 여성 최초로 국회의원으로 탄생하게 된 점은 특기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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