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저격수 김양희(새누리·비례) 충북도의회 의원이 또 포문을 열었다. 총알은 단골메뉴인 코드·정실인사였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열린 307회 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을 통해 “민선 5기 출범 이후 측근인사, 코드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청소년종합지원센터(이하 청소년센터)장 임용과정에서 적임자를 제쳐놓고 코드에 맞는 인물(황미영 센터장)을 임명해 논란에 휘말렸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센터장 자격 요건에는 ‘대학원의 상담 및 지도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거나 과정을 이수한 후 상담 및 지도관련 실무에 3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로 돼있는데, 실무경력은 ‘상근한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신임 센터장의 자격논란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상근이란 1일 8시간, 주 40시간 이상을 정해진 장소에서 근무해야 하는데, 신임 센터장은 도내 5개 대학의 신임강사와 겸임교수로 활동하면서 상근기준을 채우지 못했다”면서 “이런데도 도는 신임 센터장이 아동센터 대표자였기 때문에 상근으로 간주해 임명을 강행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서 분명히 상기해야할 사실이 있다. 김 의원 역시 정우택 전 지사 시절 자격논란 속에 청소년센터장을 지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007년 1월 개방형 충청북도 복지여성국장에 임용됐다가 같은 해 6월 시민·여성단체의 반발로 물러난 뒤 2008년 1월 청소년상담지원센터 및 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이 됐다. 지금의 청소년센터는 상담지원센터와 활동진흥센터가 통합된 것이다.

그 당시에도 3명이 경쟁했는데 김 의원이 센터장이 된 것은 복지여성국장 임용 직전까지 ‘청소년활동진흥센터’ 소장으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은 것이었지만, 정 전 지사의 신임과 국장 낙마 등에 대한 배려에 따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다면 이게 진짜 정실·코드인사일 것이다.

당뇨쥐와 청소년상담은 무슨 관계?

이시종 충북지사가 정실인사를 했다지만 황미영 센터장은 이 지사 당선과 관련해 어떠한 선거운동도, 정치활동도 하지 않았다. 적어도 김 의원에 비해서는 말이다. 황 센터장은 잠시 행동하는 복지연합이라는 복지 분야 NGO에 몸담았을 뿐이다.

이것만 놓고 정실·코드인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인 김 의원이 정실인사 운운하는 것은 전공분야 등 자격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황 센터장은 아동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는데, 전공 분야가 청소년학, 또는 상담학과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김 의원은 무슨 공부를 했고, 어떤 박사학위를 받았을까? 김 의원의 학사 이상 학력은 서울수도여자사범대학 사회교육학 학사, 청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전공 석사, 고려대 일반대학원 체육학 전공 이학박사다.

논문표절 시비로 결국 김 의원을 복지여성국장에서 낙마하게 만든 2005년 2월의 고려대 박사학위 논문도 ‘운동강도의 차이가 Streptozotocin-유도 당뇨쥐의 골격근 GLUT-4 및 GRP-78 발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난해한 제목의 이학(理學) 분야였다.

김 국장은 당뇨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실험해서 운동과 건강의 관계를 분석했고 저강도운동이 당뇨환자의 당 개선과 합병증 예방에 가장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연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청소년 상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김 의원에게 묻고 싶다.

이번 응모과정에는 황 센터장 외에도 2명이 응모를 했고, 도는 이들에 대한 합리적인 심사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제대로 의정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서만 따지면 된다. 도지사가 인사권을 행사하는 자리마다 정실·코드논란을 야기하기에는 김 의원 스스로가 이 분야에 대한 상징성이 너무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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