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상품’식 운영 땐 상권 악영향 우려

롯데마트 충주점의 주유소 직영운영이 가시화되면서 지역 내 주유소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지역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추진되는 중에 나온 일이어서 앞으로의 진행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주시 및 지역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충주점은 기존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 임대를 준 주유소를 직영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주유소 업계는 대형마트 직영주유소가 나올 경우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롯데마트에서 운영할 예정인 주유소. 기존 주유소를 활용하는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제재 방법은 없다.

더욱이 롯데마트에서 마트의 다른 상품과 연계해 주유소를 운영한다면 지역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광진 주유소협회 충주시지부 사무국장은 “다른 지역의 경우 대형마트 주유소로 인해 반경 3㎞ 내 주유소 매출이 40~50% 감소했다”며 “롯데마트 직영주유소 문제가 거론된 뒤 주유소협회가 없던 충주에 지부가 새로 생겼다”고 말했다. 정 사무국장은 “조만간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을 하려하지만 인·허가가 나와 있는 주유소를 맡는 것이라 뾰족한 수가 없다”며 “시에서 조례제정을 통해 지역 주유소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는 롯데마트 주유소가 신규 설립하는 주유소가 아니고 기존 주유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주유소 활용…제재 수단 없다

시 관계자는 “터미널 주식회사가 임대를 받아 10년 뒤 반환하는 것으로 약정이 돼 있다”며 “지위승계를 신고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이상이 없으면 수리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역 주유소 업계는 롯데마트 주유소가 들어서면 주유소 몰락과 더불어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주유소 경영인은 “자영 주유소가 쓰러지면 대규모 실업사태도 일어날 것이고, 한 번 어려워지면 회생하기 힘들다”며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 강제휴무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롯데마트 직영 주유소 운영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다.

현재 충주지역에는 115개 주유소가 등록돼 있으며, 매출부진과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14개 주유소가 휴업 중이다.

롯데마트 충주점은 이와 관련, “본사에서 사업성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별히 대답할 게 없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롯데마트가 주유소 영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는다면 이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들의 주유소 건립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와 더불어 지역 내 대형마트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이마트도 주유소 설립을 추진한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구미, 군산, 통영, 포항 등에서 주유소를 직영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런 사실을 부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처음 듣는 얘기다. 이마트에서 인수하지 않고는 힘들고, 알다시피 이마트 주변에는 그런 주유소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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