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규철 경선거부, 엄태영·정수창 등 무소속 출마 굳혀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 후유증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충북에서도 이런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탈당을 준비하거나 재심을 요구하고 있다. 경선을 '보이콧'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반발 수위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마저 꿈틀하면서 공천 탈락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7일 국민참여경선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의 심규철 예비후보는 등록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반면 나머지 5명의 경선 후보는 모두 등록을 마쳤다.

심 예비후보는 "(타 시·도의) 다른 지역구는 여론조사를 허용하면서도 남부3군과 중부4군엔 국민참여경선을 강제(지정)한데 대한 중앙당의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불공정한 경선, '돈 경선'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응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 내게 불공정한 경선을 거부한 뒤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권유를 하고 있다"며 "당의 최종 결정을 보고 난 후 재심을 청구하고 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 등에 관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충북도당이 남부3군을 '단수후보' 경선지역으로 보고하고, 중앙당이 이를 인정하면 박덕흠 예비후보는 경선을 치르지 않고 공천장을 쥐게 된다.

이 같은 경선 거부와 함께 공천 탈락에 대한 반발도 크다.

제천·단양 선거구 공천에서 탈락한 엄태영 전 제천시장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엄 전 시장은 8일 오전 제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6일 새누리당 중앙당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던 그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천에 대한 유감을 표시해 왔다.

그는 "새누리당은 불법정치 자금을 수수하고 딸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가 하면 정치자금으로 금배지를 만드는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를 공천했다"며 송광호 후보를 직접 겨냥해 재심을 요구해 왔다.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서 낙천한 김수회 예비후보는 일단 재심청구를 해본 뒤 행보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 예비후보는 "당에 대한 공헌도가 나머지 후보(경대수·김영호)보다 높고, 여론조사에서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후보를 경선 대상에도 포함하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재심청구를 해본 뒤 승복하거나 '다른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방향의 의미에 대해서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청주 흥덕을 공천에서 탈락한 정수창 예비후보도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정 예비후보는 오는 12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같은 선거구의 송태영 예비후보도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져 공천 탈락에 따른 후폭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등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가 추진돼 이들의 합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가 않다"며 "중앙당과 마찬가지로 반발하는 후보들이 친이계로 분류될 수 있어 무소속 연대가 충북에서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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