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도시의 유흥업소화 급속히 진행, 기업화 유흥업소 따른 각종 사회문제 우려

29일 밤 12시 청주시 흥덕구 하복대 지역에 지난 17일 문을 연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
휘황한 조명발 아래서 500여명의 남녀가 몸을 비틀고 있다. '도내 최대 규모의 나이트 클럽’이 라는 수식어에 ‘크겠거니’ 생각했던 기자는 그 위세에 한동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지상 4층에 연면적 4603m 에 달하는 규모다.

지금까지 청주지역에서 규모가 있다는 나이트 클럽이라면 '청주관광호텔 지하 나이트 클럽'과 상당구 북문로 '유토피아 나이트 클럽' 정도가 꼽혔다. 이들에 비하면 이곳 아라비안 나이트는 ‘골리앗'이다. 청주지역에 나이트 클럽 대형화는 청주시 상당구 우암동에 자리잡은 '맘모스 나이트클럽' 이 불을 당겼다.

지난 해 개업한 맘모스 나이트 클럽은 주택가 밀집 인접지에 지상 4층 규모의 시설을 하고 나섬으로써 기존 유흥업소를 긴장시켰다. 기존 여타 시설과는 ‘규모의 차'에서 차별화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맘모스는 또 다른 대형 시설의 시초가 되었지만 화재로 문을 닫는 악운으로 주춤하고 있다.
지난 19 일 새벽 3시쯤 나이트 클럽 내부 조명 등 연결 전선에서 발화되어 내외부를 모두 태워 언제 재개업 할지 불투명한 실태다.

이날 맘모스의 화재는 이 보다 규모가 큰 아라비안나이트 클럽이 개업한 지 이틀만에 일어나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의 개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이게 될 맘모스 나이트 클럽이 어떻게 대응하며 생존해 갈 것인지 주목거리였기 때문 이다. 맘모스 나이트 클럽은 화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되었든 대형 나이트 클럽은 불과 몇일사이에 맘모스에서 아리비안 나이트로 한 단계 업(Up)을 하며 또 다른 대형화에 관심을 촉발시켰다. 대형화의 가속도는 바로 나타났다.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의 개장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인근의 리오호텔 나이트 클럽이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 규모를 능가하는 나이트 클럽시설을 착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장소는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 바로 맞은 편.

지난해 12월 4일 청주시로부터 위락시설로 허가 받은 이 시설은 연면적 3352㎡인 지상 4층 규모. 이는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 보다 연면적에서 적은 시설 규모다. 그렇지만 곧 시설변경을 계획하고 있어 전국 최대의 나이트 클럽 시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흥업소의 대형화 고급화는 전국적인 추세다. 이는 경쟁력을 갖기 위한 사업의 일환이다.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의 실제 전주(錢主)는 전국에 이런 대형 나이트 클럽을 8개나 보유하고 있는 천안 사람으로 알려지고 있다. 규모화 시설화에 이어 기업화의 경향을 읽을 수 있다.

교육도시 무색, 거대 유흥업소 난립
그런데 이런 거대 유흥업소들이 왜 하필 교육 도시 청주에 난립하기 시작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아라비안 나이트 클럽을 비롯한 대형 나이트 클럽들이 들어서기 이전부터 청주의 관문 하복대 지역은 마치 외국 고급 휴양지에 온 듯한 고대 성곽을 본뜬 수 십여개의 러브 호텔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흥 개발지역이 생기기만 하면 곧 거대 유흥업소로 전락하고 만다. 용암동 택지개발지역이 5만세대가 들어선 신 주거지역으로 개발되었지만 몇 년이 지나지 않아 환락의 도시로 바뀌어 주거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이어 가경동 지역이 개발되면서 대형 유흥업소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더니 용암동에 필적하는 유흥가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이젠 하복대 지역이 공략지역으로 떠올랐다.

크고 작은 유흥업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는 가 싶더니 초대형 나이트 클럽 아라비안 나이트와 리오호텔 신규 나이트 클럽이 마주보며 자웅을 겨룰 것으로 보여 수천명이 하복대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규 대형 나이트 클럽을 신축하고 있는 이원호씨는 "아라비안 나이트와 서로 경쟁이 되겠지만 반면에 상호 유인책이 되어 손님을 이 지역으로 집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도시의 유흥업소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전 도시의 유흥업소화 우려
식품위생법에 의한 주점과 음식점의 허가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을 말한다. 유흥음식점은 음식과 술, 노래에다 여성 접대부까지 둘 수 있는 유흥주점이며 단란주점은 여기서 여성접대부 고용이 않되는 시설이다. 일반음식점은 음식과 술만 팔 수 있고 휴게음식점은 오로지 음식만을 팔 수 있다.

여기에 따른 도내 주점 허가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유흥주점이 579개(청주 127, 충주 185, 제천 65개 등)며 단란주점은 493개(청주 133, 충주 102, 제천 67개 등)에 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규 유흥주점의 허가를 규제했던 충북도가 지난 18일자로 이를 전면 폐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유흥주점의 신규 허가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과 단란주점이 유흥주점으로 업종을 변경하게 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충북도의 유흥주점 허가 제한 폐지는 기존업소에 대한 과도한 특혜 및 형평성 시비 제기 등으로 더 이상 고집할 수 없는 처지로 이해되고 있다. 지난 90년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와 함께 보건복지부 고시로 내려진 유흥주점의 허가 제한 조치는 95년 시도 자율에 맡겨진 이후 지난해 6월 제주도를 끝으로 이미 해제된 바다.

충북도는 유흥주점의 신규허가가 과도하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신규허가 제한이 철폐된 후 청주에서 2건이 허가 신청되는데 그친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유흥주점 허가는 상업지역이어야 하고 건축법상 위락시설이어야 하며 도시계획법상 주거지역 및 학교 시설과 일정거리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2중, 3중의 제한 조치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허가보다 대형화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화형 유흥업소는 그에 따른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존업소가 주변 기반시설 없이 대형화 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교통ㆍ주차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또한 기존건물이 대형 위락시설에 적합치 않은데도 편법으로 시설변경이 되는데 따른 소유등 민원의 소지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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