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학원 "야간 교통위험…유흥업종 학습피해"
중원관광 "인허가 적법 …학습권 피해는 없다"

지난 4월 충북도로부터 관광호텔사업승인을 받은 중원관광산업(주)의 청주 율랑동 신흥고앞 특급 관광호텔 건립사업을 놓고 법적공방전이 벌어지고있다. 학교법인 신흥학원이 지난 5월청주지법에 충북도를 상대로 '관광호텔사업계획승인처분 효력정지가처분신청’ 을 냈기 때문이다.

신흥학원은 관광호텔 건립에 따른 신흥고 학섕들의 학습권 침해를 내세웠고 중원관광측은 인허가의 적법성과 사업 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가처분사건의 담당재판부는 신흥고와 호텔예정부지에 대한 현장실사까지 벌이는 등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 환경권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을 변론 서면 내용을 토대로 정리해 본다.

①학교와 특급관광호텔의 거리

중원관광은 특급관광호텔이 학교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로 50.6m 떨어진 상대정화구역이기 때문에청주시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의 허용결정이 법적 위배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광호텔 정문에서 학교출입문까지는 133m 떨어져 있어 학습권에 별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이에대해 신흥학원측은 일체의 유흥업소가 들어설 수 없는 절대정화구역이 학교출입문으로부터 50m로 규정됐으나 불과 60cm의 차이를 두고 관광호텔 건립을 허용한 것은 시교육청 학교정화위원회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에 묻혀 교육환경권을 소홀히 판단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상대정화구역은 학교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200m까지 해당하므로 관광호텔은 상대정화구역으로 저촉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흥학원측은 "관광호텔과 최단거리에 있는 학교 운동부 숙소가 위치해 있으며 지하 나이트클럽과 불과 20m거리밖에 되질 않아 청소년 정서에 심각한 저해요인"이라고 덧붙였다.

②슬롯머신 전자유기장 설치여부

중원관광은 슬롯머신은 시설계획이 없으며 허가조차도 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나이트클럽은 지하에 시설하게 되고 주로 투숙객들이 이용하게 되며 이용시간도 주로 밤늦은 시간으로 학교측에 미치는 피해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신흥학원측은 현행 관광진흥법상 ‘특2등급 이상의 관광호텔은 관할경찰청장이 투전기영업을 허가하여 줄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언제든지 허가를 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특급호텔 투전기영업은 보증금만도 수억원대에 달하는 '황금알 사업’으로 호텔영업주가 주수입원을 포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나이트클럽의 경우 투숙객 이외의 이용자가 많다는 것은 일반적 상식이며 신흥고 3학년생의 하교시간이 밤 11시 30분으로 나이트클럽의 최대성업시간과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밖에 본보 취재결과 올초 중원관광이 충북도에 제출한 교통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층별 사용용도 가운데 복합 영화관과 게임장시설을 명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청주시의 층별 ·시설별 승인내역에서 게임장 시설이 빠지는등 재조정되긴 했지만 중원관광측이 게임장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 반증으로 분석된다.

③서울지역 사례의 진실 여부

중원관광은 율량동 호텔이 러브호텔이 아닌 품격을 갖춘 특급관광호텔이란 점을 강조하고 서울 마포고와 마포가든호텔, 충남 온양초등학교와 온양그랜드호텔 등 지근거리에 위치했다는사실을 실례로 제시했다.

신흥학원측은 반박서면을 통해 지난85년 마포고가 둔촌3동으로 이전하기 직전 서울시가 마포가든호텔에 대해 조건부로 호텔건립을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온양초등학교와 온양그랜드호텔은 도로상황과 도시상권 형성으로 미루어볼 때 호텔 주변도로가 학섕들의 통학로와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중원관광은 2차 서면을 통해 서울 중구에 소재한 정화기술고- 퍼시픽호텔, 계성여고-세종호텔, 덕수중-풍전호텔등을 실례로 들었으나 취재결과 3개 호텔 모두 학교보건법 제정 이전에 설립돼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건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학교절대정화구역에 포함된 풍전호텔의 경우 서울시중부교육청으로부터 이전폐쇄대상 업소로 지정돼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개 호텔은 인근 학교보다 먼저 건립된데다 상대정화구역에 속해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상태로 밝혀졌다.

④학교인접 도로상황에 따른 위험성

신흥학원측은 신흥고 학교부지 특성상 교문에서 교사에 이르는 진입로의 경사가 심하고 교문앞에 곧바로 24m도로가 위치해 자전거 등하교 학생들의 사고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 28년 개교이래 수십 건의 자전거 사고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사망사고가 3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중원관광측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앞에서 호텔쪽으로 순환하는 도로를 개설해 사고를 방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호텔앞 도로가 주간선도로로 교통흐름이 원활하고 공신력있는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도로 1차선 추가확보 등 조치를 취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안전에 새로운 위험요소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신흥학원은 도로 1차선 추가확보는 간선도로에서 호텔 진입차량을 위한 것이며 학교앞 순환도로 개설도 차랑통행만 유발시켜 사고위험성을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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