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많고 학생은 적다… 2003년엔 학생 대폭 감소 정원 채우기 '전쟁' 매년 되풀이

이제 대학정원을 걱정해야할 시대에 접어들었다. 대학은 많고 학생수는 적다. 이런 현실속에서 가장 타격을 받는 곳은 지방대다. 서울로, 서울로 몰려가는 학생들로 인해 지방대는‘ 점점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설혹 정원을 채웠다고 하더라도 인재의 서울집중 현상이 갈수록 심화돼 지방대는 질적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입학을 해도 2학년을 마치면 수도권으로 편입하는 학생들이 우수수 빠져나간다.
그래서 지방대의 위기를 걱정하는 사랑들이 많다.

특히 교육도시인 청주에서 대학이 죽는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들어야 산다. 그래야 이 도시도 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각 대학과 이 도시를 경영하는 자치단체에서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는 지방대 위기의 실체, 지방대가 처한 현실, 지방 전문대의 고민, 그리고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치단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등을 기획 특집으로 엮었다.
/ 편집자

2003년부터 학생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2000년에 77만3122명이었던 전국의 고3학생들이 20따년에는 이보다 2만9000여명이 줄어든 74만3490명, 2003년에는 63만2822명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통계 가 나와 있다.

그러나 2003년의 대학과 전문대 입학정원은 72만6000여명으로 고교 졸업생수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이제는 대학들이 가만히 앉아 있어도 학생들이 제발로 걸어들어 오는 시대가 아니다. 바야흐로 정원 채우기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럴 때 가장 타격을 받는 대학은 어디일까. 지방대다.

취업난 여파로 지방대 인기 ‘뚝’

IMF를 겪으면서 '취업이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지자 지방대의 인기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방대 졸업해 봐야 취업할 수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가속화되면서 생겨난 현상이 ‘아무리 별 볼일 없는 대학이라도 수도권으로 가야 한다‘ 는 것이다.
모 대학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도권 주변의 신설대학보다 전통있는 지방 명문대를 선호했는데 이제는 그런 것 들이 없어졌다. 지방 명문대보다 점수가 낮았던 경기도 일대의 대학 합격선이 올해는 대폭 뛰어 이 현상이 역전 됐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학교를 선택할 때 서울과 얼마나 가까우냐를 따진 다는 것이다”고 단적으로 설명했다.
그래서 지방대가 위기를 맞고 있다. 대학 진학생들의 급격한 감소, 지방과 수도권의 사회 문화적 인프라 차이, 지방우수 인재의 서울 집중현상, 지방대 출신의 취업기회 차별, 지방대의 예산 차등 지원, 그리고 서울 이외 대학은 그게 그 것인 지방대라는 ‘서울중심주의’가 합쳐져 지방대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청주시내 모 대학의 간부는 “우리 대학은 정원 채우기가 어렵지 않다. 그래서 위기가 아니다”고 말했지만 지방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중에는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정원을 채웠다고 위기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지방대의 질적 저하도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또 실제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학생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에 대한 원인은 교육부의 잘못 된 정책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그중 97년 대학설립 인가제를 폐지하고 설립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대학을 세울 수 있도록 한 대학 설립준칙제도를 주범으로 보고 있다.

학교서열화 확실, 서러운 건 지방대

이화여대 김성국 교수는 지난해 4월 있었던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지방 대학 육성방안’이라는 세미나에서 '대학설립준칙제도는 지방대의 난립을 조장했다. 실제 96년 이후 4년제 대학이 27개, 전문대가 12개 설립됐다. 또 서울을 중심으로 위성도시 개발이 추진되면서 80년대 이후 사립대들이 우후죽순으로 수도권에 생겨났고 지방대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며 “경기도 소재 21개 대학 가운데 15개는 신학대학에서 ‘슬며시‘ 종합대학으로 전 환해 대학인구의 수도권 집중에 결과적으로 일조한 셈이 됐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1학년도 대학입시 과정을 겪으면서 대학관계자들이 피부로 느낀 것도 정원채우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점이다. 합격생들의 연쇄이동 현상이 예외없이 일어난 올해,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빠져나갈 것인가 청주권 대학들은 잔뜩 긴장했다. 결국 8~10차까지 거치는 추가합격을 통해 정원을 가까스로 채웠지만 지방대의 비애를 여실히 느꼈다는 것이 이들의 솔직한 얘기다.
정시모집 1차 등록률이 충북대는 90.9%, 청주대 84.4%, 서원대가 63.3% 로 나타났지만 충북대는 최종 16명, 청주대 30명, 서원대가 34명을 미충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학측에서는 그래도 작년보다 미충원율이 낮아 다행이라고 밝혔지만 입학관리팀들이 1~2월동안 한 일은 빠져나가는 학생 붙잡는 업무였다.
물론 이런 현상은 대학입시제도 자체의 문제다. 연대 의대 합격생중 대부분이 서울대까지 합격해 결국에는 서울대로 이동, 연대조차도 이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다. 하지만 대학의 서열화 가 '분명히' 이루어지는 현실속에서 몸다는 것은 지방대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99년 184개 대학중 수도권 대학의 미충원율은 불과 0.6%였지만 지방대 미충원율은 4%나 되었다. 문제는 이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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