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제기 청주시의회 의장단선거 의혹

서병각의원, 지지부탁 '행운의 열쇠' 돌려
경찰, 금10돈쭝 7개 열쇠 증거물로 압수

본보가 끊임없이 제기해온 '청주시의회 의장단 선거과정에서의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0일 청주시 의회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동료의원들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행운의 열쇠'를 돌린 서병각의원(61)을 뇌물 공여 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서의원은 지난 7월초 시의회 의장단 선거 당시 "도시ㆍ건설위원장으로 선출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10돈쭝(45만 5000원 상당)으로 제작된 행운의 열쇠를 동료의원 7명에게 돌린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서의원으로부터 행운의 열쇠를 받은 동료 의원들은 충북도의원 뇌물 사건이 터지자 곧바로 되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단 뇌물을 준 서의원을 뇌물수수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의 지휘를 받아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으며 뇌물을 받았다가 돌려준 의원들에 대해서는 불입건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본보는 지난호(10월9일자)에서 청주시 의회의장단 선거과정에서 행운의 열쇠가 의원들에게 뿌려졌다는 의혹을 제기 한바 있다. 당시 본보는 이 보도에서 행운의 열쇠가 주문된 금은방까지 정확히 알려져 있어 경철이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을 보도했었다.

결국 경찰은 지난주 서의원과 함께 동료의원들을 소환, 조사를 벌여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초 이행운의 열쇠 살포 소문은 의장단 선거전이 치열했던 지난 6월말과 7월초 '모의원의 1천만원 전달 폭로' 당시 상당히 비중있게 나돌았고 경찰 정보로도 처리되었었다. 그러나 의원들에게 1천만원씩 전달되었다는 의혹은 청주동부경찰서에서 전의원들의 통장계좌를 추적하는등의 법석을 떨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하고 말았었다.

당시 이 사건도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관련 당사자들끼리 없었던일로 하자는 정치적 화해로 끝을 보게 했다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동부경찰서는 당초 이 사건을 형사계에 배정해 현장감있게 수사하는 듯 했으나 1주일여 뒤 이를 수사2계로 넘기면서 마무리를 위한 수준아니냐는 의문을 낳았다. 수사2계도 당시 당선된 현의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의지를 보였지만 수사 시기를 이미 실기한 뒤였다. 어찌되었든 이번 충북지방경찰청의 수사로 충북도의회에 이어 청주시의회에서도 의장단 선거와 관련 금품수수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민경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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