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취수탑 위치 잘못" 몇년전부터 지적
관계기관, "청주ㆍ대전 수질 비슷"주장

지난 6월 마지막 주, 청원군 문의면 주민들을 만나러 문의에 다. 청넘대피해 문의주민대책위와 대청호 국민관광휴양지 추진운동본부를 조직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선 주민들은 그동안의 설움과 고통을 쏟아냈다. 수몰돼서 울고, 휴양지가 취소돼 울고, 요즘에는 각종 규제 때문에 생계 해결이 어려워 분통이 터진다는 것이 이들의 말이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미천리에 있는 문의 취수탑은 위치가 잘못돼 고여있는 물을 내보내는 것이고 대전 취수탑은 본댐과 보조댐을 거쳐 여러 번 정화된 물을 대전쪽으로 내보내 청주시민들은 3급수, 대전시민들은 1급수의 물을 먹고있다"고 주장했다.

"대전과 청주 수질 2~3급수 정도"

대청댐의 80%가 충북 땅인데도 수자원공사 본사가 대전에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충북이 충남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는 것이 문의 주민들이 가진 생각이다. 청주사람들은 더러운 물, 대전사람들은 깨끗한 물을 먹고 있다? 눈에 번쩍 뜨이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취재결과 이들의 말에 대해 수자원공사, 충북도, 환경공학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그럴 리가 없다. 청주와 대전의 수질 차이는 별로 나지 않는다. 양쪽 다 2급수와 3급수를 왔다갔다 하는 정도다”라며 펄쩍 뛰었다. 그럼에도 문의 취수탑의 위치에 대해서는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충북대 환경공학과 전항배 교수는 “청주에서 최단거리를 찾다 이쪽에 건립됐는데 당시는 공사비 절감차원에서 한 것이다.

 이 곳은 주변에 민가가 많아 오염물질이 배출돼 수질이 나빠질 수 있고 수심이 낮은데서 취수한다’며 썩 깨끗한 물은 아니라고 말했다. 충북대 도시공학과 이광호 교수도 “당시에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토목적인 견지에서만 취수탑을 건립해 위치 선정이 잘못됐다. 여기는 물이 한번 들어오면 6개월에서 1년까지 머무르는 등 체류시간이 ' 너무 길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두교수 모두 대전과 청주쪽 수질에 대해서는 정수작용을 충분히 해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 충청일보 기자로 ’금강의 생태’를 충청일보에 오랫동안 연재했던 김성식씨도 취수탑의 위치를 문제삼았다. 그는 “문의 취수탑은 지형이 만(灣) 형식으로 돼있어 물이 정체되는 지역이다. 대청호 본류에서 많이 떨어져 있고 물이 흐르는 곳이 아니다. 물이 고여있으면 수온이 올라가 녹조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그리고 그 곳은 면지역으로 민가가 많은데 미천리 주민들의 생활하수중 일부는 무심천으로 흘러가지만 일부는 대청호로 들어가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문의취수탑, 물이 정체되는 지역

김씨는 반면 하석리 취수장은 댐 중간 수심이 깊은 곳에서 물을 퍼올려 연중 차고 맑은 물을 공급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온도도 평균 섭씨 7,8도로 일정해 수온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곳 현도면 하석리는 현재 대청호광역상수도사업 Ⅱ단계가 공사중인 곳으로 지난 95년 시작해 오는 2002년완공을 목표로 있다.

 현재 전체 공정률은 68%선 문의면 주민들은 하석리 취수장이 준공되면 문의 취수탑에서 나오는 물을 농업용과 공업용으로만 쓰겠다고해 규제가 어느 정도 풀리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최근 충북도로부터 두 군데 물을 다 식수로 쓸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광역상수도사업 Ⅱ단계는 대도시권 물 공급을 확충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문의취수탑 기능을 옮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곳이 완공되면 물 1일 생산량98'만t 가운데 충북으로 44만t, 충남으로54'만tol 들어간다”고 답해 청주시민들은 계속해서 문의 취수탑에서 나오는 물을 먹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하석리 취수장이 완공되면 청주시민들이 더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것이라고 믿고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취수탑 주변은 민가도 없어

반면 대전 취수탑은 보조댐 밑, 민가가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렇게 대전 취수탑은 생활하수가 나오지 않는 곳에 있어 4대전 충남쪽 사람들이 더깨끗한 물을 먹지 않겠느냐는 것이 문의 주민들의 얘기다.
실제 취재중 만난 전문가들은 취수탑의 위치 선정이 잘되고 못되고에 따라 물의 깨끗한 정도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하는데 동의했다.

따라서 ‘대전은1급수, 청주는 3급수’ 물을 먹고 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다소 과장은 됐지만 청주쪽 수질이 대전쪽보다 좋다는 근거도 없다. 다른 곳보다는 대청호 물이 깨끗하다는 관련자들은 농약성분이 점점 증가하고 장마철에 엄청난 오 · 폐수가 유입되는 점이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또 국민관광휴양지 개발에 반대하는 충북대 도시공학과 이광호 교수는 중부권의 마지막 상수원 보호를 위해 휴양지재지정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청호는 충북 옥천군, 영동군,전북 무주군 전체와 충북 보은군, 충남금산군, 전북 진안군, 장수군 대부분과 충북 청원군, 그리고 경북 상주군 일부에 걸쳐 있다. 총 유역면적은 4134㎢에 달하고 유로연장은 251km. 문의 취수탑에서 취수한 후 청주정수장에서 상수용수를 공급하고 있는지역은 청주시를 포함해 청원군, 연기군, 천안시, 온양군, 아산군 일대 등이다. 광역상수도 II단계 사업이 끝나면 이 범위는 더 확대된다.

하지만 문의 취수탑의 위치가 벌써 몇 년전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여러통로에서 제기됐어도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는 점은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옛날 얘기 아니냐’’는 응을 보였지만 관계기관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 홍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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