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府' 위상 옛말... 상호 간 비평문화 활성화시켜야

언론이 요즘 또 한번의 변화에 봉착 했다.감시와 비판을 무기로 그동안 '제3의 권력’ 내지 '제4부(府)’로서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지켜 온 언론이 요즘은 되레 적극적인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언론에 대한 역(逆)비판인 셈이다. 특히 최근엔 언론의 대 언론 비판이 눈에 띄게 활성화되면서 언론계 내부예서 조차 "언론 하기가 참 힘들다’’는 자조 섞인 말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다. 언론의 이같은 추이는 일종의 권부(權府)로서 인식되던 과거의 그릇된 언론관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고 있고,그만큼 언론의 사회적 책임김이 더욱 강하게 요구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같은 흐름에 대해 과거 ‘힘’의 언론이 ‘문리(文理)'의 언론으로 전환되는 과정이라고 표현한다.언론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른바 미디어 비평은 이젠 사안에 따른 선택적 행위가 아니라 언론발전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인식되고 있다.그러나 충북에서의 미디어비평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러 있고 그나마 언론사들의 한계때문에 작위적 행태를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아직도 언론의 구태(舊態)로 인한 공해(公害)및 민폐가 심각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언론비평은 시대적 요구

지난 3일 경향신문은 이날 청원군 오창면 청주CC에서 열린 중앙일보 주최의 한 행사를 사회면 톱 박스기사로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중앙일보는 이날 충청지역의 기관장 및 기업인들을 초청,친선 골프모임을 가졌는데 경향신문이 이를 놓고 향응성이 짙은 접대 골프인데다 공직자들에 대한 골프자제령이 내려진 시점에 열린 다는 점 등을 들어 같은 언론사로서 시각을 달리한 것이다.도내 언론사 중 유일하게 타 언론사 에 대한 미디어 비평란을 고정 게재하고 있는 <충청리뷰>도 문제의 행사가 끝난 후 전후관켸를 심층취재해 기사화 한 적이 있다. 중앙일보는 이에 맞서 “경향신문의 기사 일부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현재 언론중재위에 제소해 놓은 상태다. 이번 일은 지난 연초 미디어 비평을 공식 화한 경향신문이 경쟁사를 기사로 비판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고 타 언론사들도 이를 민감하게 받아 들였다.

그런가 하면 한국일보의 강병태 논설 위원은 지난 9일자 컬럼을 통해 조선일 보의 8일자 사설 〈남북은 비지니스다>를 정면으로 공박해 파문을 던졌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서로의 시각차로 빚어졌지만 신문의 얼굴격인 사설을 놓고 경쟁사가 돌멩이를 던졌다는 점에서 결코 예삿일이 아니었다. 현재 상시적으로 언론에 대한 비판을 가하는 매체는 한국기자협회의 기관지 ‘기자협회보’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이 발행하는 '미디어오늘’이 대표적으로 꼽힌다.이들 매체는 이미 전국 언론사의 각종 문제점들을 천착,보도함으로써 공신력을 얻고 있는데 최근엔 기존 언론사간 미디어 비평도 일부 언론사에 의해 과감하게 시도되고 있고 이같은 추세는 계속 늘어날 조짐이다.

지난 4 · 13 총선 때 <충청리뷰>는 모 당 편향보도 의혹을 샀던 <동양일보>의 여론조사 조작 시비를 기사화 했고 동양일보는 이에 대해 조철호 사장 명의로 명예훼손 고소를 제기한 상태다.이번 고소건은 도내에서 전례가 없었던 것으로 어깼든 양 언론사의 향후 대응에 큰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언론의 언론비평이 시대적 요구로 부각되는 이유는 아직도 언론에 대한 자연인들의 비판은 ‘위험’ 을 감수할 수밖 에 없기 때문인데.지금까지는 비판에 대한 해당 언론사의 보복성 기사 내지 보복행위에 무대책으로 당해 왔던 게 사실이다.

지난 4 · 13 총선 때 총선시민연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남기헌 교수(충청대)는 언론에 대한 비판,즉 미디어 비평의 현실을 이렇게 진단한 적이 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서 언론사마다 기사의 방향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여론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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