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소ㆍ입건, 슬러지에 빠진 '만신창이'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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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소ㆍ입건, 슬러지에 빠진 '만신창이'행정
  • 충청리뷰
  • 승인 2001.01.22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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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부실시공 손배 소송 패소, 10억 예산 날릴판
민원 공사 수의계약비리까지 겹쳐 구상권 청구여부 주목

청주시가 설계기준대로 작동하지 않는 하수종말처리장 슬러지 건조기의 시공책임을 물어 충북기계협동조합을 상대로 낸 4억2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청주지법 민사4부는 12일 판결문에서 "시가 환경설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기계직 공무원에게 설계를 맡긴데다 피고가 설계도면대로 시공할 경우 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알리고 대안까지 제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97년 10월 환경사업소내에 9억5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슬러지 건조기는 2년간 가동도 하지 못한 채 손배소송까지 패소당해 책임규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한 슬러지 건조기가동이 늦어지면서 문암매립장에 임시적재해 둔 4000톤의 슬러지에 대한 사후처리도 시급한 실정이다. 이밖에 문암매립장 슬러지 매립에 따른 주민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벌인 통장재량사업에서 공무원이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맺고 금품을 받은 사실도 도경찰청수사결과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청주시는 하수처리장의 슬러지 발생량을 줄이고 매립을 용이하게 하기위해 슬러기 건조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96년 5월 충북기계협종조합에 시설발주를 의뢰해 청원군 소재 (주)의성에 7억4600만원에 설비공사를 맡겼다. 당초 시환경사업소는 전문업체인 경기도 동양엔지니어링으로부터 기본설계안을 받고 추진했으나 충북기계협동조합은 '도내 회원사 가운데 탈수건조시설을 맡을 만한 곳이 없다' 는 이유로 복수검토도 없이 (주)의성을 선정했다.

또한 청주시는 특별한 이유없이 업무를 하수과로 이관시킨 뒤 설비비 2억원을 증액시키고 공기도 150일에서 220일로 연장승인했다. 이로인해 특정업체를 염두에 둔 변칙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완공시한오 97년 6월까지 수분함량, 일일처리용량이 설계기준치에 적합하지 못했지만 시는 가승인을 해주었고 공사기성금의 90%를 지급했다. 이후 경기도 동양엔지니어링등 전문업체를 불러기술협조를 받았으나 속수무책이었고 슬러지건조기는 3년째 '고철덩어리'로 방치되고 말았다.

이같은 문제점에 대해 상급부서의 감사가 실시됐고 일부관련 공무원들이 인사조치당하거나 사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시는 99년 4월 충북기계협동조합에 손배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2일 기각당하고 말았다. 슬러지 건조기가 가동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는 지난해 6월 116억원의 예산을 들여 슬러지소각로를 설치해 처리하고 있다. 한편 시는 문암매립장 인근 주민들과 2000년부터 슬러지를 매립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슬러지 건조기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반을 계속했다.

주민들은 슬러지 매립을 막기위해 반발했고 이때 무마용으로 인근 7개마을에 통장편의사업 명목으로 각각 2000-3000만원씩 예산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마을별로 소규모 공사를 발주했고 이과정에서 2건의 공사를 환경사업소가 직접 업체를 정해 수의 계악을 체결했다는 것. 또한 일부 현장에서 감독공무원아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관련 공무원들을 직권남용혐의로 입건하고 시에 징계통보할 방침이다.


시는 1심판결에 불복,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익이 의심스럽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다. 결국 무원칙한 행정으로 10억원의 시예산을 날렸고 관련 공무원들은 또다시 징계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항소이전에 예산남비의 책임이 있는 관계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관계자는 "슬러지건조기의 일일 처리능력과 수분함랑을 맞추기 위해 여러 업체에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현재는 슬러지 소각로를 이용해 전량을 소각처리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다깐 소각로 가동이전에 문암매립장에 적재한 슬러지는 조만간 전문업체를 선정해 위탁처리할 예정이다. 판결문을 송달받는 대로 항소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관련 공무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문제는 지금 단계에서는 논할 시점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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