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개발연구원 이태일원장, 올 판공비 3600만원 고갈돼 추경예산 시도
주말에 서울 특정 음식점서 집중지출, 해외출장ㆍ사무국 인사도 잡음

주말에 서울 특정 음식점서 집중지출, 해외출장ㆍ사무국 인사도 잡음-
올해 충북도의 국감자료. 가운데 도내 기초단체장의 2000년도 판공비 지출내역이 관심을 모았다. 제천시 권희필시장은 예산배정액 7200만원 가운데 절반만 사용하고 49% 3553만원을 그대로 남겨 화제가 됐다. 기관장의 ‘호주머니 돈'으로 인식돼 전국 시민사회단체의 지탄을 받아온 ‘기관운영업무추진비(판공비)' . 그 만만한 돈을 절반밖에 쓰지 않은 것은 신선한 충격이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충북도 산하 충북개발연구원장의 판공비 지출내역은 정반대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올해 예산으로 편성된 3600만원의 판공비가 이미 8월말에 바닥이 드러나 사무국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회계년도의 1/3이 남은시점에 판공비가 바닥을 드러낸 사태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취임 1년 5개월을 맞은 이태일원장 체제의 충북개발연구원 운용 실태를 알아본다.

지난 90년 설립된 충북개발연구원은 그동안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원장직을 겸임해 왔다. 하지만 관료화 시스템의 비전문성, 비효율성 등의 문제가 제기돼 전문분야의 외부인사를 임명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따라 지난해 4월 국토개발연구원 출신의 이태호원장이 전격영입 됐고 연봉5000만원에 아파트와 전용차까지 제공됐다. 아파트는 충북도가 마련한 25평형이었고 차랑은 그랜저XG 2.0이었다. 이원장에 대한 연봉과 판공비, 거주비용 등을 감안하면 연간 1억원이상이 지출되는 셈이다.

이원장은 ‘침체된 연구 분위기를 활성화하고 기금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민간출신 기관장의 의욕적인 모습에 연구원들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올해 임금조정 과정에서 이원장에 대한 불신의 싹이 돋기 시작했다. 연구원과 사무국직원들의 임금체계가 연봉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평균임금이 ±3% 수준으로 조정됐는데 이원장의 연봉은 이사회에서 12% 인상안이 확정됐던 것.

“자신의 연봉은 12%나 올라 5700만원에 달하는데, 정작 부하직원의 임금보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문이다. 아니면 기관장으로써 자신의 인상분을 반납하려는 제스처라도 있을 법했는데, 실망이 컸다” 연구원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8월에는 연구원들이 나서야할 해외 자료수집 출장 기회를 이원장이 차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청주시 광역권개발계획을 용역받은 연구원 3명이 미국 주요도시를 7박8일 동안 일주하며 현지견학과 자료수집을 벌일 예정이었다. 이원장이 참여한 자체 용역심의위원회에서 연구원 3명의 출장비로 1200만원의 예산안을 짜기도 했다.

하지만 이원장은 방침을 바꿔 자신과 연구원 1명이 동행하도록 했다. 출장업무도 이원장은 보스톤등 동부지역에서별도 일정을 보내고 후반부에 연구원과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여비지급 규정에 의거해 관리관급인 이원장은 750만원의 출장경비가 든 반면 연구원은 480여만원이 지출됐다는 것.
또한 지난 7월 중국 상해에서 열린 세계 도시계획학회의 논문발표를 위해 4박5일 동안 개인 출장비로 190만원을지출했다.
특히 이원장의 상식을 벗어난 판공비 지출행태는 여러가지 의혹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우선 연간 3600만원에 달하는 판공비가 바닥나 9월 충북도의 2차 추경편성에 1200만원을 신청하려다 불발로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법인카드지출내역을 보면 주말에 서울의 2 -3개 음식점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에 대해 개발원관계자는 "주말마다 서울집으로 올라가는 이원장이 서울 특정지역 음식점에서 수십만원씩 집중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과연 공적업무였는지 의문이다.

개발원 책임자는 연구용역을 따내기 위해 자치단체장이나 간부를 만나고 도예산 확보를 위해 도의원을 설득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연 이원장이 이런 용도로 얼마만큼 업무추진비를 썼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 간부공무원은 ‘개발원측에서 판공비를 2차 추경에 반영할 수 없느냐고 문의하길래,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판공비는 회계연도에 맞춰 배분해 쓰는 것이 상식인데, 어떻게 이런 결과를 빚었는지 납득할 수 없다. 앞으로 연말이면 각종 행사가 집중될 텐데, 판공비 때문에 이원장이 꼭 필요한 행사를 챙기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원장은 지난 2월 개발원 법인카드로 출장마사지 봉사료를 결제해 물의를 빚은 회계담당 직원에게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은채 오히려 9월 1일자로 승진시켜 내부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임시직 사무직원으로 채용한 직원을 사실상 전용차 운전기사처럼 활용해 인사기준과 인력운용에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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