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2004충북총선보도감시단 4차 방송모니터 보고서

모니터 대상: KBS, MBC, CJB

모니터 기간: 3월 29일 - 3월 31일

지난 3월24일 CJB청주방송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를 시작으로 29일 KBS, 30일 MBC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여론조사결과 충북지역의 모든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다른 당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양자대결구도를 강조하는 보도가 계속 이어져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인물적합도 조사 기준 자세히 안밝혀>

KBS와 MBC의 경우 후보지지도와 함께 인물적합도를 조사했다. KBS는 최근의 여론조사가 탄핵정국의 영향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어 보다 객관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얻기 위해 ‘인물적합도’ 조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속정당이나 정치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인물만 놓고 봤을 때, 누가 국회의원이 될 만한가를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실제 여론조사 결과 인물적합도 부분에서는 16대 국회 현역의원들이 높은 지지를 받았으며, 현역의원이 없는 선거구의 경우에는 인물적합도를 묻는 항목에 대한 무응답층이 70%가 넘었다. 이런 인물적합도 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이 기준은 정치신인들을 배제시키고 오히려 현역의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있어서도 인물적합도에 대한 기준 제시에 대한 설명 없이 인물적합도는 누가 더 높게 나왔다라는 식으로 보도되었고, MBC는 아예 인물적합도에 대한 설명 없이 후보지지도와 인물적합도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만 밝혔다.

KBS의 경우 3월 29일자 <탄핵후폭풍여전>이라는 보도에서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높은 것을  탄핵 정국의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충북 지역 8개 선거구 중 증평-단양-괴산-음성 선거구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와 자민련 후보를 비교한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거구에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만 보도하고 있다.

CJB의 경우 각 선거구별 여론조사 결과를 3월 23일, 24일 실시된 CJB 여론조사 결과와 3월 29일 SBS의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하여 보도했다. 각 선거구별 ‘양자대결구도’라는 말을 반복 사용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결구도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했다.

MBC의 경우 3월 30일 보도에서 청주, 청원,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 대해 후보지지도와 인물적합도로 나누어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하였다. 이 보도에서는 각 정당의 후보자들에 대해 지지율을 보도하였지만 같은 날 <당선가능성>보도에서 위 선거구의 1, 2위 후보자 즉 열린 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자들만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각 선거구 별로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을 나누어 분석하고 있지만 단지 결과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화이트칼라, 자영업자, 20대 50대 등 직업과 연령을 기준으로 결과를 전달한 것은 오히려 정보전달보다는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보은 영동 옥천의 경우 지역에 따른 격차를 제시하고 있어 소지역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MBC의 3월30일 <민노당 약진> 보도에서는 제목과 달리 열리우리당 중심의 보도였다.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전국 평균 보다 낮은 수캄라고 했으며, 민주노동당의 경우 “충북의 보수적인 성향을 고려한다면 의외의 결과”라는 미디어리서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가했다. 3월31일자 보도에서는 충주, 제천-단양, 괴산-증평-음성-진천 선거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후보지지도는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로 인물적합도는 ‘국회의원으로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갗와 혼용하여 나타나고 있다.

이상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여론조사 결과 보도에 있어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자대결구도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그 외의 다른 후보들에 대한 무관심을 불러올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비방, 흑색선전 쟁점화>

열린우리당 홍재형 후보 측의 김한용씨가 한나라당 윤의권 후보를 비난하는 문건을 민주노동당 윤성희 후보에게 전달한 사실과 경과에 대한 보도는 지난주부터 각 방송사의 주요뉴스가 되고 있다.


MBC의 경우 3/29<홍재형 후보 고발><비방문건 공방>, 3/30<총선체제돌입>을 통해 뉴스 시작부분에 보도하고 있다.

CJB의 경우 3/29 세 번째 보도<진상규명 ... 모략정치>, 3/30 첫 보도로<세몰이 본격화(정가소식)>을 통해 보도하고 있다.

KBS의 경우 3/29 여섯 번 째 보도로<문건파문 확산>, 3/30 <득표활동 분주(정가소식)>, <문건공방치열(토론회)>를 통해 보도하고 있다.

각 방송사별로 보도 제목과 순서는 다르지만 보도내용은 거의 유사하다. 비방문건 작성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의 고발과 열린우리당 홍재형 후보의 사퇴촉구, 열린우리당의 해명과 정치모략, 흑색선전 중단요청, 책임회피의 모습 등이 주요 보도 내용이다.

이러한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보도는 흑색선전, 의혹, 부정 폭로 등의 보도로 유권자로 하여금 정치에 대한 불신감과 냉소주의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이 사건에 대해서 정확하게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도 언론의 책임이지만 현재의 보도는 비방문건에 대한 각 당의 입장만 보도되고 있어, 무엇이 진실인지 시청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제시는 부족한 소모성 보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모성 보도는 충주 선거구의 다목적 체육관 건립 관련 특혜 의혹에 관한 보도에도 나타난다.  전 충주시장인 열린우리당 이시종 후보와 한나라당 한창희 공천자의 ‘성명전’ 역시 사실 전달 위주의 보도이다. 서로 상대 후보 비방적 성격을 지닌 입장표명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다. 이런 보도보다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 전달의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 보도와 비방문건 관련보도, 다목적 체육관 특혜의혹 보도들로 뉴스시간이 채워지면서 정작 시청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는 전달되어지지 않고 유권자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유발하는 보도로 채워지고 있다.

<지역언론도 박근혜 띄우기>

3월31일 각 방송사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청주를 방문한 사실을 중점 보도했다. 박근혜대표가 시장 상인들을 만나는 모습의 화면은 한나라당 이미지 광고 같은 인상을 주었다.  박근혜 대표의 “탄핵 찬성이다 반대다 이런 이상한 말도 안되는 분위기에 휩싸여 이런 인재들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할까봐 걱정입니다””<KBS>등의 발언이 그대로 보도되었고, 박근혜 대표가 육거리 시장에서 쪼그려 앉아 콩나물을 들고 상인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도하는 것은 이미지 만들기의 일환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사게 한다.

<기성정당 중심의 보도>

이런 가운데 기성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후보자들에 대한 보도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있어서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도되고 정가소식에서도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공방을 중심으로 보도하고 있다. 간혹 자유민주연합과 민주노동당에서 정책을 발표하면 ‘어떤 정책을 발표했다’는 보도만 있을 뿐 그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는 없다. 무소속 후보자들의 보도도 열린우리당에 관련 없는 후보들은 보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가 천명한 새로운 선거문화를 위한 정책 중심의 보도보다는 후보자 동정 보도와 양자대결중심의 보도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2004년 4월3일

2004충북총선보도감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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