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동정보도 증가, 필요 정보는 감소

                 후보자동정보도 증가, 유권자에 필요한 정보 감소

모니터 대상: KBS, MBC, CJB

모니터 기간: 4월 1일 - 4월 5일

각 후보자들은 4/2일부터 후보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4/1일부터 정동영 의장의 노인 관련 발언이 쟁점이 되었다. 열린우리당은 수습에 나섰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은 정동영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후보자만 졸졸…

 

후보자들의 등록 후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방송사의 선거관련 보도는 후보자들의 행적 중심으로 바뀌었다. 후보자들이 어디를 방문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를 중심으로 보도 내용이 구성되었다. 물론 이러한 후보자의 행적은 시청자들에게 후보자를 판단할 수 있는 부분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부분적인 정보일뿐이다. 유권자가 자신이 투표할 후보자를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인격, 능력, 소속 정당, 정책 및 공약과 그에 연관된 경력사항 등의 정보는 거의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노인폄하발언 쟁점화


이런 후보자 행적 중심의 보도는 정동영 의장의 노인관련 발언 보도에도 이어졌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선거구별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해명․사과하고, 큰절을 올리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경우 노인비하발언을 문제삼아 유권자들에게 부각시키고, 규탄대회를 여는 등 열린우리당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모습이 주로 보도되었다. 각 정당의 공통점은 정동영 의장의 발언 파문으로 인해 그동안 제시되지 않았던 노인관련 공약이나 정책을 제시하였고 각 방송사에서도 이것을 중점으로 보도하였다. 하지만 이런 노인관련 정책이 제시된 장점도 있지만 발언과 관련하여 정치적 공방의 부정적 모습을 보도한 것은 유권자의 정치 혐오감이나 냉소주의를 부추기는 면이 있었다.

이렇게 특정 문제에 치중한 보도는 무소속 후보들이나 신진, 소수 후보들의 정책이나 인물등에 대한 정보를 유권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을 이런 기성 정당들의 정쟁에 쏟게 하여 다른 신진세력이나 소수의 목소리에 관심을 쏟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감정에 호소하는 보도

 

후보자 행적 중심의 보도는 정책이나 정당, 인물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보도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CJB 4월 1일 ‘맞대결 구도 압축’이라는 제목의 보도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위 보도는 6명이 등록한 제천 단양 선거구 관련 보도이다. 보도내용에 한나라당 송광호 의원이 삭발하는 장면을 보도하였다.  삭발하며 찡그린 표정, 주변사람들이 울먹이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도하여 시청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또한 ‘한나라당 후보와 열린우리당 후보의 맞대결’이라고 보도하여 다른 4명의 후보를 제외시키고 두 명의 후보를 중점 부각하여 유권자의 관심의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위 보도에서 송광호 후보의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제시되지 않는다.

 

후보자 중심에서 유권자 중심의 보도로

 

하나의 주제를 설정해 각 후보자의 의견을 들어보는 KBS의 ‘총선후보에게 듣는다’와 같은 보도나 MBC의 ‘지역구별 후보자 공약소개’ 등의 꼭지는 시청자에게 후보자에 대한 정보나 정책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바람직하다.  CJB 4월 2일 ‘총선공약 부실’ 보도는 각 정당 후보자들의 정책을 전달하는 것 이상의 정보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총선공약 부실’보도에서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자민련, 민주노동당의 공약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자치단체가 추진중인 지역 현안을 그대로 베껴놓다시피 하고, 심지어 이미 확정된 정책을 주요공약으로 채택한 정당도 있다. 한마디로 정책이 없다.…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자민련세 당의 공약이 똑같이 신행정수도와 오송분기역 유치, 청주공항활성화 등 충북지역 주요 현안 나열 수준, 참신하고 독창적 공약 찾아볼 수 없다.” 고 지적하였으며, 민주노동당이 마련한 신행정수도 건설시 원주민 피해 최소화 방안 공약은 그나마 눈에 띄는 공약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탄핵정국이다 뭐다 해서 가뜩이나 정책 선거가 실종되고 있는 마당에 각 정당의 공약마저 부실해 정책 대결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의 없다’, ‘ 황당’ ‘실망’ 등  냉소적인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선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각 당의 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비판하고,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어 적절한 보도이다.

2004년 4월6일

2004 충북총선보도감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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