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서원학원의 법인영입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인가. 서원학원의 ‘새주인 맞아들이기’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지역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단영입추진위(위원장 김정기 서원대총장·이하 추진위)가 지난 8월 재단인수 희망자들로부터 서류를 받은 결과 박인목(55·과수원 운영)씨와 김맹석(63·금강학원 이사장)씨 등 2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추진위는 여러차례의 이사회와 구성원 회의를 열고 재단영입 작업을 진행해오다 지난 18일까지 교수·직원·총학생회·산하중고 교직원 등 각 단위별로 의견을 보고받았다. 여기서 나온 의견은 19일에 있을 이사회에 제출되고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교협, 만장일치로 박인목씨 선택

결론부터 말하면 학원 구성원들은 박인목씨를 선택했다. 가장 먼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교수들은 교수협의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박씨 손을 들어줬다. 서원대의 한 교수는 “교협에서 이렇게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놀라울 정도로 의견통일이 됐다. 두 사람의 조건을 놓고 볼 때 박인목씨가 월등히 좋다. 박씨는 인품이나 재력, 학원경영 의지 등 모든 것이 괜찮은 편이다”고 말했다.
최완배 전 이사장이 학원경영을 제대로 못해 골치를 썩이던 98년, 모 교수의 소개로 교수들과 만나 서원학원의 사정을 듣게 된 박씨는 그후 여러 차례 교수들과 만나면서 서로 간에 신뢰의 틀을 구축했다는 것. 박씨가 결정적으로 점수를 얻은 것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50억원짜리 통장과 도장을 학교 구성원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대구와 서울에 있는 부동산 87억원 상당을 역시 구성원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가등기해 줄 것을 서면으로 약속했다는 점이다.
그 대신 이사장 취임 전에 부채를 청산해야 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해 시간적인 여유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늦어도 취임 후 3개월 이내에 모든 부채를 청산할 것이며 만일 이 약속을 안지키면 자신이 맡긴 현금과 부동산을 학원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각서 역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발전확대회의 공동대표인 우근학(운호중) 교사도 “지난 17일 5개 중·고가 학교별로 회의한 것을 토대로 확대회의에서 결정했는데 박인목씨가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전에 박씨가 중·고등학교의 현황을 알려달라고 해서 교사 대표들이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서면으로 했다. 이에 반해 형석학원은 재단전입금도 없고 도내 사립학교중에서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며 가족들이 학원 경영에 많이 참여하고 있어 족벌경영이 우려된다는 여론이었다”고 말했다. 조교노조와 총학생회 역시 박인목씨에게 점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김맹석씨, 학원 운영 경험있으나 점수 못받아

김맹석씨는 학원 운영 경험이 있고 지역사람이라는 플러스 알파가 있음에도 학원을 비민주적으로 운영한다는 소문이 돌아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것이 구성원들의 얘기다. “간담회 자리에서 김씨측은 본인이 와서 학원 운영을 잘하면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상조회로 바뀔 것이라며 무노조인 삼성을 모델로 삼고 있다고 했는데 이 점이 구성원들의 반발을 산 것 같다”는 모 교수는 “영동대의 학생등록율이 학생대비 65% 선에서 맴도는 것으로 알려져 굳이 서원학원을 인수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혹을 갖게 한다”고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또 김씨가 출연하겠다고 밝힌 150여 억원 중에는 김씨 소유의 대자개발(주)에서 40여 억원을 내놓는다는 대목이 있어 구성원들이 석연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간담회에서 “자본금이 40여 억원인 회사에서 다 빼오면 무너지고 말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씨측이 “이사회에서 의결한 사항”이라고 답변했다는 후문이다. 김씨는 이사장 취임 전에 부채 해결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부채가 100억원이 넘을 경우 학원인수 의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는 것이 대학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서원학원 이사회는 법인영입추진위측에 단일안을 올릴 것을 주문했고 이사회에서도 이를 토대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영입추진위는 지난 18일 회의에서 두 사람의 재산부분을 공식확인한 뒤에 어느 한 사람을 선정하기로 하고 최종결정은 유보한 상태다.
단지 어느 한 사람이 우선영입대상자로 결정되더라도 가장 큰 골치거리인 채권자들과의 ‘협상’이 남아있고 구성원 층이 다양해 어느 정도의 ‘마음고생’은 예견되고 있다. 지역여론중에는 지역사람이 학원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학원구성원들은 “지역이 무슨 상관이냐.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 다시는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박인목 ·김맹석 씨는 누구인가
박인목- 선친때부터 섬유업체 운영·학원경영 오랜 꿈
김맹석- 학원운영경험 많고 못배운 한 교육사업으로 풀고 싶다 밝혀

동아대 기계공학과를 중퇴했다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는 박인목씨는 대구가 고향이며 선친때부터 섬유업체를 운영해온 재력가 집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영림직물·영림실업 등을 운영해오다 5년전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선친때부터 간직해온 학원 경영을 구체적으로 모색해 왔다는 것.
현재는 경기도 장호원에서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 과수원 땅도 학교를 건립할 목적으로 사두었다는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과 대구 등에 부동산과 건물이 여러 개 있고 재단영입추진위에서 실사를 나가 확인한 결과 건물이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해 현금화도 쉬울 것으로 내대보고 있다.
아들 둘도 의사와 약사로 전문직에 종사해 학원운영에 관여할 의사가 없는 등 일찌감치 학원을 개인사유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박씨는 직원들도 일체 데리고 들어오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중요한 부채와 법인운영자금 등 재산출연에 대해서는 150여 억원을 제시했고 중·고등학교 이전문제에 관해서는 당장 이전할 의사가 없음을 비쳤다.
그리고 형석학원(증평 형석고등학교)과 금강학원(영동 영동대학) 이사장인 김맹석씨는 못배운 한을 장학사업과 교육사업으로 풀기 위해 학원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들인 채훈관씨와 학원인수작업을 같이 해오고 있고 설명회 때도 채씨가 와서 했다는 후문이다.
김씨는 학원이외에도 대자개발(주), 금강볼링장 등의 업체와 여러 건의 부동산 및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부채와 법인운영자금 명목으로 150여 억원을 제시했다. 금강학원 운영에 이미 아들과 딸 등이 참여하고 있고 산하 중·고등학교에 대해서는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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