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육지행, 탈출막기 위해 기간병 밤샘 보초

훈련으로 단련된 건장한 청년들에게 성적욕구는 감당하기 힘든 원초적 본능이었다. 상대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원들에게 육지상륙이 허락됐다. 기간요원들이 인천지역의 윤락가를 사전답사해 창문에 쇠창살이 있고 탈출하기 힘든 집을 골라 둔다.

야간에 쾌속정을 타고 훈련대원들을 육지로 이동시켜 예약된 윤락가로 향한다. 대원들이 들어간 방에는 사과, 우유, 계란을 하나씩 넣어주고 기간요원들은 밤새 밖에서 보초를 선다. 만에하나 탈출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대원들은 모처럼 만난 민간인, 그것도 여자와 잠자리를 하면서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집에 연락을 해달는 부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간요원에게 사전교육을 받은 윤락녀들은 외부연락과 같은 허튼 짓은 꿈도 못꾼다. 하룻밤 만리 장성을 쌓은 대원들은 새벽시간에 해장국을 한그릇씩 비우고 다시 실미도로 돌아온다. 돌아온 날은 훈련없이 하루를 쉬게 한다. 모처럼 육지에 나가 허탈해진 마음을 그렇게라도 달래 주려는 배려에서다.

간혹 성병에 걸리는 훈련대원이 생겨 애를 먹기도 한다. 기간요원이 인천에 나가서 약을 구해올 수 밖에 없다. 믿거나 말거나와 같은 실미도 훈련대원만의 응급약도 있다. 이들은 담력훈련의 일환으로 무연고 무덤을 파헤치기도 한다. 이때 수습한 뼈를 가루로 내어 비상약을 썼는데 훈련병들을 괴롭히던 성병까지 거짓말처럼 낫기도 했다. 인간이 가진 본능을 최소한 충족시켜주는 '윤락가 기습작전'은 한동안 대원들의 사기를 드높여 훈련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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