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이희영·글=권혁상

자유선진당이 19일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공천신청한 박근령씨를 논란 끝에 ‘퇴짜’ 놨다. 앞서 심대평 대표는 “자매끼리 싸움을 붙이자는 것인데, 아무리 정치가 그런 것이라고 해도 난 생각을 달리 한다”고 반대했다.

백번 맞는 말씀이고 그래서 다행스럽다. 박근령씨의 자매라면 바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다. 하지만 두 자매는 어머니(고 육영수 여사)가 만든 ‘육영재단’의 운영권을 놓고 이미 한차례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근령씨의 남편이 박 위원장의 개인홈피에 올린 항의 글이 문제가 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2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추측컨데, 이 판결이 근령씨가 어머니의 고향(옥천)에서 ‘한번 겨뤄보자’는 오기를 발동시킨 것이 아닌지….

부하의 총탄에 숨진 전직 대통령의 딸로서 30여년만에 대권주자까지 오른 박 위원장에게 ‘수신(修身)’을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하지만 부모 사후 사실상 집안의 가장인 박위원장의 ‘제가(齊家)’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남동생(박지만씨)의 수차례 마약 사건과 여동생의 일탈행동을 ‘불행하게 숨진 부모에 대한 상처’로만 덮을 수 있을까?

지난 2004년 탄핵역풍으로 고사직전에 있던 한나라당을 ‘천막당사’로 옮기고 기사회생시킨 장본인이 박 위원장이다. 자기를 던져 공동체를 살린 ‘살신성인’의 미덕이 그녀를 새로운 정치 지도자로 각인시켰다. 하지만, 2012년 대권도전의 턱밑에 선 상황에서 여동생의 ‘딴지걸기’에 속을 끓이곤 했다.

전직 대통령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육영재단, 정수장학회도 힘겨운 족쇄가 되고 있다. 바야흐로,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하겠다면 그깟 족쇄들을 단칼에 끊어버리는 결단이 필요하지 않은가?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