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내 실행할 정책이 있나…녹색교통의 허와 실
IBM사에서 파견한 교통전문가들 확실한 대안 낼까

최근 청주시가 IBM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선정돼 화제다. 이번에 공모를 낸 40개국 140여개 도시 가운데 뽑혔고,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다. 40만 달러(한화 4억 5000만원 상당)의 컨설팅 서비스와 관련 기술 지원을 받는다. IBM사에서는 5월 21일부터 6월 8일까지 전문가 6명을 청주시에 파견한다.

청주시가 이번에 낸 프로그램은 ‘스마트 시티 챌린지’다. 지난해 연말 서울사무소에서 이러한 프로그램을 접하고 청주시에 연락을 해 와 응모를 하게 됐다. 올 2월에 시장 면담을 거쳐 3월 15일 IBM미국 본사에서 최종선정해 발표했다. IBM사의 사회공헌프로그램은 세계 주요도시를 대상으로 교통, 수자원, 에너지, 통신 등의 도시 핵심 기반과 행정시스템 운영 방안에 대한 지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33개 도시가 수혜를 입었다.

이번에 청주시는 IBM사에서 진행한 시장 인터뷰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한범덕 시장은 IBM사가 제안하는 내용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해외전문가들 5월 파견

청주시는 해외 전문가들의 파견으로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선 5기 들어서 대중교통과 복지는 한 시장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이지만 아직까지는 계획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확실한 답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다. 또 시간만 끌었다는 비판도 거세다.

청주시는 2010년, 2011년 대중교통과 관련하여 법정용역과 자체용역 등 총 8개를 진행했다. (도표 참고) 청주시 자체 용역으로는 도심권 공영차고지 도시계획시설결정용역, 북부권 복합교통타운 조성 도시계획시설 변경 및 실시설계용역, 청주·청원 시내버스 요금 단일화 용역이다. 그 가운데 도심권 공영 차고지 관련 용역은 대중교통계획수립 용역이 끝마치지 않아 지난번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보류됐다.

올해 2월에 끝난 청주시대중교통계획수립 용역은 대중교통 전반에 대한 이슈를 돌출해냈다. 대중교통 전용지구, 권역별 환승센터,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내버스 노선개편, 신교통수단 도입 등이 청주시가 꿈꾸는 녹색교통의 키워드다.

대중교통 정책 놓고 ‘온도차’

하지만 이를 두고 시내버스 회사 및 운송 업체들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버스업체들은 버스 준공영제를 통해 모든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수 우진교통 대표이사는 “IBM 전문가들이 진단한다고 해도 그동안 했던 용역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다만 용역들이 발주처의 요구에 맞춰 결국 연역적 방법으로 결론을 내고 출발했다고 본다. 대중교통 관련해 유기적이고 총체적이지 못한 내용들이 이번기회에 정리되고 획기적인 대안을 내게 되지 않을 까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버스 준공영제가 실시돼야 신교통수단인 트램 설치도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청주시의 대중교통 관련 용역은 앞으로도 남아있다. 버스회사들의 요구대로 버스준공영제가 되기 위해서는 용역이 따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주시는 5월 추경에 예산을 올려 시내버스 회사들의 실제적인 표준운송원가를 알아보는 용역과 대중교통전용지구 관련해 용역을 각각 진행할 계획이다. 신교통수단인 트램 설치 관련 용역은 이번 추경에서 보류됐다.

▲ 청주시는 해외 전문가들의 파견으로 대중교통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선 5기 들어서 대중교통과 복지는 한 시장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이지만 아직까지는 계획단계에 머무르고 있어 확실한 답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많다.

2007년엔 ‘BRT’가 대안

2007년 청주시도시기본계획에서 대중교통 분야의 대안은 ‘BRT’로 나왔다. 하지만 민선 5기 청주시가 녹색수도 슬로건과 함께 녹색교통을 지향하면서 신교통수단인 ‘트램’이 용역을 통해 거론됐고, 지역사회는 덜 익은 논의들로 우왕좌왕했다. 현재 트램 1km를 설치하는데 200억원이 넘는다고 계산된다. 9km라만 따져도 2500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다. 또 도심권 환승센터의 경우 예전 교원공제조합 건물이 입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 또한 매입 및 설치비용이 수백억원이다.

따라서 녹색교통의 꿈은 크게 그렸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벌써 민선 5기 임기가 절반 흘렀다. 대중교통 정책들이 불거졌지만 지금의 예산규모로 봤을 때 청주시가 실천하기에는 무리수가 있다. 전체적인 방향만 설정됐을 뿐이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중교통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로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면 아예 4년을 그냥 보내는 게 낫다. 그동안 한 가지라도 실천했으면 공감대를 얻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라도 실천해야

청주시가 내놓은 대중교통 개선안 중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대중교통 전용지구다. 대중교통 전용지구는 청주대교부터 상당공원 일대를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백화점 입점으로 위기를 맞이한 성안길 활성화에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하지만 성안길 주민들은 차량이 진입하지 못할 경우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중앙동 주민들은 오히려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인해 유입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청주시는 이번 주 내로 TF팀을 짜고 IBM사가 요구하는 자료 제출 및 연계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TF팀은 대중교통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 당사자, 시청 내 부서 관계자들로 구성된다. 당초 IBM에 공모를 낸 부서는 기획예산과다. 기획예산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이 와서 어떠한 일을 할지는 결정이 나지 않았다. 한국 IBM사와 협조를 통해 안들을 잡아나갈 것이다”고 답했다.

청주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청주시의 대중교통 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세계적인 전문가가 와서 검증해주고 대안을 제시해 준다는 것 자체로 유의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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