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청주 우암산 3·1공원에 부끄럽게(?) 서있던 정춘수동상이 시민단체의 힘으로 철거됐다.
동상에 밧줄을 맨 일부 회원들이 잡아당겨 쓰러트렸던 것. 이로인해 공공기물파괴 혐의로 관련자 3명이 재판에 회부돼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우암산 끝자락의 청주향교 주차장터에 친일관료들의 송덕비가 굳건히 자라잡고 있어 3·1절, 8·15 광복절마다 시비가 되풀이 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존성비(尊聖碑)인데, 최고의 존경심으로 높은 뜻을 기린다는 의미의 비석이다. 청주향교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로 세운 비인데 문제는 4개가운데 2개가 일제 친일관료인 충북지사 김동훈, 청주군수 이해용의 존성비라는 점이다.

1930년대에 동시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해용은 매국노 이완용과 6촌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출신인 김동훈은 관립 일어학교를 거쳐 충북지사와 조선총독부 학무국장까지 지냈다.

오늘날 교육부라고 할 수 있는 학부의 말단관리로 들어가 9년만에 강원도 홍천군수가 된 김동훈은 조선을 병합한 후에 공인이 많은 자에게 일제가 주는 병합기념장을 받은 친일인사였다. 해방 57돌을 맞은 청주시내 한복판에 일제 고위관료의 공덕비가 버젓이 자리잡고 있는 현실을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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