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청주시의 첫 만남은 아름다운 가연(佳緣)이었다. 김우중 전 회장이 자신의 자서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의 판매수입을 청주시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지난 92년 당시 40억원을 들여 청주시 신봉동에 소년소녀 가장의 보금자리인 ‘대우 꿈동산' 아파트를 건립했던 것. 김 전 회장이 청주시에 소년 복지시설을 짓게 된 배경에는 청원출신의 시 국방부장관 이상훈씨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우중공업이 방위산업체로써 각종 군사장비를 하면서 납품사인 대우의 총수와 발주처인 국방부의 수장이 각별한 관계를 맺게 된 것으로 보인다. 대우 꿈동산’ 건립과정에서 당시 관선 나기정청주시장과 대우 김 전 회장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이후 나시장은 시청사 이전, 수동 재개발, 상당로 지하상가 조성등 굵직한 지역사업을 기획했다.

특히 청주시청과 육거리 구간의 지하상가 개발사업은 대규모 민자유치사업으로 대기업이 아니면 넘볼 수 없었기 때문에 대우의 ‘사전교감설’ 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년 나시장이 충북도 부지사로 자리를 옮기고 민선 김현수시장이 취임하면서 앞서 구상한 3가지 지역사업은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한편 98년 민선 2기 나시장 체제가 출범하면서 가경동 공용버스터미널 이전사업이 가장 긴박한 현안자업으로 떠올랐다. 터미널이 완공되고 주변상가도 조성됐으나 고속버스 운송회사의 이전거부로 상권형성이 늦어져 집단민원으로 번지는 상황이었다. 또한 터미널뒷편의 백화점 부지를 매입한 진로가 부도나면서 새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

 이때 대우 김전회장이 나시장과 가경동 사업장 현장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는등 긴밀한 협의가 진행됐다. 이후 (주)대우가 진로측의 백화점 부지를 인수키로해 청주시가 한시름을 덜기도 했다. 하지만 IMF 폭풍속에 대우그룹이 좌초되면서 청주시는 ‘믿음직한' 민간 투자업체를 잃게됐고, 오늘날에는 터미널 무상사용 기간을 놓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악연(惡緣)이 되버렸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