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입학생 감소추세…생존위한 치열한 경쟁
충북지역 전문대, 외지 학생 유입으로 채워야

대학의 위기는 전문대학에서 더 쉽게 감지된다. 대학에 서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통념상 전문 직업 교육 성격이 강한 전문대학으로선 전체적인 학생수 감소에 따른 대학 위기의 파고가 직접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IMF는 학벌을 최고의 가치로 두던 우리사회의 학벌 거품도 어느정도도 거두어 갔다. 동시에 디지털 정보화 사회는 새로운 지식 테크놀러지를 기반으로 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요하게 됨에 따라 그에 수반되는 기술 인력 수요를 동반하게 되었다.

이는 기존 대학보다 호나경 변화에 유연할 수 있는 전문대학이 이에 부응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였고 발빠르게 생존전략을 모색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현재 지방 전문대의 위치는 어떠하며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편집자>

현재 전문대학은 전국적으로 158개교에 이른다. 충북은 주성대, 충청대, 충북과학대, 청주과학대, 대원대, 극동정보대 등 6개교에 달한다.
이같은 전문대학의 숫자에 비해 입학할 모집자원은 절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데 전문대학의 고민이 있다.

전문대 정원에 1만2천명 미달

지난해 전문대학의 정원은 33만5000여명이었으나 이중 11만2000명이나 정원에 미달 등록됐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아예 입학 정원을 3000여명 줄였다. 그만큼 등록 미달률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및 대도시와 먼 거리에 있는 전북도, 경북도 등지에 있는 전문대학들의 미달사태가 극심하다. 이같은 지역적 한계에서 오는 미달은 곧 충북 지역에도 밀어닥칠 전망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의 학령인구는 1980년대 267만여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한가운데 2004년에는 186만여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 되고 있다. 이같은 학령인구의 감소는 고등교육의 교육대상자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실업계 고등학교 및 전문대학에서 입학생 감소로 인하여 입학정원 부족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전문대학을 비롯 대학의 2001년 정원은 76만여명이었지만 대학 입시에 응시한 수능응시자는 84만명으로 올해는 전체적으로 볼 때 전문대학들도 정원에 크게 미달되지 않고 가까스로 채우거나 강원, 전북, 경북등 일부 지역에서나 미달되는 사태를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 2년후는 대학 수능 응시 학령인구가 8만여명이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입학생 감소에 따른 치열한 살아남기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외지학생 끌어들여야 생존가능

이미 충북지역의 경우 99년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의하면 지역내 대학입학정원은 2만6141명인데 반해 고교졸업자수는 2만2817명으로 대학정원에 비해 고교졸업자수가 3324명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전문대학 의,입학생 충원에 상당한 애로가 있었음을 알수 있다.
외지 특히 수도권으로부터 입학생을 끌어들이지 않으면 충북권 전문대학은 살길이 없다.
주성대학은 이를 감안 올해부터 서울, 성남등 수도권 학생들을 위해 통학 버스 2대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각 전문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경쟁 이 얼마나 치열한가는 이번 취재를 하면서 피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각 대 학은 이미 공식 발표된 것 이외에는 자신들의 프로젝트나 사업아이템의 공개를 지나치리만큼 꺼린다는 사실이다.

주성대가 전국 최초로 청주교도소와 '수용자 위탁교육 협약’을 맺고 수용자를 위한 대학을 개설하자 곧 대전모대학에서 따라 한 것과 같이 도용 및 모방을 불러 일으켜 희소성을 상실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제 연구중심의 4년제 대학들도 경쟁에 내몰리면서 현장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전문 직업교육을 해오고 있는 전문대학의 산학 협동 체제의 특성화 시스템 등 전문대학의 고유영역에도 뛰어들어 전문대학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기발함’으로 승부건다

이런 와중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문대학들의 노력은 ‘기발함‘으로 승부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맞춤 교육’ '특성화 교육’에 맞추고 있다. 또한 대학 자체가 제조업을 위한 생산시설에서 판매 및 유통까지 하는 경제 주체가 되기도 하고 사회교육의 공급 네트웍, 지역 문화 및 행사의 기획역으로서의 역할에 적극 나서기도 한다.

충북과학대(학장 김광홍)는 캐나다의 외국인 영어교육기관 및 IT분야 전문교육기관과 결연을 맺어 국제 IT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을 개설한다. 국제 정보사회의 수요에 맞춘 '맞춤교육‘내지 '특성화 교육’의 대표적 사례다. 주성대학(학장 윤석용)은 ‘아이디어에서 제품의 생산 및 판매’까지 종합적 기능을 제공하는 ‘테크노파크사업단‘ 을 운영한다. 지난해 순매출 22억에 이어 올해 매출고를 8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을만큼 잘나가고 있다.

충청대학(학장 정종택)은 태권도 학과의 특성과 접목시켜 '세계태권도문화축제’ 를 개최하여 2회째를 맞는 올 해는 한국방문의해 10대 축제로 선정 되는 규모로 성장시켜놓고 있다.
주성대학, 충북과학대 등 각 전문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회교육원 및 평생교육원은 교육 대상자 속으로 파고들며 그 영역을 넓힌 교육 네트웍의 사례다.

세분화 특성화 경향으로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변화에 의한 전문대학의 교육환경 대응은 학과 신설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900개의 개별 분류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것으로 봐도 얼마나 세분화 특성화되어 있는지를 알수 있게 한다.

IT관련 산업 인력 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주성대학은 멀티미디어 정보 통신, 전파통신, 정보통신기기, 초고속 정보통신, 게임디자인, 멀티미디어프로그래밍, 전자상거래등의 학과가 돋보이고 건설재료공학과, 음향전자기기학과는 전국 유일의 특수과에 해당된다. 충청대학은 스포츠 외교, 여행사경영, 피 부미용, 컴퓨터하드웨어응용, 소프트웨어공학등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대통령 전문대 지원 약속

지난달 21일에는 김대중대통령이 충청대학 졸업식에 참석함으로써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현직 대통령의 전문대학 졸업식 참석은 처음이었다.
이날 김대중대통령은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구체적인 선물을 주었을 뿐만아니라 이로 인해 전문대학에 대한 학생 및 국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키는 더 큰 부가 선물을 주었다. 당장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올해 전문대학 입학 등록율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분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문대학은 산업현장에 고급 기술인력을 공급하는 막중한 역할을 해왔음에도 마치 사립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전체 운영비중 4%만을 정부에서 지원 받아 오는데 그쳤다.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외국에서 직업교육에 대한 지원을 연방정부 및 주정부에서 맡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이번 기회를 통해 전문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구체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전문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수업연한이 2년으로 획일화되어 있어 교과 특성에 따른 계속교육 및 순환교육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
또한 줄어든 입학자원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고교 졸업생외의 입학자원 발굴과 그들을 유인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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