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도 혼전지역 늘어나, 민노당은 계속 약진 분위기

 충북의 총선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 변화의 큰 줄기는 전국적인 현상과 크게 다를게 없다. 열린우리당의 독주에 야당의 제동이 커지는 것이다. 이미 몇몇 곳은 경합지역으로 바뀌고 있다. 여론조사 발표가 금지되기 전까지만해도 도내 여덟곳의 선거구는 예외없이 열린우리당의 절대적 우세가 대세를 이뤘다. 야당의 현역의원들까지 탄핵정국의 덫에 걸려 열린우리당 후보에게 무조건 밀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판세는 야당 특히 한나라당의 역공에 되레 이끌리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열린우리당은 탄핵정국이 안겨 준 지지도의 방어에 부심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각 캠프에서도 불과 10여일전에 누렸던 지지도가 그대로 투표날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4, 50%대의 지지도는 최고 정점이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판도변화에 결정적 단초를 제공한 것은 역시 거여 견제심리와 한나라당 박근혜체제의 출범, 그리고 열린우리당 정동영의장의 노인관련 발언파문이다.
 

 우리당은 4곳, 한나라당은 3곳 당선권 분류

 

 열린우리당은 청주 상당과 흥덕을 충주 청원선거구 등 4곳을 당선안정권, 청주 흥덕갑과 제천단양  보은옥천영동선거구 등 3곳을 백중우세, 그리고 증평괴산진천음성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현역의원이 포진한 청주 흥덕 갑과 제천 단양, 보은옥천영동선거구를 내심 당선권으로 바라보면서 흥덕 을과 충주선거구도 경합지역으로 분류하려는 눈치다. 한나라당은 최근 되살아나는 당지지도에 크게 고무되면서도 이런 추세가 과연 어느 선까지 이어질지는 쉽게 판단하지 못한다. 유일하게 충북에서 정우택의원을 현역으로 두고 있는 자민련은 역시 정의원을 당선권으로 인정하며 15, 16대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신 후  장기간 지역구를 관리해 온 청주 흥덕 갑구의 최현호후보에게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전문 집단의 잇따른 합류로  지지세 확산분위기가 날로 높아지는 민노당은 지난 대선 때 정몽준의 후보단일화 파기같은 '돌출변수'를 경계하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  민노당 지지자는 "이러다간 총선목표를 수정할지도 모른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총선전이 막바지로 들어 설수록 돌출이슈에 의한 영향력이 더욱 클 수 밖에 없지만 지금으로선 충북에서도 탄핵정국과 정동영의장 발언, 그리고 총선시민연대의 낙선자 발표와 낙선운동이 투표날까지 판세변화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조짐이다. 다만 특정인의 경우 상대 당과 후보측에서 비리및 부동산 투기의혹을 집중 제기할 움직임이어서 이로 인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압승보다는 신승이 많을 듯

 

 청주 상당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고수해 온 열린우리당 홍재형후보에 대한 한나라당 윤의권후보의 막판 공세가 관심을 끈다. 당초 경합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탄핵 후폭풍 때문에 홍후보의 독주현상이 두드러졌는데, 막상 윤후보가 우리당 정동영의장 발언파문의 약발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결과가 주목되는 것이다. 윤후보는 총선전 훨씬 이전부터 노인회 후원회장을 맡는 등 노인층에 각별한 공을 들였는데 이번에 뜻밖의 호재를 만났다.
 여론조사에서 열린우리당 오제세후보의 우세가 이어졌던 흥덕 갑구는 특히 변수가 많다. 현역인 한나라당 윤경식후보가 탄핵찬성으로 총선시민연대의 낙선대상자로 오른 반면 열린우리당 오후보는 부동산투기 의혹등 구설수에 휘말려 향후 파장이 적지 않을 조짐이다. 둘간의 이전투구를 틈타 자민련 최현호후보와 민노당 배창호후보의 상대적 약진도 점쳐지고 있다.
 충주선거구도 요동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시종후보측이 "이미 따놓은 당상"임을 강조하지만 한나라당 한창희후보는 역으로 "이미 역전됐다"고 호언장담한다. 지금으로선 총선 막판에 이시종후보의 발목을 잡은 다목적체육관 의혹건이 대세를 가를 수도 있다. 현재 충주의 표심이 '이시종 대 반이시종' 구도로 급격히 재편되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증평괴산진천음성 선거구는 단연 자민련 정우택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종률후보(변호사)의 각축이 눈길을 끈다. 어느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2선의 현역의원을 괴롭히는 김종률후보에 대해선 여전히 평가가 엇갈린다. 그의 지지도는 탄핵정국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폄하와 함께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인정받는다는 평가가 동시에 제기되는 것이다. 민변 소속인 그는 사실 인지도에 비해 예상외의 지지도를 받는게 사실. 때문에 여론조사의 인물 적합도에선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은 정우택후보는 난데없이(?) 복병을 만난 셈이다. 열린우리당이 중앙당 차원의 집중지원 의사를 시사하고 있고, 3선의 고비를 무사히 넘겨야 '대망'을 품게될 정우택후보 역시 배수진을 칠수 밖에 없어 승부는 더욱 재미나게 됐다.  이곳이 복합선거구라는 점에서 지역별 역학관계가 승부의 큰 변수가 된다./한덕현기자

 ==사진설명==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선거판도는 변수에 특히 취약하다. 요즘 후보들은 "밤새 안녕하신가'를 실감하고 있다. 사진은 각당 후보들의 거리유세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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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5명 현역의원 생존율 "절반"                ==현역의원 인물사진==
세명은 위태 위태, 안정권은 단 한곳 추정


 충북에서 출마한 현역의원은 5명. 홍재형(우. 청주 상당) 윤경식(한. 흥덕 갑) 송광호(한. 제천 단양) 정우택(자. 증평괴산진천음성) 심규철(한. 보은옥천영동) 등이다. 이들중 과연 몇명이나 살아 남을까도 이번 총선의 한가지 관전포인트다. 그러나 17대 총선의 화두인 '물갈이'  대세를 충북 역시 피할수 없을 것같다. 현재로선 이들 5명중 한명 정도가 당선 안정권일 뿐, 나머지 3명은 상대후보와 경합 그리고 한명은 불리하다는게 정설이다. 최악의 경우 5명중 2명 정도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
 3선에 나선 정우택 송광호의원이 다시 의원배지를 거머쥔다면 이들의 정치력은 물만난 물고기식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되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급전직하의 추락이 불보듯 뻔하다. 특히 정의원은 이미 자민련의 차세대주자로 지목됨으로써 3선은 곧 '위상의 비약'을 보장할 수도 있지만 본인이 당선되더라도 만약 자민련이 참패할 경우 상황은 복잡하게 꼬이게 된다. 지난 4년간 본인을 괴롭혀 온 소위 '물건은 좋은데 포장지가 시원찮은' 악순환을 또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3명은 모두 초선으로 이들 역시 이번에 재선에 성공한다면 각자의 정치력에 탄력이 붙을 수 밖에 없다. 홍재형의원은 비로소 경제부총리의 화려한 공직경력을 의정활동에 제대로 접목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고, 둘다 율사출신인 윤경식 심규철의원은 목소리에 힘을 싣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재선, 3선 기상은 지금으로선 그렇게 맑지만은 않다. 때문에 투표날이 가까워올 수록 이들의 조바심은 더 하다. 일부 언론은 '지역발전을 위해 중량감있는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해괴망측한(?) 논리로 이들의 입지를 은근히 대변하지만 후보에 따라선 곧 혹독한 시련이 닥칠지도 모른다. 이미 특정인의 경우 주변 여론으로부터 '업보' 굴레까지 씌워지며 퇴장의 초읽기를 강요받고 있다. 결국 한 사람만을 선택하는 선거는 역시 냉혹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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