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 마시는 카페 탈출, 휴식+아이디어로 즐거운 곳

청주에 이색 카페가 등장했다. 나른한 봄날 소파 깊숙이 몸을 기대고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또 다른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젊은이들의 눈과 귀, 오감을 즐겁게 하는 곳. 차도 마시고 새로운 경험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일석이조. 이번 주말 청주에 상륙한 이색 카페를 들러 보는 것은 어떨까.

 재미로 사주까지 본다

카페는 일반적으로 차와 음악, 휴식이 있는 곳이다. 때로는 연인들의 음침(?)한 장소이기도 한 카페. 북적거리는 성안길 내에 언제부턴가 홀대받기 시작한 곳이 커피숍일 것이다. 또 장기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한 잔에 4000∼5000원 하는 음료나 차를 즐기는 이들이 적어졌다는 것. 성안길 내 ‘P 사주카페(254-1122)’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 박정선(48)씨는 지난해 3월 사주카페라는 간판을 다시 내걸었다. 2001년 차와 각종 음료를 파는 커피숍으로 시작했다. 그 후 일년은 그럭저럭 괜찮다가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한 2002년부터 색다른 ‘무언갗를 물색하다가 그 당시 서울에서 한참 인기를 끌었던 지금의 사주카페를 열게 됐다.

“‘차도 마시고 사주도 본다. 혹은 차는 안 마시고 사주만 봐도 된다’고 홍보를 했죠. 사주만 보고 싶어하는 손님도 있으니까요. 또 철학관에 1/3하는 가격으로 사주나 궁합을 봐주니 젊은이들의 호응도가 크죠.” 박씨는 탁 트인 공간이라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차만 마시러 왔다가 옆 테이블에서 ‘잘 맞춘다’, ‘족집게’다 하는 소리를 들으면 관심 없던 손님들도 귀가 솔깃해진다. 재미로 궁합을 보러 오는 연인들도 심심찮게 많다. 연초나 설에는 3∼4시간 기다려가며 토정비결을 봤을 정도로 이제는 입소문이 나 있다.
“손님을 상대로 사주를 보는 것이므로 특별한 인테리어가 필요 없었죠. 사주를 봐주는 선생님이 어떤지가 가장 중요하죠.”

P 사주카페는 손님들이 흔히 말하는 ‘족집게 사주 선생님’을 모셨고 대박의 성공 비결인 입소문을 탓다는 것이 박씨의 설명이다. 또 재미로 보는 사주지만 손님을 응대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차는 마시지 않아도 되는 이 사주카페는 1인당 1만원으로 손님층이 40∼50대로 두터워졌다. 손님 중 50%가 사주를 본다는 이 카페는 ‘사주 잘 보는 카페’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 30분까지)

 “게임 삼매경에 빠져보세요”

오후 7시 4명이 ‘P 보드 게임 카페(272-7751)’를 들어와 간단한 병맥주와 게임을 주문한다. 사장 남형섭(30)씨가 간단한 도구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설명을 시작한다. 모두 ‘yes’ 사인을 보내자 게임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까르르’ 웃는 소리가 들리고 뿅망치로 3명이 한 사람의 몸을 사정없이 내리친다. 이들은 다름 아닌 게임 매니아로 술집이나 PC 방보다는 보드 게임 카페를 찾는다.

지난해 5월 사창동 충북대 중문에 생소한 카페가 등장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화려한 네온 사인을 자랑하는 술집 사이에 생긴 보드 게임 카페는 학생과 직장인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술을 잘 못 마시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게임과 놀이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주고객인 이곳은 시간당 1500원이면 누구나 어울려 게임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주로 단순한 게임이기 때문에 쉽게 익혀서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남씨는 서울에서 보드 게임 카페를 가보고 바로 ‘게임 매니아’가 됐다. 청주에는 아직 매니아 층이 두텁지 않아 7시간 정도 소요되는 게임을 선뜻 택하지 않는다. “술이나 노래가 아닌 간단한 게임으로 친밀감이 배가되기 때문에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2∼10명까지 즐길 수 있는 게임 120여가지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지난해 ‘보드 게임 카페’가 청주에 첫 선을 보인 후 호기심으로 찾았던 이들이 매니아가 됐다. 이 카페를 처음 찾는 이들을이 쉽게 배울 수 있는 젠가(jenga), 할리갈리(halligalli), 피트(pit) 게임은 한번 설명을 듣고도  2∼10인이 참여할 수 있다. 젠가는 한 손으로 하는 블록 쌓기로 인원 제한이 없다. 할리갈리는 남녀노소가 즐기는 일종의 카드게임이지만 쉽게 질린다는 단점이 있다. 3∼8명까지 즐기는 피트 게임은 카드를 바꾸면서 하는 경매 게임이다. 그 외에도 루미큐브(rummikubz), 보난자(bohnaza), 카탄(catan), 클루(clue) 게임은 1시간 이상 걸리지만 게임 매니아들에게 인기다.

청주에 상륙한지 1년이 채 안 된 보드 게임 카페는 6개 정도가 운영되고 있다. ‘삼삼오오 모여 건전한 게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 썰렁한 분위기를 확 띄워 줄 수 있는 곳’이라고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말한다.

 강아지들의 천국 ‘애견 카페’

애견 거리, 애견 미용실, 애견 용품, 이제 애견 카페까지 그야말로 요즘은 강아지들의 천국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사창동 충북대 정문에 위치한 ‘C 애견 카페(275-7272)’는 10마리의 강아지들이 뛰어 놀고 있다. ‘강아지가 있어야 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 강아지와 함께 뛰어 놀고 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는 부부 이승용(32)·전명화(27)씨는 강아지들이 뛰어 놀 수 있는 확 트인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족보(?)있는 강아지들이 카페 문을 여는 순간 앞다리를 들어 반가움을 표시한다. 요크세테리어, 샤모예드, 올드 일글리쉬 쉽독, 비숑 프리제, 파피용, 아프간 하운드 등 3∼13살까지의 강아지가 있다. 곳곳에 강아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 부부는 끔찍한 강아지 사랑을 과시한다. “강아지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이씨는 카페 한쪽에 셀프 미용과 목욕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만들어 놓았다. 

강아지 사랑으로 시작한 이곳은 휴가나 연휴 때 정성껏 돌봐주기도 한다. 강아지들의 천국인 이곳에 들르면 10마리의 강아지들과 기념 촬영을 할 수 있고 홈페이지(www.lovely-coco.com) 도 개설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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