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이희영·글=이재표

1983년 KBS는 ‘이산가족찾기 특별생방송’을 진행했다. 당시 휴전 30년만에 이뤄진 상봉행사를 다룬 설운도의 노래가 ‘잃어버린 30년’이다. 30년은 가족이 생사조차 모르고 지냈을 생이별의 시간이다. ‘잃어버린 시간’은 결코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에 안타깝고, 가혹한 세월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1997년 대선은 ‘5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진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2002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뒤를 이었다. 보수는 두 정권이 집권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2007년 대선을 통해 다시 한나라당이 집권했고 2월25일로 이명박 정부 4년이 흘렀다.

그동안 4대강이 파헤쳐지고 남북관계에서 햇볕은 사라졌다. 또다시 ‘잃어버린 4년’을, 심지어는 ‘도둑맞은 4년’을 운운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권력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잃어버린 시간이 있으면 되찾아올 시간이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문제는 상처받은 나라와 국민들이다. 치유와 회복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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