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정체성이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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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정체성이 혼란스럽다"
  • 충청리뷰
  • 승인 2001.04.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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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정체성 살리지 못하는 축제도내에 '수두룩'
"자치단체에서는 성공, 시민단체는 실패" 평가시스템도 없어


“지역의 문화 축제는 정체성과 추진 목표가 있어야 하나 충북도내 축제는 이런 면이 명확하지 않다. 대외 인지도도 낮고 축제연출 기술이 부족하며 도내 700개 축제가 계절별로는 가을, 월별로는 10월에 집중돼 있다”

청주대 관광학부 박호표 교수는 최근 충북경제포럼에서 충북의 문화축제에 메스를 들이댔다. 박교수에 따르면 '메이드 인 충북'의 문화축제는 타 지역과의 차별성이 없고, 양적 성장만 있었지 타 지역의 축제를 모방한 경우가 많아 생명력 없는 일과성 행사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주는 문화유적도시로 문화엑스포를, 강원도는 관광1번지로 관광엑스포를, 그리고 광주는 예향의 도시로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지만 청주는 공예비엔날레, 항공엑스포, 인쇄출판박람회를 매년 바꿔 열어 청주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실제 이 점에 대해서는 시민들도 불만이 많다. 청주가 공예도시가 되었다 항공도시가 되었다 또 인쇄출판도시가 돼야 하는 등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행사조차도 뚜렷한 주제가 없고 주제관이 엉성, 세 개 축제가 그게 그 것으로 보인다는 박교수는 연출업체가 전문성이 없는 점도 꼬집었다.

“축제에는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불러일으키거나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공동체의식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내부지향형 축제와 지역의 정체성을 기초로 관광과 산업발전 등 주로 지역 외적에서 효과를 거두려고 하는 외부지향형 축제가 있다. 그러나 도내의 축제는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이것도 구분이 안된다.”

이에 대해 그는 충북도내축제 70개를 분석한 결과 외부지향형 축제가 45개로 64%, 내부지향형 축제가 16개로 23%, 쌍방형 축제가 9개로 1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겉으로는 외부지향형 축제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상으로는 내부지향형 축제가 많다는 것. 그리고 지역의 특성화를 기초로 해서 지역민들의 통합과 참여를 이끌어내고 지역발전을 함께 이루려는 쌍방형 축제는 13%로 매우 부족한 편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박교수의 주장은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축제를 '구조조정' 해야지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는 아무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충북경제포럼의 관광분괴위원장인 박교수는 이 연구를 정삼철 충북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6명과 함께 진행했다.

“앞으로 제대로된 축제 평가시스템도 만들어 볼 것”이라는 박교수는 1년 내내 여기저기서 열릴 지역 문화축제의 문제점을 거침없이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 다음 해 축제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난 20O0년 한햇동안 전국232개 자치단체에서 만들어낸 축제와 이벤트는 무려 1632건 이었다. 여기에 들어간 경비도 85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국제행사는 64건에 387억원을 사용했다. 1년동안 충북도내에서 실시되는 축제는 70건이며 청원군과 단양군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청주시는 8건. 이같은 사실은 지난 22일 충북경제포럼 정책연구 '충북지역 문화축제의 실태와 개선방안'에서 청주대 관광학부 박호표 교수가 발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박교수는 축제가 지역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 주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며 관굉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나 도내 축제는 전체적으로 이를 살리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관객들의 숫자로 축제 성공 가리는 풍토

박교수는 특히 행사가 끝나고 나서 자치단체에서는 성공했다고 하고 시민단쳬에서는 실패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이 없는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 청주시는 지난해 열렸던 청주인쇄출판박람회에 46만1324명이 입장, ‘성공한 축제' 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가 하면 461만2714명이 구경한 99년의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역시 석공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럴 때 주최측인 자치단체가 기준으로 삼은 것은 관객들의 숫자일 뿐 내용상으로 접근한 것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사후평가를 철저히 해서 성공한 축제는 집중지원, 시민들의 축제로 키우고 내용이 없고 중복된 축제는 과감히 통폐합해 재정과 인력 낭비를 줄여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없어 매년 '그 밥에 그 나물인' 축제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박교수는 축제를 투입된 예산과 얻어진 결과를 수량적으로 비교 분석하는 산출효과, 축제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는 품질 효과, 축제가 지역에 어떤 성괴를 미쳤는지를 알아보는 성과 효과 등 3단계 평가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평가를 거쳐 지역적 특성이 없거나 유사한 축제는 통폐합하고 시기적으로 가을에 집중된 축제를 연간 균형있게 배분하라는 것. 축제의 분산화는 충북관광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항이다.
관주도로 이루어지는 형식 또한 비판 대상이다.

'문화마인드'를 거의 기대할 수 없는 비전문가 공무원들이 만들어내는 축제는 예산에 맞춘 백화점식 축제에 불과하고, 실제로도 그런 축제만 양산해 왔다. 외국은 거의 순수민간단체가 축제를 운영하고 관에서는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우리나라는 관이 앞장서서 해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의 지지와 참여는 기대하기 어렵다. 공예비엔날레나 항공엑스포, 인쇄출판박람회 같은 대형행사나 청주시민의 날 역시 관에서 만들어 놓은 잔치를 시민들은 구경하는 '구경꾼에 불과 하다. 이런 행사의 대부분을 초·중·고생들과 유치원 아이들로 메꾸고 있다는 사실은 일반시민들의 참여저조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박교수는 이에 대해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지역단체들에게 나누어주기식으로 운영,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형식적으로 참가시키고 실제적인 추진은 파견된 공무원이 나 주최단체의 몇몇 임원진에 의해 운영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주민들의 무관심과 운영의 비전문성을 초래하고 특정집단의 이익에만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이 다하려고 하지 마라”

특히 대부분의 경우 기획전문가와 공무원들이 목표제시와 창출까지 독점하는데 이를 일반주민들에게 열어놓고 아이디어를 수집하라고 그는 조언했다. 소재공모전을 열고 이 아이템에 물리적 보상을 실시할 것,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중적으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소재개발위원회를 설치할 것 등이 이에 대한 대안이다. 한마디로 공무원 혼자 다하려고 하지 마 라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미약한 홍보활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확한 표적집단도 없고 홍보전략도 없으며 홍보에 투입되는 예산도 적다는 것이 박교수의 지적이다. 정보화시대임에도 축제를 알리는 홈페이지가 별도로 있지 않고 각 시·군의 하부조직에 들어가 있는 점 또한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다.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2000년 문화관굉축제를 보면 도내에서는 영동의 난계 국악축제와 충주세계무술축제가 뽑혔다. 난계국악축제는 국악체험교실, 민속놀이체험, 전국국악경연대회, 세계음악축제 등 국악에 관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고 충주의 세계무술축제는 무술체험의 장, 택견 시연, 무술겨루기 등으로 꾸며 여러 가지 무술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

하지만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25개 축제중 난계국악축제와 세계무술축제는 대외인지도가 낮아 하위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내용과 홍보면에서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개 여기에 선정된 축제를 보면 지역의 정체성이 뚜렷이 반영되고 내용면에서도 다른 축제와 는 차별성이 있다.
아울러 현재 각 자치단체에서는 영동의 감아가씨, 보은의 대추아가씨, 음성의 고추아가씨처럼 특산물과 관련한 아가씨를 선발하고 있는데 이것도 많은 사람들이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여기서 선발된 아가씨는 하등 이 특산물과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또 하나의 미인대회를 양산하고 여성의 성상품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비판하는 사람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면화아가씨가 세계 각국을 다니며 홍보사절 역할을 하는데 반해 이들은 대개 뽑히면 '끝‘이다.

성공하는 축제의 첫 번째 요소는 그 지역의 역사와 인물, 문화, 자연 등을 소재로 해서 지역의 정체성을 확실히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의 핸디캡을 오히려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민간중심의 이벤트를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안내 시스템을 완비해 관람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 관람객이 행사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

박호표 교수는 이런 요소를 만족시키는 국내의 축제 몇 개를 성공사례로 꼽았다. 그중 미국의 미네소타주 세인폴시의 겨울 축제는 1월말에서 2월 중순에 내리는 폭설과 겨울추위를 오히려 관광자원화한 케이스 이도시는 이런 자연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시가 1886년부터 세인폴의 전설을 토대로 대형 얼음궁전을 조각하는 등 이벤트를 개발한 것이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요인이 됐다.

영국의 에딘버러시는 중세풍의 건물로 이루어진 점을 백분 활용해 에딘버러성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군악대 전통무용단등의 화려한 이벤트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사회의 각종 시설과 유휴 공간을 이벤트 장소로 활용함으로써 초기 투자비를 감소시켰다는 것, 이 곳은 인구 43만의 도시이나 매년 관광객 1200만명을 유치해 주위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일본의 요사코이축제는 옛날 요사코이라는 기생과 중의 사랑을 묘사한 요사코이 부시라는 지역 전래민요를 축제화했다. 축제의 특징은 민요를 락, 삼바, 레게, 재즈음악 등으로 응용하고 각 팀마다 전통의상을 입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통민속음악을 알리는 동시에 이 지역에서 새를 쫒을 때 쓰는 ‘노루고'를 민속악기로 응용, 전통을 축제로 성공시킨 예이다. 일본의 삿보로는 겨울철 폭설을 눈축제로 활용한 케이스.

한편 국내에서는 전남 진도의 영통제가 성공한 축제로 꼽힌다. 여기서는 ‘현대판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농악, 민요, 강강술래, 씻김굿 등의 공연을 즐기고 모세축전, 뽕할머니 제사 용왕제, 진돗개 자랑대회 등의 이벤트도 볼 수 있다.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천의 도자기축제는 200개가 넘는 전통 도자기 가마가 밀집된 대표적이 도예촌 이천에서 탄생했다. 이들은 '내가 만든 도자기' '도예 아틀리에' 등의 프로그램으로 단지 구경만 하는 데서 벗어나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은 외국 관광객도 많고 매년 2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루고 있다. 금산에서는 인삼이라는 지역 특산품을 국내외로 홍보할 수 있는 인삼축제를 열고 있다. 인삼캐기 등의 참여형 행사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제공하고 인삼 판매실적도 높이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이 축제 역시 외국방문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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