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의사전달 "음해성' 아니다

동양일보 조철호 사장은 "충청리뷰가 4월 15일자7면에 모 언론사라고 지칭하며 여론조사를 조작, 발표했다는 기사를 게재한 후 역시 같은 날짜 13면에 청원군 김기영후보가 동양일보기사에 항의하며 삭발하는 모습을 기사화하면서 '특정 정당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온 동양일보가 결국 기사로 인해 한 후보의 삭발 항의까지 받는 사태를 빚었다'는 내용을 실어 사실상 모 언론사가 동양일보임을 알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조작 의혹을 문제삼은 7면 기사는 한덕현기자가 작성했고 13면의 김기영후보 삭발건은 민경명기자가 취재, 기사화한 것이다. 당시 한기자는 선거가 끝난 후 그동안의 여론과 취재 내용을 근거로 심층 보도보다는 단순한 의사전달 차원에서 동양일보를 영어 이니셜도 아닌 '모 언론사'로 표현하며 기사 말미에 조그맣게 관련 내용을 실었고, 민기자는 총선 3일전에 빚어진 김기영후보의 삭발건을 현지취재를 통해 미디어 비평란에 가십성으로 기사화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주간지의 특성상 같은 날짜에 게재됐을 뿐이지 조철호사장의 주장처럼 의도적으로 음해하려 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의도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좀더 기획취재를 했을 것이다. 동양일보는 충청리뷰가 그 이전에 미디어 비평란 등을 통해 기사화한 자사 관련 내용들을 여러건 고소장에 첨부시킨 것으로 보아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오해하고 있는것으로 추정된다. 충청리뷰의 미디어비평란은 언론사간 상호 건전한 비핀과 견제를 목적으로 도내 신문사에선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편 동양일보 기사에 대해 항의삭발을 한 김기영씨는 당시 민주당 청원군지구당 위원장이었으나 막판에 정종택 현 충청대학장에게 공천장이 넘어가는 바람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런데 김기영씨에 따르면 공천이 정종택씨로 결정된 며칠후 동양일보 조철호사장이 두세차례 전화를 걸어 "한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제의를 해 왔다는 것이다. 이 때는 김기영씨가 공천탈락에 강력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공언했던 시기였는데 김기영씨가 동양일보의 사장실을 찾아 감으로써 둘간의 만님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조철호사장은 "공천이 안 된것에 대해 이인제의원이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몇번 전화 통화를 하려고 했는데 연결이 안된다고 하더라. 나보고 대신 만나라고 해서 전화를 했다. 신경식(한나라당) 오효진(자민련)에 대한 대항마로 정종택을 내세운게 아니겠느냐. 이해해달라. 위에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같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영씨는 "당시 조철호사장이 꼭 찝어서 후보를 사퇴하라든가 아니면 자리를 보전해 주겠다는 등의 말은 안 했지만 얘기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위에서 많이 배려하고 있으니 무소속 출마를 자제해 달라' 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기영씨는 또 조철호사장과 만나기 전에 동양일보 모기자로부터도 한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이 기자는 "아, 축하합니다. 청와대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무소속으로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은 김기영씨는 기회가 되면 모든 것을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조철호사장에 대한 자료 공개 요구
자료1 : 여론조사 시 전화와 설문지조사를 병행했다는 것과 관련, 조사기간인 3월 17일부터 22일까지 동양일보 본사와 시.군지사의 전화 통화량을 평상시와 비교한 자료. 이와 함께 시.군별로 조사된 설문지의 원본과 전화 및 설문지 각각의 빈도(샘플)수.
자료2 : 시.군별로 조사한 결과를 해당 직원들(주로 기자)이 코딩 처리해 본사로 올리면 이를 에스피에스에스를 사용해 분석했다는 것과 관련, 각 지역에서 올린 코딩파일 원본.
자료3 : 당초 시.군별로 할당됐다가 설문조사 없이 그대로 반송된 설문지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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