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귀홍 사회문화부 기자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개막했다. 지난 해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삼성라이온즈가 우승하며 종료됐던 프로야구가 근 6개월여만에 팬들 곁에 다시 온 것이다.

올 해 프로야구의 개막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박찬호와 이승엽, 김병현, 김태균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인기스타들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관중들은 큰 기대를 갖고 야구장을 찾고 있다.

올해 충북도민, 특히 청주시민들에게 프로야구는 더 특별하다. 한화이글스가 5월 초까지 청주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대전시를 홈으로 하는 한화이글스는 지역연고시절부터 청주고와 세광고 등 지역 고등학교야구부 졸업선수들에게 연고권을 행사, 우선지명하면서도 막상 청주야구장에서 치러지는 시합은 8경기도 채 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이 때문에 청주의 야구팬들은 한화이글스를 야속하게 생각하면서도 경기가 열릴 때면 항상 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무언의 시위를 벌였다.

이번에 한화이글스가 홈개막전을 청주에서 갖는 등 청주에서 경기가 늘어난 이유는 안타깝게도 충북 야구팬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주 홈구장인 대전야구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제2 홈구장인 청주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 야구장은 밖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지난 달 시범경기 당시 적은 강수량을 보인 비에도 경기가 열리지 못했다. 배수도 제대로 되지 않아 다음 날도 경기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망신을 샀다. 이전에도 청주야구장은 작은 크기로 ‘탁구장’이라고 조롱받기도 했다. ‘한국의 쿠어스필드’라는 별명도 얻지만 썩 기분이 좋은 이름은 아니었다.

사실 우리나라 야구장은 서울 잠실구장과 인천 문학구장, 부산 사직구장을 제외하면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 중에서도 최악은 청주야구장이다. 오죽하면 한화이글스 프런트 걱정이 박찬호선수가 청주야구장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지 걱정부터 했다는 보도가 나왔을까.

청주야구장과 전국 최악 경기장을 다퉜던 옛 마산구장(현 창원구장)은 제9구단의 홈으로 결정되며 새로 거듭났다. 곧 새로 야구장이 신축된다고 하니 부러움의 연속이다. 청주야구장은 언제나 전국 최악시설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요원하기만 하다.

한편 이러한 청주야구장도 사회인야구팀들에게는 ‘꿈의 구장’이다. 많은 사회인 야구팀들은 아직도 학교운동장이나 공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학교운동장은 터줏대감이나 조기축구회에 밀려 예약이 쉽지 않다. 땅도 제대로 다져지지 않은 곳에서 연습과 경기를 하다 보니 부상도 잦다.

언제쯤이나 사회인야구 선수들이 마음 편히 운동할 날이 올까. 1주일 전 선거가 끝났으니 야구장개선 공약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걸까. 이대호선수가 그라운드홈런을 치기 전에 가능할까.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이 9회말 역전 찬스에서 병살타 친 타자의 마음 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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