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조작 논란으로 야권단일후보 등록, 선전 기대
민주노동당 시절 서울시장·은평을 보궐선거에도 도전장

▲ 이상규 후보와 함께 관악을 지역구를 돌던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멈춰 서서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출처=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 선거본부)
야권연대의 상징에서 야권분열의 나락으로 떨어질 뻔했던 서울 관악을에 충북 제천 출신의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이 후보로 나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악을은 야권연대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지역구였다.

이 대표는 이 지역의 현역의원 김희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벌여 승리했으나 이 과정에서 이미 여론조사 샘플 추출이 끝난 연령대인 경우 나이를 속이라는 ‘여론조사 조작 문자 논란’으로 23일 야권단일후보에서 사퇴하고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상규 후보는 이 대표를 대신해 대타(代打)격으로 나섰다. 김희철 후보는 경선에서 패하자마자 민주통합당을 탈당함에 따라 무소속 후보로 경쟁하고 있다.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지지는 이 대표가 후보일 당시에 비해 다소 주춤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그 이유는 ‘여론조사 조작 논란’의 영향에 있다기보다 ‘후보 인지도’ 또는 ‘인물의 힘’ 때문이라는 대답이 지배적이다. 이 후보가 진보진영의 대표격인 이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 인지도와 지지도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후보도 이 대표나 심상정, 노회찬 후보 등에 비해서는 덜 알려졌지만 진보정치인을 대표하는 간판급에 속한다. 민노당 서울시당위원장을 역임하면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한명숙 현 민주통합당 대표와 경쟁했으며, 경선에서 진 뒤에는 한명숙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같은 해 7.28재·보궐선거에서는 서울 은평을에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으나 민주당 장상 후보에게 경선 끝에 패배했다. 민노당에서의 역할은 어려운 역할을 대행하는 해결사에 가까웠다.

이 후보는 이번 4.11 총선에서도 다시 은평을에 도전장을 냈으나 이번에는 민노당과 참여당의 합당으로 탄생한 통합진보당에서 내부경쟁자에게 밀렸다. 민주통합당과의 공천경쟁에서 끝내 후보 자리를 꿰찬 천호선 전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 공천장을 받은 것.

이 후보에게 있어 이번 관악을 공천은 비록 본선에는 올랐으나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힘든 승부가 될 전망이다.

서울법대 출신 일용직 배관공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26일에는 이정희 ‘관악을’을 찾아 어려운 상황에서 야권단일후보가 된 이 후보를 지원했다. 이 대표와 이 후보는 이날 오후 내내 해당 지역 일대를 돌며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죄하는 등 민심잡기에 나섰다. 여론조사 조작논란에 따른 반감도 있지만 후보사퇴를 결단한 이 대표에 대한 동정여론이 야권단일후보인 이 후보에게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어찌 됐든 이 후보가 넘어야할 산은 오랜 기간 관악을 지역에서 정치 경력을 쌓아온 김희철 무소속 후보(전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다. 김 후보는 관악구청장을 두 번 지냈고 2008년에는 관악을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이에 반해 야권의 표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다. 사실상 야권연대가 깨진 것과 같은 상황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오신환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제천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부부약사인 부모님의 고향은 청주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후보는 일용직 배관공이다. 이 후보는 충청리뷰와 전화인터뷰에서 “이정희 대표가 야권연대를 위해 눈물과 고뇌로 희생을 결단한 지역구인 만큼 그 용퇴에 대한 결실을 이루기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며 비장한 결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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