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모초교, ‘건강달리기’ 논쟁이 확대보도돼

최근 옥천 면소재지의 작은 초등학교가 ‘교장 감금폭행 사건’으로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께 ‘학부모 A씨가 교장실에 난입, 문을 잠근채 10여분간 B교장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 보도내용이었다. 현재 경찰조사 진행되고 있지만 A씨는 ‘B교장의 손이 올라가 이를 제지하느라 맞잡은 것이 전부다. 교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외부에 보일 수 없어서 문을 잠갔던 것이고 그 시간도 불과 2~3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며 폭행사실을 전면부인하고 있다.

이에반해 B교장은 ‘위협을 느껴서 뒷걸음질치는데 내 목을 떠미는 바람에 바닥에 쓰러졌고 다리근육이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며 폭력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사건이 실제보다 부풀려진 게 사실이고, 학부모와 B교장 간의 갈등배경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집단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갈등의 씨앗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교내 ‘건강달리기’ 프로그램이었다.

체육분야에 관심이 많은 B교장은 지난해 부임하면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등교직후 운동장 8바퀴를 돌고 수업을 시작하는 건강달리기를 실시토록 했다. 의무적으로 뛰다보니 꾀를 부리는 학생들이 나타났고 B교장의 지시에 따라 체벌이 뒤따랐다. 학부모 Q씨는 “시골 학교에 100여명밖에 안되는 애들인데, 뛰기 싫어한다고 회초리까지 대면 좋아할 부모가 있겠는가. 잘다니던 애들이 학교가기 싫다고 하면 피곤한 게 부모입장이다. 폭력 학부모로 몰린 A씨도 그런 입장에서 항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까지 학교운영위원을 맡았던 A씨는 평소 B교장의 ‘건강 달리기’ 프로그램을 개선해 줄 것을 도교육청등에 전화로 건의했다. 문제가 외부로 알려지자 자모회 일부 회원들이 “왜 일을 시끄럽게 처리하려고 하느냐”며 A씨를 비난했고 이런 상황에서 B교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감금폭행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

현재 A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으나 당시 교장실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카메라폰으로 일부 녹화를 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교장의 ‘권위주의적’ 학교운영 방식에 불만을 갖고 있던 일부 학부모들은 체벌당한 어린이들의 일기장 등 자료를 모아 폭력사태의 배경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B교장은 “학교현장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송구스럽고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건강달리기는 학교운영위 토의를 거친 것이며 일부 반대가 있어 올해부터는 희망 학생만 뛰도록 개선했다. 아이들 기초체력 육성이 우리 학교 교육목표이기 때문에 마련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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