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한 절차였다, 내 밥상도 남 주란 말이냐"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법인 청교석학원 청주대에 대해 벌인 감사 결과의 두 번째 핵심은 학교 공사를 재단 관련 건설업체인 삼창토건(주)에 불법적으로 수의 계악을 했다는 것이다. 감사에서 드러난 불법적인 수의 계약은 ‘대천수련원 신축공사(31억원), 새천년정보관공사(81억원), 운동장조성공사(48억원) 등 160억원에 상당하는 공사다.

이들 공사 모두 청석학원의 관련 회사인 삼창토건(대표 김두성)에 수의계약되었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석학원 산하 중ㆍ고교등 재단내 모든 학교 공사를 수의 계약을 통해 독점하고 있다.
삼창토건은 청석학원 설립자인 김원근옹의 양자로 재단 이사장과 청주대총장을 역임한 김준철씨와 그 가족(부인, 아들 등)의 소유.

따라서 삼창토건은 김준철씨 일가가 사학재단을 이용한 치부수단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심지어 삼창토건은 청석학원의 수익이 설립자 가족인 김씨 일가로 들어가는 통로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주대 공사에 대한 삼창토건의 수의계약에 의한 마구잡이식 공사 논란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문제로 학내 분규의 중요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교육부의 감사, 수사기관의 내사 등이 이루어져 왔지만 특별한 조치없이 유야무야되어 왔고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낌없이 계속되어왔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번 감사에서 총장등 관련자들에 대한 중징계를 하도록 통고함으로써 예전과는 다른 분위기임을 암시하고 있다.

국가 계약법에 준해야

사립학교법은 공사계약 및 물품구매에 있어 공개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는 국가 계약법에 준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청주대는 이들 공사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했지만 삼창토건으로 무조건 밀어줬다.
이는 공사비의 과다 계상 또는 과다설계를 통해 삼창토건으로 학교자금을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하고 있다.

 지난 80년대 초에 삼창토건의 시공으로 지은 도서관 건물이 부실시공으로 당시 학섕들의 비난 대상이었으며 94년 학생회관 건립에는 일반건축비 보다 훨씬 높은 평당 265만원의 건축비를 계상해 '마구잡이 폭리’ 를 취한다는 학내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감사에서도 새천년정보관 공사설계에서 옥상의 방수가 고무아스팔트계도막수위와 액체방수 설계 등 이중방수설계가 되어 있어 과다 설계라는 지적을 받았다. 청주대 관계자는 “과다설계는 있을수 없다. 방수 설계의 경우전체 80억원이 넘는 공사 금액중 액체방수 설계에 의한 공사비는 2천만원밖에 더 들어가지 않는다. 하자 발생시 항상 방수문제가 가장 골치 아픈 사항이라 공사 할 때 완벽을 기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높은 건축비 논란에 대해서는 “일반 아파트 공사의 건축비와 단순 비교할수 없다. 일개층의 높이가 다르고 자재, 인건비, 산재 보험률 등에서도 차이가 난다’’며 수의계악을 했다는 것이 잘못일뿐 다른 문제는 없다는 주장이다.

운동장 공사시 설계변경에 의한 공사비의 추가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창토건 관계자는 공사중 암반이 발생한 부분과 스탠드 조성에 대해 설계 변경하여 10억여원의 추가 공사비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ㆍ고교까지 싹쓸이 수의계약

문제는 삼창토건의 공사가 청석학원내 청주대 공사에만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재단내 산하중ㆍ고등학교 까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청주대와 같이 학교 자체자금만으로 이루어지는 공사가 아니라 교육청 또는 국비 지원에 의한 공사라는 점에서 국고 손실문제와 아울러 감독관청인 충북도 교육청의 관리 감독 부실 지적을 낳고 있다,

삼창토건은 지난 9월 청석학원 산하대성중학교의 식당신축공사 및 천장교체공사를 낙찰 받았다. 도교육청은 대성중학교 식당신축사업에 1억9800만원, 천장교체에 4천665만원등 모두 2억1천465만원을 지원했고 청석학원 자체부담은 7천10'만원 뿐이다. 대성중학교 공사의 삼창토건 낙찰은 교육부와 청석학원 감사에서 학교와 관련한 공사를 특정 업체가 독점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마당에 이루어져 교육부 감사를 무색케 했다.

이에앞서 삼창토건은 지난 96년과 97년 대성여중의 교실 신축 및 증축공사를 비롯 청주상고, 청석고, 대성여상,대성중 등 청석학원 재단 산하 중ㆍ고교의 공사를 대부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성여중 교실 신축공사는 96년 당시 삼창토건에서 1, 2층 공사를 하고 난 후 다음해 지원된 10억원에 달하는 증축공사도 수의계약으로 낙찰받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각 사립학교에 시설비만 지원하고 학교에서 입찰을 실시해 실태를 잘 알지 못했다”며 “최근 특정 업체에 특혜 의혹이 제기되어 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뾰족한 해결 방안이 없어 난감하다’’고 밝히고있다.

“내 밥상 남 줄수 있느냐"

끊임없는 감사지적에도 불구하고 청석학원 공사에 대한 삼창토건의 수의계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청석학원과 삼창토건의 근본인식에서 기인하고 있다. “건물의 유지관리 차원에서 삼창토건에 맡기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공개입찰때보다 낙찰율도 더 낮은 실정이다. 그에 앞서 사립학교 법에 따라 공개 경쟁입찰에 부쳐야 한다고 하지만 설립자가 세운 건설회사가 있는데 다른 회사에 공사를 줄 수 있느냐.”는게 청주대 시설 관계자의 얘기다.

삼성이 사옥을 짓는다고 하면 자기계열사인 삼성건설에 맡기지 현대건설에 주겠느냐는 논리였다.
삼창토건 김두성사장은 “학원 설립자께서 자수성가로 돈을 벌어 학교를 설립하면서 하나 하나 건물을 지어 나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설사를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 회사라지만 학원 설립자가 세운 회사이니 연고가 있는 것 아니냐’’며 청석학원과 삼창토건의 특수관계를 이해해 주길바랬다. 그러나 청주대의 문제가 바로 그 연고를 제대로 정리 또는 정립하지 못해 계속 유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민경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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