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장모ㆍ박모 여인 무고 혐의로 구속

경찰의 성추행과 피의자 비호 의혹 등을 제가하며 MBC '시사매거진2580' 이 두 차례나 보도했던 사채업자의 윤락녀 인신매매 사건이 제보자인 윤락녀들이 잇따라 무고혐의로 구속되면서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

4월 21일 김모 송모 씨로부터 허위 신고를 사주 받아 경찰에 허위 신고하고 이같은 내용을 언론에 제보한 장모 여인(27)이 무고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으며 6월 2일에는 같은 혐의로 박모 여인(22)마저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통해 김모 씨의 동거남이자 속칭 '전화바리' 윤락업소의 포주인 고모 씨가 윤락녀 권모 여인에 대한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이를 사채업자 김모 씨가 꾸민 일이라고 판단, 김씨를 음해하기 위해 거짓으로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부녀매매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사채업자 박모 씨의 측근 송모 씨도 이에 가세, 박 씨의 혐의를 김 씨에게 뒤집어 씌우기 위해 평소 김씨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구속된 장모 · 박모 여인 등 윤락녀들을 사주, 언론과 경찰에 허위 신고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동생활 하며 사건 시나리오 작성
경찰 조사 결과 윤락녀들이 전국을 전전하다 마카오 해외 원정 윤락에 나선 것과 장 여인이 구속 수감중인 박 씨에 의해 전주 사창가로 매매된 것을 김씨가 매매한 것으로 뒤집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 한달여 동안 여관에서 공동생활을 하며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무고 혐의로 구속된 장 · 박 여인을 사주한 김씨와 송씨(지명수배 중)는 김씨의 동거남 고모씨가 구속된 것이 사채업자 김씨가 뒤에서 조종한 것이며 구속된 사채업자 박 씨도 김 씨가 구속되면 풀려나게 된다고 윤락녀들을 설득, 허위 신고케 했다는 것이다.

김 · 송씨는 '윤락녀들이 업소를 옮기는 과정과 마카오로 가게 된 것은 김씨가 윤락녀들을 매매한 것이며 장 여인을 전주로 팔아 넘긴 것도 박씨가 아니라 김씨다. 김씨는 국제인신매매 조직의 국내 모집책"이라는 내용으로 치밀하게 시나리오를 만들어 지난해 9월 28일 서울경찰청 폭력계에 신고했다.

장 여인은 경찰 진술에서 "서울청에서 사실확인서를 작성할 때에도 김 씨와 송 씨가 불러 주는 대로 적었고 시키는 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핀잔을 주며 나무랐다. 옆에 따라 다니며 혼자 돌아다니지 못하게 감시하기도 했다" 고 말했다.

박 여인도 "작년 9월 청주 하복대의 모 여관에서 한달여 간 같이 생활하며 미리 진술할 내용을 적어 놓고 연습했으며 경찰이 질문할 예상 질문도 만들어 숙지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박 여인은 또 "형사가 그냥 놀러 간 것이 아니냐고 물으면 놀러 간 것이 아니라 분명히 감금된 것이며 밖으로 못 나가게 했다고 진술하고 놀러간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진술할 때에는 또렷이 감금 당했다고 하라고 송 씨와 김 씨가 지시했다. 진술할 때 막히면 머리가 아프다고 핑계대고 경찰서를 나와라 너희들은 피해자니까 상관없다고도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 송 씨는 사채업자 김씨에게 채무가 있는 장 씨에게는 사채업자 김 씨가 구속되면 빚을 갚지 않아도 되며 김 씨가 운영하던 다방의 운영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박 씨에게도 다방운영권과 나중에 사례하겠다며 이들을 설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9월 6일 장 여인 등은 청주동부경찰서에 사채업자 김 씨등을 인신매매 등으로 신고했으나 대질신문에 나타나지 않아 내사 종결됐다.

9월 23일에는 충북청 기동수사대에 장 여인이 오히려 박모 씨를 인신매매로 신고했다 다시 인신매매범이 박 씨가 아니라 김 씨라고 번복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장 여인을 성추행했다고 감사실에 진정하기까지 했다. 이들이 서울청에 진술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은 국제인신매매 조직 '범연합파'라고 부풀려졌고 서울청 직원들이 청주에 내려와 한달 가까이 수사를 펼치기도 했다.

서울청은 그러나 사건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11월 3일 충북청 기동수사대로 이첩 했으며 '범연합파’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기동수사대는 11월 30일 사건을 다시 서울청으로 반송 했으나 지난 1월 초 또 다시 충북으로 이첩돼 왔다.

사건 충북으로 내려오자 제보
이들이 사건을 청주의 모 여성단체에 신고하고 <충청리뷰>에 제보한 것이 바로 이 시점이다. 이에 대해 박 여인은 경찰에서 "김 · 송 여인이 충북에서는 서울에서처럼 조사맏지 않고 형사들이 추궁할 것이니 언니(김 · 송 씨)가 적어준 대로 또렷하게 진술 하라고 예상질문을 만들어 수시로 연습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계획한 대로 사건이 서울청에서 다뤄지지 않고 충북으로 이첩돼 오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장 여인이 충북청 기동수사대에서 피해자 조서를 받을 당시 담당 형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다른 참고인들도 경찰의 출두요구에 불응하는 등 충북경찰을 극도로 기피하는 모습이 여실이 드러난다. 박 여인이 '장 씨가 김 · 송 씨로부터 교육받은 대로 진술하지 않고 실수하니까 나도 경찰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진술한 것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어쨌든 사건은 서울에서 충북으로, 다시 서울로 갔다가 지난 1월초 충북으로 또다시 이첩됐으며 이들은 여성 단체와 언론의 문을 두드렸다. <충청리뷰>의 취재 결과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며 허위진술임이 확인되자(본보 165호) 이들은 중앙방송사에 같은 내용을 제보, 시사매거진을 통해 방송하게 된 것이다.
충북청 기동수사대는 MBC가 경찰의 성추행과 피의자와의 결탁의혹을 강력히 제기하자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는 한편 언론중재위에 제소했으나 중재가 실패,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또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장 여인에게 윤락행위를 시킨 전주 윤락 업소 포주 우모 여인을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사채 업자 김 씨 또한 구속된 사채업자 박 씨와 윤락섭소를 연결시켜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상태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
사건은 몇 몇 윤락녀들에 의해 부풀려지고 조작된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는 몇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이들의 시나리오가 너무나 치밀했으며 경찰과 여성단체, 언론 등을 효과적으로 이용, 그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실으려 했다는 점이다.

특히 불리할 것으로 판단한 충북경찰을 피해 서울에서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피의자와의 결탁, 성추행 등 경찰의 아킬레스건을 적절히 건드리며 충북 경찰을 괴롭혔다. 이들은 충북청 감사실은 물론 감사원, 청와대에 까지 진정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수사기관 기피신청서' 까지 제출하는 등 상당한 형사 상식을 과시(?)하기도 했다. 때문에 김 씨나 송 씨외에 이들과 연결된 또다른 인물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 되고 있으나 이를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다.

또 의문이 가는 것은 서울청의 조사 과정이다.
서울청 폭력계는 이들의 신고를 접수 받고 '범연합파’라는 국제 인신매매 조직의 계보를 만들어냈다. '범연합파’라는 말은 허위 신고한 윤락녀들조차도 알지 못했던 것으로 6월 2일 구속된 박 여인은 “사건의 시나리오를 만들때에는 범연합파라는 이름을 정하지는 않았다. 조사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그 경위는 자세히 모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서울청에 대한 의문은 그 이후에도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다.

서울청은 사건이 충북으로 이첩된 것에 대해 관할이 다르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인지한 사건에 대해사는 관할에 상관없이 사건을 처리한다는 경찰 수사 관례상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 하나의 의문은 윤락녀들과 사채업자 김씨, 윤락녀들과 구속된 사채업자 박씨, 사채업자인 김씨와 박씨와의 관계다. 무고혐의를 받고 있는 윤락녀들은 한결같이 김씨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또다른 일부 윤락녀들은 박씨에 대해서도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윤락을 둘러 싼 이들의 관계에서 무언가 오해가 있었거나 피해를 당해 사건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사건의 전말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무고를 사주한 김씨와 송씨를 검거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경찰은 무고 혐의로 구속된 장씨나 박씨로부터 자신들의 관련 부분에 대해서만 진술을 확보했을 뿐 그 이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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