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만 인정, '전향철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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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만 인정, '전향철회'는 없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0.08.2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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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 정순택씨, 99년 일간지에 '전향철회' 광고게재
일부, "전향철회 공식자료 없어 송환대상 제외"주장

지난해 4월 일간신문 의견광고를 통해 자신의 전향의사를 철회해 주목을 받았던 정순택씨(80 · 충북 음성 금왕읍)가 장기수 송환대상에서 제외될 것 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우리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측과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에 합의한 바 있다.남북당국은 북으로 갈 것을 희망하는 비전향장기수 전원을 오는 9 월초까지 송환키로 하고 송환 15일전에 북측에 명단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민가협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비전향장기 수송환추진위원회가 파악한 비전향장 기수는 102명(전향각서를 쓴 장기수 포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9명이 북쪽에 직계가족 · 친지상봉과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위해 북쪽으로 송환을 희망하고 있다.본보 기사(99년 5월 22일자)를 통해 남파과정,수감생활,전향철회 경위 등을 밝혔던 정씨도 59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하지만 통일부와 법무부는 정씨에 대한 신상자료가 ‘전향장기수’로 분류됐기 때문에 송환 심사대상에 포함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 충북 진천이 고향인 정씨는 청주상고를 졸업(3회)하고 44년 경성제대를 입학한 수재였다.해방후 상공부 간부직원으로 근무하다 49년 자진월북해 북한정권의 상업성 중견간부로 일했다.

이후 58년 대남정치공작원으로 남파돼 청주상고 동문이었던 방송작가 한운 사씨를 찾아갔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85년 전향서를 쓴 뒤 89년에서야 31년의 수감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자신보다 3살이 많은 누이의 집에 몸을 의탁해 생질녀의 도움으로 지내고 있는 정씨는 남북당국의 장기수 송환합의 이후 밤짐‘을 설치기 일쑤였다.

"출감이후 전향의사를 철회한 장기수가 나를 포함해서 4명인데,통일부에서는 ‘일단 기다려보라’ 는 얘기만 되풀이 하는거여.내부자료에는 모두 ‘전향장 기수’로 돼있기 때문에 당국에서 고민 하고 있다는 건데,송환대상자들이 며칠후면 북녁땅으로 갈 참힌데 언제까지 기다려보라는 얘긴지 답답한 노릇이여.법무부에서 내가 전향철회를 인정한 자료까지 제시했는데도 말이 없어” 팔순의 나이에 청력이 희미해진 정씨는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실제로 정씨가 꺼내놓은 법무부장관 명의의 보안관찰처 분 결정문에는 전향철회 사실이 뚜렷하게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보안관찰처분심의의 기간갱신 원인사 실에 대해 '99년 4월 24일자 한겨레신문 광고면에 전향의사 철회선언을 하였고 북한체제가 남한체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고,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 하고,북한에 처와 자식등이 거주하고 있어 연고관계가 취약한 점 등을 종합 하면 계속 보안관찰 해당 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할 충분한 이유가 있어…’ 로 명시했다.

결국 보안관찰 처분기간을 연장할때 는 전향철희 사실을 내세우고,송환대 상자 심사에서는 전향철회 사실을 부인 하는 앞뒤가 안맞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통일부는 법적판단 사항은 아니고 정책적 판단 사안으로 생각한다’ 는 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대해 정씨는 "6 15남북공동선언은 민족사적이며 세계사적인 사건이다.공동선언의 정신에 입각해 사소한 절차나 형식따위로 걸림돌을 만들어서는 안된다.전향철회 한 네 사람 문제는 이미 남한의 법률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수십년간의 체형으로 죄값을 지불한 사람들인데 법적권한이 없는 추진위원회에서 개별면담 한번 없이 북송여부를 결정한다는 것도 납득 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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