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과 도시, 소비와 생산을 이어주는 것이 농협의 역할
2012년 ‘食사랑 農사랑 운동’ 추진…농가 지원도 확대


인터뷰- 김진우 충북농협지역본부장

지난 2일 농협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회사와 농협금융지주회사로 분리돼 새롭게 출범했다. 50년간 하나의 조직 안에서 수행했던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각각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경쟁력을 키우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경분리가 이뤄진지 10여일, 여전히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농협은 신경분리 단행의 목적을 경제사업 활성화라고 밝히고 있다. 금융업에 치중된 지금의 구조를 벗어나 농민들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제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한미FTA, 쌀 재고, 소값 하락 등 직면한 문제를 안고 있는 농민들에게 농협의 신경분리는 또 하나의 고민으로 다가온다. 농협이 돈이 되는 금융사업에 치중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지난 1월 충북농협지역본부장으로 취임한 김진우 본부장으로부터 사업구조개편 이후 충북 농협의 비전과, 농업분야 주요 정책추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 본부장은 세간의 우려와 농협의 역할론에 대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김 본부장은 “사업구조가 개편됐지만 당장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없을 것이다. 농민수가 300만명 이하인 시대에서 농협도 한다고 하지만 선도적인 역할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목표는 도농간의 격차를 줄이고, 농업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농협이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농협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던 ‘지역사랑 농촌사랑 운동’과 올해부터 시작되는 ‘食사랑 農사랑’운동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김 본부장은 “70~80년대 농촌의 자본과 인력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도시가 형성됐다. 농촌이 도시를 만든 것이다. 이제는 도시가 농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북농협은 1사1촌 도농교류를 추진해 701쌍의 자매결연은 맺었다. 올해는 이보다 증가한 740쌍을 목표로 자매결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식사랑 농사랑 운동을 통해 도시민의 식생활 개선을 통한 건강증진과 농가소득 창출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구체적 사업으로 우리 농산물로 만든 계절별 건강식단을 개발·홍보하고, 食체험 및 교육마을 육성, 우리고장 먹거리 소비촉진 캠페인, 체험형 계약재배 농장 조성을 통해 食을 통해 農의 가치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충북 농업, 브랜드 명품화가 살길
김 본부장은 농가수입 확대를 위해서는 명품브랜드화가 가장 적절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충북의 지리적 특성은 위도 36도에서 37도 15분에 걸쳐있다. 남북으로는 140km에 걸쳐 있어 다양한 기후에 다양한 생산물이 나온다. 하지만 농지 면적이 좁아 대량화할 수 없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결국 명품브랜드 육성으로 가야한다. 햇사레 브랜드는 여러 군이 연합마케팅을 한 성공적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공작업을 통해 충북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는 물론 흑자전환도 가능하다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그 첫째는 쌀 산업 경쟁력 강화다. 생산에서 유통까지 농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안정적으로 품질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쌀 생산계열화 사업 정착, RPC시설 현대화를 통해 유통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20개 품목의 전국단위 광역마케팅 추진을 주요골자로 하는 ‘산지유통 1520 추진전략’을 통해 충북농협에서는 정예 1조합 1품목 공선출하회를 육성해 지난해 41개가 조직된 공선출하회를 6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산지유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이 밖에도 농특산물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충북농특산품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국제식품 박람회 등에 참석해 판로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충북사과의 미국시장 진출을 계기로 캐나다까지 수출을 확대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충북농협은 올해 전국생산량의 26%를 차지하는 인삼을 고품질 친환경으로 육성하는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또 직거래장터 활성화와 축산물 경쟁력 강화, 비료지원사업, 농기계 은행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청풍명월 한우 명품 브랜드화를 위해 친환경 축산농가 170곳을 육성하고 혈통 등록을 4만두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한우암소도태사업을 위해 축협에 무이자자금 500억원을 지원해 축산농가 출하운송료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학교급식, 당사자가 결정할 일”
김 본부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환경 학교급식 공급 추진과 관련해서는 농협이 기존 도매업자와 경쟁을 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급식 당사자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 농협은 우리가 가진 인프라를 제공해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고, 이제는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 농협의 미래와 역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지적이 들끓고 있다. 양극화 등 자본주의의 문제를 협동조합을 통해 풀어가고 있는 나라들도 볼 수 있다. 어쩌면 지금이 협동조합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농협이 단순한 경제단체가 아닌 사회적 책임을 완수해 함께 사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농협 구성원 모두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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