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청주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습니다. 농사에 큰 도움이 될 비지만 기온이 떨어지니 내린 비가 밉기도 합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30일에도 전국적으로 비가 예고된 상황입니다. 비가 진짜 올까요?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 하겠지만 지난 주 비가 내리기 전 일기예보가 틀리길 바랐습니다.

‘하늘의 뜻’을 인간이 예측한다는 것은 어딘가 ‘불경’스럽게 느껴기지고 했고 간혹 틀리는 일기예보가 있기에 희망을 걸었던 셈이지요. 하지만 일기예보는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우리가 농담 삼아 하는 말 중에 ‘기상청 체육대회에도 비가 내렸다’가 있습니다. 일기예보가 틀릴 때 사람들이 농담 삼아 하는 말입니다만 내리는 비를 보며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진짜 그러한 일이 있었는지 알아봤습니다.

실제로 기상청은 매년 봄과 가을에 체육대회를 갖는데 1990년대 두 차례나 체육대회 날 비가 내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1994년 5월 3일 당시 연합뉴스는 이에 대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기상청 금년 체육대회날에도 비’라는 제목으로. 내용은 전 해인 1993년 가을 체육대회에도 비가 내려 망신을 샀고 다음 해 열린 체육대회에도 비가 내렸다는 기사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1994년 5월 3일 기상청은 이날 예정대로 봄철 체육대회를 강행해 직원 2백50여명이 각 과별로 도봉산과 북한산, 관악산 등지로 산행을 떠났으나 오후부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오전 중에 서둘러 행사를 끝마쳤다고 합니다.

당시 기상청 관계자는 “총무과에서 한 달 전에 예보과와 상의하지 않고 체육대회 날을 5월4일로 결정했다가 비가 온다는 예보에 따라 어제서야 급하게 3일로 날짜를 변경, 행사를 강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는데요. 어찌되었든 기상청 입장에서는 ‘굴욕의 역사’로 기억될 만 한 사건은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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