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이희영·글=이재표

왕이 즉위하자 그의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 그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던 두건장이는 죽기 직전 대나무 숲에서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다. 대숲에 바람이 불 때마다 이 소리가 나자 왕은 대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를 심게 했으나 그 소리는 여전했다고 한다. <삼국유사> 권2 48경문대왕조에 나오는 ‘여이설화(驢耳說話)’의 요약이다.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어도 진실을 외치는 소리는 잠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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