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담합입찰 전모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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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담합입찰 전모 드러나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0.11.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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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비리 수사의 '두 얼굴'

설설업체 담합, 공무원 유착, 언론 비리 무더기 구속
취재자료 받고도 5개월뒤 수사···"압력 없었나?" 의혹 일어

검찰주변에서는 지난 6월 지검 수사과에서 험의점을 인지앴으나 파일속에 잠자고 있다 지난 10월말 본격수사에 착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난 10월 충북도교육청의 시설공사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 건설업체들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고 모업체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철도청 입찰비리 의혹이 추가돼 뒤늦게 칼을 들이댔다는 분석이다.

청주지검 반부패특별수사본부는 20일 충북선 오근장ㆍ내수 보조구분소9전력공급시설)신축공사 입찰과정에서 복수에비가격을 조작해 특정업체의 낙찰을 유도한 철도청 직원과 건설업자등 8명을 무더기 구속했다. 또한 입찰비리 보도와 관련 부당하게 광고비를 받거나 수주한 언론사 직원 3명도 함께 구속했다. 지난 6월 본보가 집중보도한 철도청 입찰비리 의혹기사가 5개월만에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검찰에 따르면 철도청 계약팀장 김진만씨(53ㆍ건설산업기본법위반 및 공무상 기밀누설)는 특정업체에 낙찰되도록 복수예비가격을 조작해 동부토건 황선영대표에게 제공한 혐의다. 황대표와 대화건설(대표 이화련), 근화건설(대표 김형배), 두성기업, 대화기업 등 5개 업체 대표ㆍ직원등 7명은 담합입찰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 건설산업법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밖에 보도를 하지않는 조건으로 3300만원의 광고비를 받은 C일보 임재업 경제부장과 조태성 광고부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입찰비리 보도후 220만원의 광고를 수주한 충청리뷰 민경명 기자를 공갈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5월 25일 대전철도청에서실시된 충북선 오근장 · 내수 보조구분소 신축공사 입찰에서 투찰가와 예정가가 단돈 1원도 틀리지 않게 낙찰되는 상식밖의 결과가 나왔다. 대화기업이 낙찰받은 오근장 보조구분소 신축공사는 추정가격 12억700여만원중 11억676만9500원으로 예정가에 대한 만점금액인 82.95%의 투찰율로 적중했다. 진천에 소재한 근화건설도 내수 보조구분소 공사에서 예정가의 만점 투찰액인 11억7778만490원에 그대로 적중해 낙찰받았다.

복수예비가가 사전에 공개되지 않는 입찰방식에서 15개의 예가중 입찰현장에서 4개의 예가를 추첨해 이를 합산하여 산출해 내는 복잡한 사정방식으로 볼 때 만점투찰에 대한 획률 가능성은1365분의 1인 셈이다. 더구나 한 입찰장에서 2건의 공사가 만점투찰된다는것은 몇만분의 1에 해당하는 확률이다. 검찰 수사결과 철도청 계약팀장 김씨는 입찰관련 정보를 미리 동부토건 황대표에게 제공하고 낙찰될 경우 공사금액의 1%를 받기로 약속했다는 것. 이에 따라 단종면허를 가진 황대표는 구속된 대화기업, 대화건설, 근화건설, 두성기업과 불구속된 D사등 5개 종합면허 건설사를 모집해 입찰한 복수예정가를 자체적으로 산정했다.

 이들은 백단위 이하를 털어버리고 복수예비가 15개에 정확하게 361만5000원의 규칙적인 간격을 두어 예가산출에서 동가가 많이 발생하도록 꾸몄다. 황대표는 이를 철도청 김씨에게 다시 전달해 사전모의한 대로 15개의 복수예비가를 채택하도록 했다. 황대표는 전직 철도청 출신으로 철도청공사수주에 남다른 실적을 올렸고 모집업체가 낙찰받을 경우 하청을 맡거나 공사금액의 일정부분을 사례비로 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은 "기존의 입찰비리 유형이 발주처의 복수예정가를 사전누설하는 수준이었지만 철도청 입찰비리는 업체에서 조작한 복수예정가를 그대로 받아 적용한 한 단계 높은 수법을 동원한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검찰은 철도청 김팀장과 담합업체를 모집한 황대표에 대한 낙찰업체의 사례금 전달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한편 청주지검은 지난 6월 충청리뷰의 입찰비리 의혹보도 직후 민경명기자로부터 취재자료를 제공받은뒤 수사착수를 하지 않은채 5개월이 지나서야 본격수사를 시작해 의문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구속된 모업체 소유주가 검찰출신유력 정치인의 후원회장이기 때문에 수사착수를 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대해 수사를 담당한 정병하검사는 "자체 인지사건으로 수사를 진행했고 외부의 청탁이나 압력은 없었다. 소문의 대상이었던 업체 사장과 직원까지 구속된 사실만 보더라도 이번수사가 원칙대로 진행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주변에서는 지난 6월 지검 수사과에서 혐의점을 인지했으나 파일속에 잠자고 있다 지난 10월말 본격수사에 착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난 10월 충북도교육청의 시설공사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련건설업체들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고 모업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철도청 입찰비리 의혹이 추가돼 뒤늦게 칼을 들이댔다는 분석이다. 담합입찰로 처벌받은 건설업쳬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부정당' 업체로 규정하고 공시하면 향후 6개월간 관급공사의 입찰이 금지될 수있다. 하지만 '부정당' 업체의 공시사례가 거의 없어 실제로 영업활동에는 별다는 지장이 없다는 것. 건설산업기본법위반의 경우 면허취소 사유가 되지는 않지만 벌금처분을 받을 경우 만점확보가 어려워 50억원이상의 공사수주에 불리한 입장에 빠질 수밖에 없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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