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실수 舌禍인가, 의도된 소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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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실수 舌禍인가, 의도된 소신인가?
  • 충청리뷰
  • 승인 2000.11.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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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성 의원 발언 진위 놓고 '설왕설래'
의원 제명 결의 등 야당 강공 드라이브

민주당 충북도지부 위원장 이원성의원(충주)이 요즘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있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의원은 "검찰 재직시 검찰의 힘을 빌려서라도 정치판을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몇몇 부하 검사들에게 그런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었다. 정치판이 스스로 개혁되지 않는다면 외부의 손을 빌려서라도 개혁해야한다.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할 사람은 퇴출시켜야 하며 집권여당이 그만한 힘도 없다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물론 야당은 즉각 문제를 삼았고 급기야 7일 이원성의원의 의원직제명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검찰의 정치관여는 법으로 금지돼있다. 이의원의 발언이 사실이고 실제로 현역시절에 그 구체적 추진을 모색했다면 이는 국가기반을 뿌리채 흔드는아주 망국적 행위로 매도될 수 밖에 없다.

▶상식을 깬 발언의 진위는?
그렇다면 대검 차장까지 지낸 이의원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단순한 말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된 발언인지가 궁금하다. 이의원의 발언은 분명 상식을 깼고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당혹스러워 했던게 사실이다.
"뉴스를 들으며 아이쿠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떠 올랐다. 계획적인 발언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검찰이라는 권위적 공조직에 오래 봉직했기 때문에 소위 정치술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 본다.

정치 초년병의 순수한 발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진단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엄격한 서열이 중시되는 검찰조직의 생리와 정치는 분명히 다르다.그런데도 아직 '때’ 를 못 벗겼고 이 때문에 앞뒤를 재지않는 발언이 튀어 나온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공직자로선 9단까지 갔었지만 정치는 초단 아닌가. 확대 해석 할 필요가 없다’'며 의도되지 않은 설화(舌禍) 가능성을 지적했다.

▶공직은 9단 정치는 초단
사실 이의원은 상대와 말할 때 복선을 깔기 보다는 직선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그를 보좌하는 측근들도 간혹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얼마전 자신과 이시종시장간의 갈등설이 여론화되었을 때 그는주변 사람들에게 "나와 이시장을 비교하지 말라. 내가 그만한 인물밖에 안되냐’’며 아주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다른정치인 같으면 "나보다 더 훌륭하신 분인데 괜히 누를 끼치는 것 같다"는 식으로 장막을 치며 여론을 희석시켰을 것이다.

그러나 이의원의 발언에 대해 오히려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정치가 얼마나 한심했으면 같은 의원으로서 그런말을 했겠느냐는 일종의 동정론을 내세우는 것이다. 주로 민주당지지파인 이들의 주장은 이렇다.
"서로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정치를 시정잡배들의 난장판으로 몰고 가는고참 정치인들보다는 백번 참신하다. 충정에서 한마디 던진 말을 정쟁에 악용하기 보다는 그 참뜻을 이해하는 것이 옳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가 정치냐. 초선의원으로서 느낀 솔직한 심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야당이 또 물고 늘어짐으로써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

▶평소 생각대로 작심했을 개연성도
이런 맥락으로 일부에선 이의원의 발언이 의도됐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이의원은 16대 국회의 원구성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는 국회 파행과 관련, 측근들에게 정치혐오증을 자주 피력하면서 모종의 변화 필요성을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공직시절에도 정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많았는데 막상 본인이 정치를 하다보니까 역시 국내 정치가 한심하다는 생각을 굳혔던 것으로 알고있다.

굳이 계산된 발언은 아니더라도 평소 소신을 드러낸 것이 아니겠느냐. 알만한 분이 그런 말을 무심코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관계자는 체질론을 거론하며 "지난번 선거사범 처리 논란때도 검찰경력때문에 야당의원으로부터 경계의 대싱이 됐던 이의원의 입장에선 아마 지금의 정치행태가 체질적으로 안 맞았을테고, 때문에 내심 문제의 발언을 벼렀을 공산이 크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설화인지 아니면 소신에 의힌 발언인지는 향후 야당의 대응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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