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회식공유…특권층 울타리 전락 우려
기득권층 정보 독점…기업인들은 경비부담

기관,단체장들의 운신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된다. 지역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만큼 그들의 움직임은 공적인 범주를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기관단체장 및 지역 유지들이 참여 내지 관여하는 각종 모임은 당연히 범인들에겐 큰 흥미거리다. 그러나 기관·단체장과 지역 유지, 이들간의 함수관계엔 일정한 방정식이 없다.

이들 3자가 모이는 곳이 그야말로 각종 정보교환와 친교가 이뤄지는 의미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기득권 내지 권세가들이 모여 정보를 독점하면서 특권층을 형성하는 몰가치한 울타리로 변질 될 수도 있다. 과거 군사정권에선 후자의 경우는 소위 '대책회의' 등으로 불리며 갖은 악행의 산실이 된적도 있다.

기관, 단체장들은 통상 주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충북의 경우 공식적인 모임은 두개다. '청녕회'와 '무심회'다. 이를 단순하게 구분한다면 청녕회는 수급 기관, 단체장들의 모임이고 무심회는 하위 기관, 단체장들까지 모두 포함함으로써 참여폭이 훨씬 넓다.

 때문에 현 재 청녕회엔 29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고, 무심회엔 164명(지역 국회의원 포함)이 회원으로 등록됐다. 두 단체 모두 지난 81년께 출범한 후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청녕회가 수시로 모임을 갖는(지난해엔 5회의 모임이 있었다) 반면 무심회는 상하반기로 나눠 연 2회 정도 정 기모임을 열고 있다. 이들 두 단체의 정기모임은 사실 상 친교 외의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높은 분들도 끼리끼리인가

문제는 하위 모임, 이른바 서브그룹(sub gmup)에 있다. 서로 뜻이 맞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임을 형성 하면서 그들만의 재미를 보는 것이다. 기관.단체장과 유지들간의 회동은 아주 긍정적일수도 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사심없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또 그에 따른 조율의 도출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은 생산적인 일보다 비생산적인 것에 치우치는경향이 많다.

'끼리끼리'의 인물들이 골프장에 자주 나타나는 건 한 가지 좋은 사례다. 모임에는 대개 경제인이 한 두사람 끼게 마련인데 이는 비용부담 때문이다. 최근 지역의 한 경제단체 책임자는 아예 이런 모임의 '거간꾼'으로 전락했다는 비난마저 받고 있다. 그는 지역을 위해 실 제적으로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질책도 함께 듣는다. 한 관계자의 얘기는 이렇다.

“물론 기관, 단체장과 유지들의 모임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함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골프장과 회식장소로 몰려다니는 모습이 목격될 땐 아주 불쾌했다. 개중에는 몇몇 인사들끼리 아주 유착된 경우도 있는데 고급 ‘청탁'이 이런 연결고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소문도 있다. 때문에 일부 회원들은 이런 꼴이 싫다며 아예 공식모임조차 꺼리기도 한다. 안타까운 것은 돈 좀 있다는 사업자들이 기를 쓰고 이런 하부모임에 끼어들려고 한다는 점이다. 대국적으로 보면 이런 운신은 지역을 위해 결코 득 될 것이 없는 역기능에 불과하다.

내년 지방선거가 점차 가시권으로 들어오면서 최근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각종 모임참석이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직능단체의 모임은 물론 특정 지역의 향우회에까지 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는 추세다, 일부 지역에선 내년 선거에서 경쟁이 필연적으로 점쳐지는 현직 자치단체장과 특정 인사가 번번이 마주치는 바람에 당사자들은 물론 수행원까지 아주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