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여고생 손목절단 살인사건, 의문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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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여고생 손목절단 살인사건, 의문투성이
  • 충청리뷰
  • 승인 2001.03.1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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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적 성격에 모범생 정양, 주변 의혹가는 곳 없어 수사 장기화 조짐

8일 아침 7시 30분쯤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ㅈ내과의원 신축공사장 지하에서 영동 모고등학교 2학년 정모양(18)이 숨져 있는 것을 공사장 인부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 했다. 숨진 정양은 발견 당시 양손목이 절단돼 있었고 교복을 입은채 반듯히 누운 자세로 시멘트 포대에 덮혀 있었으며 절단된 손목은 다음날인 9일 현장과 200여m 떨어진 하천에서 물에 잠긴 채 발견 됐다.

경찰은 원한이나 치정에 얽혀 살해된 것이 아닌가 보고 공사장 인부와 정양의 학교 친구 등 주변인물들을 상대 로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사건의 윤곽 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등 수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 당일 정양의 행적

이 사건은 그 수법이 잔인하고 시신 발견 현장에 단서 될 만한 것 하나 남기지 않는 등 많은 의구심만 남긴 채 사건 발생 7일째를 맞고 있다. 숨진 정양은 학교에서 줄곧 1, 2 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이었으며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용돈을 벌겠다며 모팬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정양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팬시점은 정양이 숨진채 발견된 공사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 시간제로 일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 정양은 친구들과 함께 팬시점 에서 가게 주인 김모씨가 마련해 준 도시락을 먹었으며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주인 김씨도 저녁 7시께 귀가, 그 후로는 정양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가게주인 김씨는 “몸이 아파 약을 먹고 있었는데 그 날 저녁 7시 45분쯤 정양이 퇴근하는 길에 약봉투 좀 가져다 달라고 전화했었다. 그때까지도 정양이 가게에 있었으나 8시 35분쯤 확인하기 위해 전화 했을때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인근에서 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양의 외숙모에게 혹시 정양이 들르지 않았나 전화를 했지만 정양의 외숙모도 정양을 만나지 못했다.

결국 정양은 8시 30분 이후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경찰도 정양이 문만 잠그고 셔터도 내리지 않았고 가게의 전등도 켜 놓은 채 가게를 나간 점으로 미뤄 퇴근 시간인 9시까지 돌아올 양으로 가게를 나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살해 시간 또한 8시 30분에서 9시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저녁 8시경 정양이 가게에서 어떤 여자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그 여인이 손님인지 정양과 친분이 있는 인물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무엇 때문에 살해했나

정양은 7일 밤 8시 30분에서 9시 사이에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양 손목이 절단된 채 공사장 지하실에 버려 지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 정양이 가게를 나서게 된 것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인지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인지조차 획인되지 않고 있으며 살해 장소에 대해서도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살해현장에 대해서도 정양이 발견된 공사장인지 아니면 제3의 장소에서 살해 된 뒤 공사장에 버려졌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찰은 정양의 목에 손으로 눌린 자국이 선명하고 현장에서 피 묻은 곡괭이가 발견돼 범인이 정양의 목을 졸라 살해 한 뒤 곡굉이로 손목을 절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잔인한 범행 수법으로 보아 원한이나 치정에 얽힌 사 건일 가능성이 높지만 성폭행 흔적이 전혀 없고 정양이 평소 행실이 단정하고 학교에서도 모범생인 점, 정양 가족도 농사를 지으며 빚도 지지 않고 원한 살 만한 이유가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 또한 가능성이 많지 않다.

한편으로 정신이상자나 성격장애자의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절단한 손목을 발견 장소와 200여m 떨어진 하천에 버린 점, 곡괭이 등 주변에 지문 등 단서 하나 남기지 않은 치밀함 등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다만 정양 발견 현장에서 모 자동차 회사이름이 새겨진 볼펜이 발견돼 현재 국과수에 감정을 요청한 상태지만 공사장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이 또한 크게 기대하기 는 어려운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복에 넥타이까지 단정히 매어져 있었으며 범행에 사용한 곡괭이도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사건은 담보 상태다.”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왜 하필 손목인가

경찰은 주변을 샅샅히 뒤졌지만 단서 될 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범인에 맞서 반항한 흔적이 가장 잘 나타나는 손에서도 범인이 절단한 뒤 하천에 버려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또 왜 하필 절단한 손목을 현장에서 200m나 떨어진 하천에 버렸나 하는 점도 의문이다. 공사장은 시장 입구에 위치해 쓰레기통 등 손목을 버릴 장소도 많다 공사장 내부도 자재들이 많이 있어 범인이 단순히 손목을 절단할 마음이었다면 굳이 하천에 까지 가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

이런 점 등으로 미루어 범인이 정양의 손목을 절단한 것이 정양의 손에 범인의 단서가 될 만한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양의 손에 남긴 흔적을 없애기 위해 손목을 절단하고 흐르는 하천 물 속 에 버려 흔적을 없애버리지 않았냐는 것이다.
현잠에 범행에 사용한 곡괭이는 발견됐으나 현장 주변 에 핏자국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의아한 부분이다.

정양 을 살해하자마자 손목을 절단 했다면 현장에는 상당량의 피가 있었어야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몇방울의 피만 발견됐으며 이로 미루어 범인은 몸 속의 피가 어느정도 굳은 뒤 손목을 절단한 것으로 보인다. 범인은 당초 손목까지 절단하려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손목을 절단한 이유에 의 구심이 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사건 당일 정양이 집(영동군·읍 양가동)에 돌아오지 않자 정양의 부모는 새벽 3시까지 정양을 찾아 헤맸다.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언제나 외삼촌(야식집 운영)이 데려다 주어서 귀가 시간이 늦는 경우는 없었는데 혹시 무 슨 사고가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다음날 아침 마른하늘에 벼락처럼 전해진 사고 소식에 정양의 부모는 정신을 놓고 말았다.

정양은 성격이 워낙 낙천적이어서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언제나 웃음이 떠나지 않았으며 중학교 시절 3년내내 자청에서 화장실 청소를 할 정도로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았다고 정양 아버지(50)가 전했다.
아버지 정씨는 “중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해 인문계 학교로 진학하라고 했지만 아이가 제빵사가 되고 싶다며 식품과가 있는 지금의 학교를 선택했다. 얼마나 아이가 성실한지 휴대전화번호도 남자친구들에게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런 끔찍한 사고를 당할 아이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도 정양은 인사 잘하는 착한 아이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등하교 시간에 동네 어른을 만나면 달려와 깍듯이 인사잘하고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도 정양은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낙천적인 성격 탓에 '싱글벙글'이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정양 딤임 이모교사(26)는 “부모님께 손 내밀기 싫다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처음에는 갈비집에서 일했는데 일도 어렵고 시간도 많이 빼앗겨 지금의 팬시점으로 옮긴 것으로 안다.

성격도 활발해 남학생 여학생 구분없이 잘 지 내는 아이였다. 교장실이나 교무실, 양호실 청소도 돌아가며 하는데 서로 정양이 청소하게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한마디로 흠 잡을데 없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교사는 특히 지난해 성적이 좋아 사고 난 다음날 장학금을 받게 돼 있었는데 갑작스런 변을 당했다며 눈물까지 글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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