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수(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산업진흥팀 팀장)

지난 1/4분기 세계 첨단기술분야의 핫이슈의 하나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렸던 2004 국제가전쇼(ICES)였다.
21세기를 대표하는 글로벌 IT기업이 갖만들어낸 디지털제품이 망라된 이 전시회에서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던 분야는 대형 TV용 디스플레이의 대명사인 PDP. 새로 등장한 80인치와 76인치 화면 앞에는 “경이롭다” “일본도 아닌 대한민국에서 만들어내 더 놀랍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유리 원판 하나에 2~4장의 PDP를 뽑아내는 이른바 ‘다면취 공법’의 세계 최초 개발로 삼성SDI, LG전자 등 국내 PDP업체들은 일본 IT기업과 기술격차를 1~2년 벌려놓고 ‘없어서 못판다’는 디지털TV 세계시장의 석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첨단기술을 앞서서 연구개발하고 세계시장에 당당히 메이드인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창출한 국내의 PDP업체들의 성공은 우리의 기술산업 전통과 맥을 같이한다.
고대 이래 유리공예와 고려청자, 그리고 금속공예품 등 많은 수출품들이 기술우위와 문화적 우위를 바탕으로 서역 페르시아까지 팔려나갔고 이는 곧 국 국가경제 측면에서 원시적 자본축적을 가능하게 해 인문학 발전과 더많은 신기술 개발의 원천이 되었다.

14세기에 태어난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경우를 보자. 백운화상은 방대한 독서량을 바탕으로 선(禪)의 요체를 가려 뽑아내었고 시주라는 모금형태를 통해 자금이 모아졌고, 여기에 첨단기술인 ‘밀랍주조법’이 결합하여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가 탄생한 것이다.

창작정신과 투자, 그리고 이를 구현한 첨단기술의 조화로운 융합의 본보기이다. 문화와 산업은 이처럼 이분법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동전의 양면처럼 언제나 하나의 다른 측면일 뿐이다.
문화산업의 지역특화 전략도 마찬가지이다. 창작문화의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고 체계적이고 지속성있는 첨단기술기반산업의 집적화(클러스터)속에서 꽃과 열매를 수확하는 선순환 구조가 창출된다.

5년 이내를 기준으로 한 단기적이고 단속적 성과에 몰입하기 보다는, 20년 30년을 내다보고 전략의 성공을 궁극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확고한 의지와 과감한 투자지원체계 그리고 지역사회내 산·학·연·관간 강한 유대(네트워크)와 신뢰형성에 초점이 모아져야 하겠다.
15일은 국회의원선거일이다. 국민을 대의하는 정치지도자를 뽑는 축제이다. 이제 21세기 국민들 먹고 살 걱정을 덜어줄 미래지향적인 혁신성과 실행능력을 겸비한 그런 리더십의 선택과 양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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